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방문했던 천문대를 며칠 만에 또 왔습니다. 

달도 환하고 일본에는 사상 최대의 태풍이 상륙해서 그 여파가 우리나라까지 미칠 정도로 바람이 정말 엄청나게 부는 날이었습니다. 

국가기상위성센터 가져온 이미지입니다. 태풍이 정말 큼직합니다. 


이런 날 관측을 오는 거 자체가 이상한 일이지만 저 말고도 이상한 분이 몇 분 계시더군요. 

정말 거짓말 안 하고 몸이 밀릴 정도의 순간 강풍이 마구 불고 있었습니다. 장비를 설치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요. 

그래도 빛 샘 현상이 왜 생기는지 테스트를 하고 싶은 마음에 무리해서 촬영을 감행했습니다. 

달이 밝아서 촬영을 하면 대낮처럼 환합니다. 하지만 강풍에 망원경에 달린 케이블들이 춤을 추네요.

Star Align도 없이 수동으로 대상을 찾아서 촬영을 했습니다. 경통이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결과는 볼 필요도 없으니까요.

엇??? 이번엔 빛 샘이 안 생겼습니다. 특별히 한 게 없는데 왜 없어졌을까... 그날 습도가 높아서 그랬던 걸까...

카메라 설정을 이리저리 확인해 봤습니다만 특별히 손댄 설정이 없었습니다. 거참 진짜 이상하네... 설마 진짜 고스트??

한 장 더 찍어봤습니다. 

드디어 나타났네요...ㅠㅠ

H-Alpha에서만 생긴다면 Baader 필터의 난반사가 문제라고 생각하겠지만 필터가 없어도 생기는 거로 보면 카메라 문제가 100%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왜 빛이 들어간것 처럼 촬영이 될까요... 

그 와중에 예보에 없던 구름이 몰려옵니다. 피곤하기도 하고 기운이 빠져서 기다리지 않고 철수를 했습니다. 

다음날 페이스북에 관련된 글을 올렸습니다. 이런 현상을 겪어 보셨거나 해결한 경험이 있는 분이 계시면 도와달라고 글을 올렸죠.

20분쯤 지났을까 레인보우아스트로社의 정병준님께서 답변을 달아 주셨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내용을 확인해 보니...

"혹시 라이브뷰 상태에서 촬영시작하지 않으셨는지요? 600D는 라뷰 상태에서 찍으면 동일 증상 있습니다."

라는 답변을...

네 맞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라이브 뷰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한 애들은 죄다 빛샘 현상이 생겼었네요... 천재십니다 ㅠㅠ

캐논 이 쓰레기!!!! 진짜... 

니콘은 이런 현상이 없는데 캐논만 이런 현상이 있었군요. 며칠 동안 끙끙거리며 고민한 문제가 허망하게 해결됐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캐논으로 성야 사진 촬영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절대 라이브 뷰 상태에서 촬영하지 마세요. 빛 번짐이 발생합니다. 

그나저나 이 캐논을 어떻게 하죠. 버릴수도 없고...

Posted by 소가 아닙니다. 타우렌입니다. 두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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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9 03:45(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P + QE 0.73x, Nikon D850 (no mod), RainbowAstro RST-150H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9x2min @ ISO-800, F/3.7, Photoshop CC 2019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강풍에 죄다 흘러버려 별이 타원으로 나왔지만 오랜만에 촬영한 데이터를 버리기 아까워 성운이 잘 보이도록 합성해봤습니다. 개조하지 않은 카메라로 촬영해서 붉은색이 거의 없네요. 

한글날인 이날은 달이 밝은 날이었지만 H-Alpha 촬영을 해 볼 생각에 늦은 퇴근 후에 조경철 천문대로 향했습니다.

달이 밝은 천문대는 예상대로 한가합니다.

연구 용도의 천문대는 아니지만, 밖에서 관측하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커튼을 열어두는 천문대. 천문대에 불이 환하게 켜지는 전망 엘레베이터가 있는 것도 황당한데 가능하면 어둡게 유지해주면 좋으련만 자주 커튼을 열어두더군요. 고생하는 근무자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조금 더 신경 써 주시면 좋을 듯...

