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여행 이후 올림픽공원과 남산야외식물원을 다녀왔지만 특별할 게 없었다. 특히 남산야외식물원은 관상용 식물만 잔뜩 심어 놓고 식물원이라고 하다니... 남산은 이제 걸러야 겠...
오늘도 멀리 가기는 애매한 시간이라 오랜만에 올림픽공원에 탐조를 하러 다녀왔다.
요즘은 침엽수, 활엽수 관계없이 숲에만 들어가면 어두 컴컴하다. 300mm 렌즈에 텔레컨버터를 사용해서 600mm로 사용하고 있는데 F5.6이 부담스러울 정도. 텔레컨버터를 빼고 F2.8로 촬영하고 싶은데 600mm 화각이 너무 아쉬움...
되지빠귀가 나한테로 직진. 신발도 밟고 스윽 지나감. 너무 가까워서 초점이 안 나오는 상황. 사람에 대한 경계가 적은 녀석들이긴 한데 얘는 아예 경계심 자체가 없었다. 그렇게 되지빠귀에 정신이 팔려있는데 정말 오랜만에 반가운 분을 만났다. 암수술 때문에 몇 달을 못 나오셨는데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다고... 새는 뒷전이고 건강과 서로의 암치료 경험 얘기로 얘기 꽃을 피우다가 함께 탐조에 나섰다.
그렇게 함께 탐조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 위에 있는 대륙검은지빠귀의 둥지를 하나 발견했는데 이 둥지가 둥지 투어의 시작이었다...
새들의 둥지를 찾으려고 한 것도 아닌데 공원 곳곳에서 둥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대륙검은지빠귀의 육추가 제일 활발했는데 둥지도 탄탄하고 예쁘게 만드는 거 같다. 둥지 관찰은 스트레스를 줄 수 있어서 사진만 찍고 빠르게 철수.
오늘은 의도치 않은 둥지 투어의 날이 되어 버렸는데 그만큼 새들의 육추가 활발하다는 얘기일 듯.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기원해 본다.
공원 바로 앞에 사는 (개부러움) 지인과 헤어져 집으로 향하면서 다시 몽촌호에 들렀는데 여기도 육추가 한창이었다.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의 새끼는 따로 보면 구분이 어려운데 함께 보니까 차이를 알 수 있었는데, 흰뺨검둥오리의 새끼들이 눈선이 더 두껍고 진하고 눈 뒤에서 두 갈래로 확실히 갈라지는 걸 알게 됐다. 청둥오리 새끼들은 눈 뒤에서 눈선이 이어지지만 눈 선 아래에 짧은 선이 하나 있는 차이가 있었다.
오늘은 의도치 않게 어린 새들만 잔뜩 만나고 왔는데 오랜만에 지인과 함께해서 더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일은 또 가평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 얼른 마무리하고 쉬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