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행성과 달을 촬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Deepsky도 언젠가는 도전해 보고 싶지만 아직까진 행성과 달이 좋습니다. (사실... 장비가 없어요 ㅠㅠ)
그런데 이 행성을 촬영한 후 결과를 기록할 때 여러 가지 중요한 정보가 함께 기록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기록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은 가능하면 꼭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1. 촬영 날짜와 시간 (초단위로 지역, 세계시간 모두 기록)
2. 시상과 청명도 (10단계)
3. 촬영 장비와 악세사리 정보 (구경, 초점거리, 적도의 등)
4. 사용한 카메라와 상세한 설정값 (셔터 속도, Gain, Gamma, White balance 등)
5, 행성의 중앙 경도(Central meridian) 및 고도와 방위
조금 귀찮지만(많이 귀찮습니다...) 상세한 기록을 남겨야 다음에 동일한 상황에서 참고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통계 자료로 사용할 때도 꼭 있어야 하는 자료들입니다.
이렇게 기록해야 하는 정보가 많은데요. 대부분은 금방 기록할 수 있는 것들이고 주관적인 값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합성 초점거리는 매번 촬영된 이미지를 보고 직접 계산을 해야 합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값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 기록되어야 하는 값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합성 초점거리가 있어야 확대율을 알 수 있기 때문이죠. (기록은 정확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동안은 귀찮아서 경통의 초점거리에 사용한 바로우 렌즈(Barlow lens)의 확대율을 곱해서 기록했습니다만 이건 정확한 값이 아니라서 뭔가를 빼먹은 듯한 기분이 들었었습니다.
그래서 예전 "확대율 및 합성 초점거리 계산"이라는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계산 방식을 Excel로 만들어 놓고 사용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 좋은데 촬영 당시 행성의 시직경을 매번 Stellarium이나 SkySafari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찾아야 하고, 행성의 중앙 경도는 WinJupos나 Web에서 검색해야 했습니다.
안 그래도 적어야 할 정보가 많은데 꽤 귀찮은 일이죠.
그래서 이미지를 입력하고 촬영 일자를 넣으면 자동으로 합성 초점거리와 중앙 경도를 짜잔! 하고 구해주는 프로그램을 찾아봤지만... 다들 안 귀찮은가 보더군요. 그런 프로그램은 없네요... 또 제가 목이 마르니 우물을 파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우물은 조금 파면 물이 나오는 그런 우물이 아니었습니다.......
중학교 때나 들어봤던 케플러의 법칙, 타원의 방정식 등등등....
넘어야 할 벽이 너무 높네요... 하지만 어짜피 취미니까 급하게 할 필요도 없고 과정을 즐겨 보기로 했습니다. 먼지가 쌓여가던 Astronomical Algorithms라는 책도 다시 펴서 정독하고... 안되는 산수도 머리 굴려가며 풀어보고...
요건 꽤 시간이 걸렸네요. 밤이나 주말에 심심할 때만 해서 더 오래 걸린 듯합니다. 그렇게 계산된 결과를 비교해 보고 오차 범위에 들었을 때의 기쁨이란... 어흑... ㅠㅠ
아.. 제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거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내부적으로는 이상한 계산을 하든 말든 시각적으로는 굉장히 간단하고 썰렁해 보이는 프로그램이 탄생했습니다. 촬영된 행성 이미지를 넣으면 합성 초점거리를 계산해 주는 프로그램이죠. (수동과 자동을 지원합니다.)
저 혼자만 쓰려고 만든 거라 사용법도 불편하고 버그도 있을지 모릅니다만 혹시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사용해 보시라고 공개합니다.
사용중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모두 사용하는 사람의 책임이라는 데 동의하시는 분은 아래의 압축 파일을 다운로드 해 주세요.
(2015년 3월 18일 수정 : 16bit 이미지를 처리하지 못하던 문제를 수정하였습니다.)