바람이 너무 심했지만 도착하자마자 딴짓 안 하고 부리나케 장비를 설치하고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구도 확인용으로 캐논 6D Mark 2 카메라에 H-Alpha 3.5nm 필터를 장착하고 ISO-6400, 2분 30초 노출로 한 장 촬영한 M42 오리온 대성운.

과노출이기는 하지만 월령 10일의 달이 있는데도 한 장의 이미지에서도 분자운이 꽤 많이 보입니다. 협대역(Narrowband) 촬영이란 참 신기하네요. 

하지만 신기함도 여기까지... 이후 본 촬영의 결과에서 빛이 새는 듯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ISO-1600에 5분 노출입니다만 구도확인용 촬영에서는 보이지 않는 빛이 새는 것 같은 현상이 발생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ISO-6400에서는 이런 현상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ISO를 바꿔서도 촬영해 보고 여러 방법을 사용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머리가 아파 오더군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몇 시간 동안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해 보았다고 생각되어 H-Alpha 촬영을 포기하고 일반 RGB 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달이 진 후 캐논 6D Mark2 ISO-1600 1분 노출로 촬영한 수정하지 않은 원본 이미지입니다. 

H-Alpha 필터를 사용한 경우보다는 덜 하지만 동일한 위치에 빛 번짐이 보입니다. (ㅠㅠ)

지금까지 이런 문제가 없었던 거 같은데 왜 이러는 걸까 별별 생각을 다 해봤지만 우선 의심가는 곳은 카메라였습니다. 강제로 센서 앞의 필터를 제거해서 생긴 문제인가 싶었던 거죠. 하지만 이전에 촬영했을 때는 이와 같은 현상이 없었기 때문에 원인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촬영을 망치고 갈 수는 없어서 개조하지 않은 니콘 D850으로 오리온 대성운을 촬영했습니다. 하지만 빛 샘 현상에 시간을 많이 허비하는 바람에 40여 분을 촬영하고 나니 박명이 시작되어 철수해야 했습니다.

밤샘 촬영에도 피곤함보다는 원인이 뭘까 고민을 하며 운전을 하다 보니 벌써 서울에 도착을했네요.

아직도 원인을 알 수 없어 다음 촬영에 의심가는 부분을 테스트 해보려고 합니다. 


Posted by 소가 아닙니다. 타우렌입니다. 두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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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만 되면 구름이 몰려와서 몇 달만에 맑다는 예보를 보고는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갔습니다. 새벽에는 구름이 낀다는 예보였지만 그 전 까지 몇 시간 정도 캘리포니아 성운을 촬영해 볼 생각이었죠.

자정이 넘기 직전에 도착한 천문대는 금요일 저녁인데도 한산하더군요.

구름이 낮게 지나가고 있었지만 별이 쏟아질 듯 보이는 하늘에 사람이 없다니?? 나이쓰!! 

늘 시끌벅적해서 사실 제대로 촬영하기 쉽지 않은 곳이었는데 다들 다른 곳으로들 가셨는지 한산하니 좋더군요.

장비 설치를 하고 잠시 별도 올려다 보고 캐논 Powershot G7X Mark3 똑딱이로 별사진도 찍어보고 어슬렁 대다 보니 구름이 몰려왔습니다. 

앞이 하나도 안 보이게 안개처럼 몰려오더니 순식간에 맑아지기를 반복... 

습기가 얼마나 높던지 불빛이 번져 보일 정도였습니다. 

정신차리고 얼른 촬영을 시작했지만 몇 장 찍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아예 앞이 안 보일정도의 구름이 천문대를 덮어 버리네요.

1시간 정도 기다려봤지만 희망이 없어 보여 주섬주섬 장비를 챙기고 철수했습니다. 

몇 달만에 촬영을 가서는 똑딱이 카메라로 몇 장 찍은 사진이 전부라니...

구름속에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철수하던 분 중 한 분이 오셔서는 초저녁에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고... 그래서 많던 사람들이 모두 철수했다고... 어쩐지 온통 물바다에 산길에는 폭포처럼 물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었군요.

구름없는 주말에 관측지에 사람이 없으면 다 이유가 있는 거였습니다. 

