이번 건 순전히 충동구매였습니다...
달과 행성만 보는데다 적도의도 무겁다고 거의 꺼내지 않는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Takahashi EM-11 Temma2 Jr 적도의로 Goto를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든겁니다.
Temma 컨트롤러는 기능에 비해 너무 비싸고 PC에서 Stellarium으로 컨트롤 할 수 있으면 참 편하겠다고 생각하던 중. Stellarium과 연결하는 Dummy server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순전히 무슨 데이터가 오가는지 궁금해서 패킷 뜯어 보기로 만들어 본건데요. 결론은 현재 망원경의 좌표(RA, DEC)를 넘겨주면 화면에 표시해 주고, Goto를 누르면 Stellarium에서는 대상 좌표만 떨렁~ 던져주는게 전부였습니다. 뭔가 우아하게 처리를 해 줄거라고 생각한게 잘못이죠 ㅠㅠ
어짜피 제가 가지고 있는 EM-11은 Goto가 가능한 버젼이니 적도의에 명령만 줄 수 있다면(이동 좌표죠..) 나머지는 적도의가 알아서 이동 할 겁니다. 그러라고 있는 Temma2니까요.
EM-11은 외부 연결에 RS-232C를 사용하니까 PC와 연결도 시리얼로 붙이면 해결되겠고 PC와 Stellarium은 만들었던 Dummy server를 수정해서 중계 서버로 사용하면 간단히 되겠다 생각됐습니다. 이제 Temma2의 프로토콜만 분석하면 되는데요 이 때 문뜩 떠오른게 있었습니다.
꽤 오래전에 봤던 제품인데, 망원경의 RS-232C 포트의 신호를 TCP로 Wifi를 통해 무선으로 외부와 연결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 있었습니다. SkyFi가 그것인데요. 갑자기 밀려드는 급 호기심에 아직 판매를 하나 싶어서 검색을 해 보니 아직 판매를 하는군요!!
Southern Stars의 SkyFi (https://www.southernstars.com/products/skyfi/index.html)
가격은 $159.95네요... 호기심에 지르기는 좀 비싼...
게다가 Takahashi Temma2용 RS-232 케이블이 무려 $59.95.. 쿨럭... (이런 날 강도들...)
며칠 고민하다 그만 지르고 말았습니다. 호기심이 죄죠... ㅠㅠ
자주 이용하던 미국의 OPT보다는 케이블 가격이 절반 가격이라 같은 미국의 CARBON12라는 리셀러에게서 구입을 하기로 했습니다. Paypal로 결재를 하려는데 웬일로 배송비가 없네요!! 나이스!!
기쁨도 잠시... 다음 날 아침에 메일이 와 있었습니다. Paypal의 실수로 배송비가 누락됐다. USPS로 발송하면 $70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취소할래? 돈 보낼래?..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무슨 배송비가 $70나!! 얼마나 무겁길래!!
분개했지만 기왕 마음먹은거 일단 사보자 생각하고 $70달러를 추가로 보냈습니다.
배송이 즉시 시작이 됐고, 걱정은 이제부터 시작됩니다.
미국 제품 치고 제대로된게 없던데...
일본 애들 얘기 들어보니 가끔 동작 안 하는 게 온다던데...
EM-11도 5년은 됐는데... 그 사이 RS-232 포트가 녹슬거나 죽었으면 우짜지...
전화 번호 적는란이 없어서 메일로 꼭 전화번호 첨부해서 보내라고 했는데 빼먹으면 개망...
어찌어찌 시간이 흐르고, 특송으로 보냈는지 주문한지 이틀뒤에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켁!! SkyFi를 주문했는데 Orion StarSeek???? 게다가 선명한 CHINA...
이름이 바꼈나... Orion에서 OEM으로 파는건가?? 후다닥 박스를 열어보니...
이제는 Orion에서 StarSeek라는 이름으로 OEM 판매를 하는 모양입니다. Orion도 제품 참 거시기 한데...
다행히 제품 구성은 모두 맞았고 케이블도 제대로 보냈네요. 전화번호도 손으로 쓴 건지 발로 쓴 건지 적혀 있었고요.
배터리는 AA건전지 4개가 들어갑니다. 얼른 건전지 넣고 EM-11과 연결해 봤습니다.
움... 연결은 잘 되는군요.
이제 아이패드에 설치해둔 SkySafari Pro와 연결이 되는지 확인을...
오! Wifi 장치가 보이네요! StarSeek라고 신호도 좋습니다. 아이패드에서 wifi를 StarSeek로 설정하고 SkySafari에서 Scope type을 TAKAHASHI TEMMA 2로 선택, Mount Type은 Equatorial GoTo (German)으로 설정하고 Connect!
연결되는군요!!
쌍둥이 자리의 Alhena를 클릭하고 일단 Align을 눌러봅니다. 어짜피 짜고 치는거라... 그냥 망원경이 거기를 가르키고 있다고 Align하는 거죠. 그리고 근처의 목성을 클릭하고 Goto를 눌렀습니다.
움직입니다 움직여~! EM-11의 모터가 힘차게 도는군요~
그 동안의 걱정이 스르르륵 사라졌습니다.
생긴건 그냥 허접한 박스라 좀 미심쩍게 생겼습니다만 동작은 잘 합니다. GoTo 정밀도는 어짜피 EM-11의 몫이지 Skyfi가 책임질 문제는 아니니까요. 믿습니다 TAKAHASHI!! 이제 필드 테스트만 남았네요.
EM-11의 RS-232C 포트가 뻑뻑해서 케이블 연결에 애를 좀 먹었습니다만 힘 앞에 장사 없더군요. 밀어 넣기로 해결...
SkySafari는 굉장히 많은 가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웬만한건 다 있네요. 아!! Takahashi의 Temma 2M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혹시 저 처럼 호기심에 구입해 볼 분들은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