다운로드된 압축 파일을 원하는 곳에 풀고 CompositeFocalLength.exe 파일을 실행합니다. 악성코드나 컴퓨터 바이러스는 없습니다. 조금은 안심하셔도...
아래와 같은 모습을 한 프로그램이 실행될 겁니다. (실행이 안되는 분들은 사용이 거부된겁니다........)
각 항목에 대해 설명하자면...
① 촬영 당시의 날짜와 시간을 입력합니다. (지역시간)
② 촬영지의 위도와 경도를 입력합니다. (구글맵에서 촬영지 클릭하면 나와요)
③ 촬영한 행성을 고릅니다. (태양,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을 지원합니다.)
④ 촬영에 사용한 망원경의 구경을 mm로 입력합니다. (예 : C8이면 203mm)
⑤ 촬영에 사용한 카메라 센서의 픽셀 크기를 입력합니다. (제작사에 가면 정보 있어요)
⑥ 자동으로 합성 초점거리를 계산할 건지 선택합니다. (수동도 지원합니다)
⑦ 계산에 사용할 이미지를 불러옵니다. (BMP, JPEG, PNG, TIF 등등)
여기까지 착실히 입력했다면 이제 촬영한 행성 이미지를 불러올 차례입니다.
Open Image 버튼을 눌러서 원하는 이미지를 선택하세요. 자동 계산을 선택했다면 다음과 같이 계산된 결과를 보여줍니다.
1월 31일에 촬영했던 목성인데요. 합성 초점거리가 5054mm라고 계산됐네요. 그 외에 협정 세계시(UTC)와 행성의 시직경, 겉보기 등급, 고도 등을 계산해서 표시하고 중앙 경도도 계산해 줍니다.
하지만 이미지에 따라 자동 계산을 선택했을 때 아래처럼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삐딱하게 찾았네요. 하지만 정상적인 동작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불러온 이미지가 목성인지 토성인지 알지 못해요. 단지 이미지에서 가장 긴 축을 찾는 거죠. 그래서 결과가 위 이미지 처럼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이미지에서는 가장 긴 축이 맞지만 마음에 안들면 수동으로 적도의 길이를 찾아도 됩니다.
수동으로 적도의 길이를 찾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미지를 불러온 후, 행성의 적도 좌우 측 중 원하는 곳을 마우스로 클릭하고 반대편으로 드래그합니다. 행성의 센터가 표시된 초록색 십자선(+)을 통과해서 반대쪽 모서리까지 계속 드래그한 후 원하는 곳에서 손을 떼면 선이 그려지며 길이를 계산해 줍니다. 확대 기능이 있으니까 수동으로 찾아도 어렵지 않습니다. 단, 너무 정교하게 찾으려고 하지 마시고 적당히 하시면 됩니다. 합성 초점거리에서 몇 mm의 오차는 어쩔 수 없으니까요.
토성의 경우는 고리가 있어서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가 있는데요. Target object에서 Saturn을 보면 고리 제외(Excludes rings)와 고리 포함(includes rings) 두 가지 옵션을 제공합니다. 고리 포함은 당연히 고리를 포함한 시직경을 말하는 것으로 자동 계산은 고리 포함으로만 할 수 있습니다.
고리 포함 옵션으로 토성 이미지를 불러오면 위 이미지처럼 토성 고리를 포함한 길이를 계산해 줍니다. 하지만 고리 제외 옵션을 선택했을 때는 위에서 설명한 수동으로 적도 길이를 찾는 방법을 이용해서 토성 본체의 적도 길이를 찾아야 합니다.
위의 이미지처럼 적도 좌우의 길이를 마우스로 그어주면 됩니다. 간단하죠?
이정도면 설명은 충분한 거 같습니다. 설명이 길어서 그렇지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이나 오류 보고 등은 받지 않겠습니다. 혹시 필요한 분이 계시다면 제한없이 사용하시면 되고요. 제가 불편하면 또 수정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