장비 설치할 때는 맑고 촬영하려면 구름이 낀다는 만국공통의 진리를 몸소 체험했으며, 어설픈 DSLR 보다 똑딱이 카메라가 성야사진을 더 잘 찍어준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된 출사였습니다. 

Posted by 소가 아닙니다. 타우렌입니다. 두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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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 없던 지름을 했습니다. 

경위대는 몇 개 가지고 있는데 작은 크기에 혹해서... 

동호인이 제작/판매하는 경위대인데 작은 사이즈로도 출시를 했더군요. 가격도 저렴(?)해서 바로 구매를...

마킨스 Q10i 볼헤드랑 비교해 보면 크기는 살짝 더 크고 무게는 훨씬 더 무겁지만 프리스탑 경위대와 볼헤드는 비교 불가네요.

움직임도 부드럽고 튼튼해서 지상 촬영이나 달 관망 등에 좋을 거 같습니다. 

Posted by 소가 아닙니다. 타우렌입니다. 두루별
TAG 경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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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년 전에 주문했던 SQM-L(Sky Quality Meter with Lens)이 잊지 않고 도착했습니다. 정말 딱 백만 년이 걸리네요! 와우!!

(하도 오래돼서 언제 주문했는지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으니 백만 년은된 걸로...)

이 SQM이 무엇에 쓰는 물건이냐면 하늘의 빛 공해 정도를 측정하는 장치입니다. 더 쉽게 말하자면 하늘이 얼마나 어두운지를 측정하는 거죠. 

별 보는 데 딱히 필요한 건 아니지만, 저처럼 뭔가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쓸만한 장난감입니다. 

이론적인 부분이 궁금하신 분들은 Bortle Dark Sky Scale을 참고해 보세요. 머리 아픈 얘기는 스르륵 패쓰~

광해 지도 (https://bit.ly/2KstRQ3)


우리나라의 광해 지도를 보면 검은 부분이 하나도 없습니다. 북한은 불빛 있는 곳이 없는 거랑 너무 대조적이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두운 밤하늘을 만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Class 4 정도의 하늘만 돼도 괜찮다고 생각될 정도니까요. 

그런데 위 광해 지도를 보면 지도에 동그란 점들이 있는 것이 보이시나요? 노랗고 초록색의 동그라미요. 

이 동그라미를 클릭하면 아래와 같은 툴팁이 나옵니다. 

실제 측정한 SQM 수치와 함께 측정한 장비와 측정일자 그리고 측정자의 정보가 표시됩니다. 자동 계산된 예측값과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죠. 이렇게 실제 측정한 데이터를 저장하여 누적하면 광해의 변화 등도 알 수 있겠죠.

그런데 재밌는 것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우리나라의 SQM-L을 이용한 실측 자료는 거의 "박영식"이란 분께서 측정해서 등록해 놓으셨더군요. (사실 박영식님은 아마추어 천문 활동을 하시는 분들 사이에선 유명한 분입니다. 정말 열심히 활동하시는 프로 천문학자시죠.) 어떻게 전국을 저렇게 다 다니셨는지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이왕 구입한 김에 빈 부분을 측정해서 등록해 보고 싶습니다. 제가 다니는 곳이 좀 제한적이라 경기 북부와 강원도 일부 지역 정도겠지만 이곳저곳을 측정해서 등록하고 싶네요.

측정은 간단합니다. 이 SQM-L에는 측정용 Lens가 제품 위에 달려있습니다. 

이 Lens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르겠지만 Lens가 없는 버젼 보다 더 비싼 걸 보면 뭔가 있긴 있는 모양입니다. 

이 Lens를 하늘로 향하게 한 후에 본체에 있는 "Star" 버튼을 눌러주면 즉시 측정값이 표시됩니다. (간단하죠?)

SQM-L은 캐나다 제품이네요. Made in Canada는 난생 첨 봅니다.

이제 차에다 항상 싣고 다니면서 어둡다 싶은 곳이면 언제든 측정을 해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소가 아닙니다. 타우렌입니다. 두루별
TAG SQM, SQM-L, 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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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8일에  RST-150H 적도의 구동 중 RA Encoder Error가 발생했었습니다. 

