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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천체 촬영기

[2019년 11월 9일] 입동(立冬)과 천문대

by 두루별 2019. 11. 10.

입동(立冬) 날 별 보러 다녀왔습니다. 벌써 가을이 다 가고 겨울이 왔네요.

역시 별은 추운 겨울의 달 밝은 날 보는 게 제 맛!

날이 추우니 사람이 없군요. 여기저기 플래시 비추고 떠들던 비매너 인간들이 싹 없어지니 이렇게 한가하고 좋은 것을... 추우면 안 올 테니 이제 한 동안은 조용하겠군요.

오리온이 저렇게 높아졌다는 건 정말 겨울이 왔다는 증거... 이제 금방 눈이 내리겠네요.

천문대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봐도 사람이 없어 한산합니다. 그래도 천문대 정문 주차장 쪽에는 열정적인 3팀이 열심히 촬영을 하고 계시네요. 저는 천문대 아래쪽 개집 앞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월령 11일의 달이 떠 있었지만 차의 보닛에 별이 비칠 정도로 맑은 날.

달이 밝아서 겨울 은하수는 안 보이지만 생각보다 꽤 많은 별이 보입니다. 무엇보다 이날은 바람이 심하지 않아서 정말 좋았어요. 온도 1.7도에 습도 41%로 생각보다 춥지 않고 쾌적한 날씨가 근래에 방문한 날 중에 최고였습니다. 이제 곧 추워지겠지만요...

달은 서쪽으로 거의 저물어 가지만 아직도 주변은 별이 안 보일 정도로 밝군요. 천문대 동쪽 편에 자리 잡기를 잘한 거 같네요. 달의 영향도 덜 받고. 바람도 막아 주니까요. 항상 경쟁이 제일 치열한 자리죠. 개집 앞이라 강아지도 2마리가 있어서 심심하지도 않습니다. 소시지 하나면 바로 꼬리 치며 반겨주는... 

천문대 아래쪽은 불야성이네요. 참 많이 다른 풍경이 이질감을 느끼게 합니다. 별을 볼 수 있는 곳이 국토 전체에서 몇 군데나 될까?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10년 후에는 아예 별을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질지도...

북두칠성이 수직으로 섰네요. 왠지 물음표처럼 보이는 것이... 퀘스트를 완료해야만 할 거 같은...

이곳저곳 기웃거리기도 하고 졸기도 하다 보니 해가 뜰 모양입니다. 어스름이 올라오네요. 밤을 꼬박 새도 재밌는 것을 보니 취미는 참 좋은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