본체 전원을 끊고 다시 입력하는 것만으로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일시적인 인식 오류일 가능성이 높지만 마침 장마철이라 장비를 사용할 일이 없기도 하고 제작사인 RainbowAstro에서도 다른 이유(?)도 있으니 입고를 권해서 제작사로 점검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요렇게 생긴 알록달록한 예쁜 박스가 하나 도착했습니다. 감성 묻어나는 박스 디자인 좋네요. ^^

박스를 열어보지 않아도 뭐가 들어있는지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박스를 열자 작은 박스 두 개가 들어있었습니다. 적도의와 컨트롤러겠죠? 너무 직관적이라 살짝 당황스럽기까지...

RainbowAstro社에서 이번에 새로 출시한 RST-135 박스에 담아서 제 적도의를 보내주셨더군요. 

핸드 컨트롤러의 기능이 업그레이드됐습니다. 본체에 있던 GPS 수신기가 핸드 컨트롤러로 이동했네요. 덕분에 수신율이 높아질 거라고 합니다만 이전에도 GPS의 수신율에는 딱히 불만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기능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컨트롤러에 붙어있는 "WiFi / GPS"라는 문구... 저 문구가 가슴 떨리게 하는군요!!! 

그리고 하나 더 엄청난 선물이!!

영하 30도에서도 탄성을 유지한다는 실리콘으로 제작된 케이블이 동봉되어있었습니다! 이런 세심한 부분이 감동으로 다가오죠... 실제로 만져보면 정말 아주 부들부들합니다.  정말 겨울에도 문제없겠습니다! 

그럼 본체는????

외형은 변함없지만 메인보드가 교체되었다고 합니다. RST-150의 기계장치에 RST-135의 두뇌가 결합된 이종결합인 것이죠~

왠지 적도의가 더 똑똑해 보입니다. 기분 탓이겠지만요...

새로 발매된 RST-135 적도의를 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기능은 무선 연결을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선으로 적도의를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와 연결할 수 있다는 건 핸드 컨트롤러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능의 확장과 편리함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제는 RST-150H도 WIFI를 통해 아이폰의 SkySafari와 연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RST-150H가 SkySafari와 무선으로 연동되다니 이건 정말 대박입니다!! 

그동안 사진의 구도를 위해 특정 좌표로 이동을 하려면 핸드 컨트롤러에 일일이 좌표를 입력해야 했지만, 이제는 SkySafari와 같은 플라네타리움(Planetarium) 소프트웨어를 통해 쉽게 구도를 정하고 원하는 위치로 쉽게 이동시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제는 다 필요 없습니다. 이 기능 하나면 저는 만족입니다. 

적도의가 일을 하다 보면 가끔 힘드니까 멈출 수도 있고, 오류도 나고 그런 거죠. 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RST-135 모델이 출시되면서 기존 유저들은 버림받은 거 같아 서운했는데, 이런 업그레이드를 통해 동일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 RainbowAstro社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Posted by 소가 아닙니다. 타우렌입니다. 두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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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8 22:35(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Baader H-Alpha 7nm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1x98sec @ ISO1600, F/3.7, Photoshop CC 2019

Temperature : 13.7°C, Humidity : 87.5%, Wind speed : 3.6m/sec

정말 오랜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일기 예보를 확인해 보니 낮에는 구름이 많지만, 밤에는 맑을 거라는 예보까지!!

위성 사진을 보니 구름이 어마무시한데... 정말 밤에는 갤까 싶기도 하고... 

오후 내내 고민을 했지만 일기 예보를 믿어 보기로 했습니다. 예보가 틀리면 맑은 공기 마신 거에 만족하는 걸로 하고...


평일이라 퇴근 시간에 차가 막히기 전에 살짝 일찍 출발했습니다. 서울을 벗어났는데 벌써 하늘이 파랗게 개고 있네요!

천문대 가기 전 처음이자 마지막 휴게소에 잠깐 들러 저녁을 해결하고 밤에 먹을 식량도 간단히 챙겨서 다시 출발을 합니다. 마지막 휴게소라고는 하지만 여기부터 천문대까지는 1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매번 밤에만 지나던 길을 낮에 보니 경치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밤에는 어떻게든 빨리 도착하려고 정신없이 운전을 했지만 낮에는 경치가 눈에 들어오니 천천히 경치를 즐기며 운전을 하게 되는군요. 

고속도로가 끝나고 47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한참을 달리면 드디어 "백운계곡" 이정표가 나옵니다. 이제 꼬불꼬불 산길을 한 참 올라가야 하죠. 이 산길을 오를 때마다 저는 애니메이션 "이니셜 D"가 생각납니다. 왠지 드리프트라도 해야 할 것만 같은...

드디어 저 위에 천문대가 보입니다!

그런데 파란 하늘보다 구름이 더 늘어난 거 같은 건... 기분 탓이겠죠?

여름이라 7시가 넘었는데도 아직 해가 지지 않았습니다.

밝을 때 보는 주변 경치도 정말 아름답네요... 해가 많이 기울어서 명암도 뚜렷하고... 

북녘땅도 보일 정도로 이날은 청명도가 아주 좋았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이 금강산이 맞을 겁니다. 생각보다 정말 가깝죠?) 

먼저 와 계신 한 분이 열심히 카메라 세팅을 하고 계실 뿐 천문대는 고즈넉합니다. 까마귀 떼가 좀 시끄러울 뿐...

해가 지려면 시간이 꽤 남아서 천문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어랏? "오늘은 휴관일입니다." 라고 안내하고 있네요. 여기 근무하시는 분들은 언제 쉬시나 했더니 월요일이 휴관이군요.

이 와중에 드는 생각이 "화장실은 알아서 잘 해결해야겠군..." 이었습니다. 실제로 큰 볼일이라도 생기면 낭패니까요. ^^;;

어쨌든 화장실이고 뭐고 일단 너무 조용하고 좋군요! 밤에도 이런 고요함이 지속되기를!!

다 둘러봤으니 이제 망원경 설치할 곳을 찾아봤습니다. 이전 방문 때는 바람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한 기억이 나서 천문대 동쪽 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래도 해가 지기 시작하니까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하네요.

순간 최대 6m/sec의 바람이 부네요!! 계속 이렇게 불면 오늘도 힘들겠지만, 다행히 바람이 잦아들고 있었습니다.

꼭대기라 항상 바람이 문제네요. 바람을 막아 줄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오늘은 남쪽에 있는 대상을 촬영할 예정이라 서쪽을 과감히 버리고 천문대를 바람막이 삼아 망원경을 설치했습니다. 

망원경 설치도 밝을 때 하니까 금방 하네요. 별이 뜨기 전에 경통 냉각도 되겠습니다. 북극성이 안 보일 때 설치는 또 오랜만이라 휴대폰의 나침판을 이용해서 북쪽으로 대충 맞춰 두고 별이 나오기 전까지 또 어슬렁거렸습니다. 여유롭네요. (이때까지만 해도 그랬죠...)

저녁 8시가 넘으니 해는 서쪽으로 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름이 점점 더 줄어드는 것 같아 내심 더 기대가 됐습니다.

벌써 남쪽에는 목성이 보이네요. 그 주위로 안타레스도 보이고요. 슬슬 별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아직 상현달이 떠 있지만 오늘은 H-Alpha 7nm 필터를 이용한 협대역 촬영을 할 생각이어서 부지런히 적도의의 Alignment를 시작했습니다. 

어랏... 첫 번째 시도에서 실패했습니다. 3 Star를 넘지 못하고... (살짝 불길해지기 시작...)

초기화 하고 다시 시도. 다행히 두 번째 시도에서는 5 Star alignment 성공! 

잠시 목성을 겨눠 봅니다. 음... 십자선 아이피스 밖에 없어서 줄무늬 몇 개와 위성이 보이는 거 말고는 특별할 게 없습니다. 달로 GoTo를 합니다. 헉~ 눈뽕 맞았습니다... 너무 눈이 부시네요... 한 동안 눈 앞에 달이 둥둥 떠다닙니다... 

정렬이 완료되었으니 카메라를 설치하고 H-Alpha 필터도 달았습니다. 이제 초점을 맞추고 촬영을 하면 됩니다. 

초점은 살짝 어두운 별로 맞추는 게 회절상을 보기에 편해서 알비레오(Albireo)로 GoTo를 시작합니다. 위이이잉~ 힘찬 소리와 함께 빠르게 대상으로 이동을 하던 마운트가 갑자기 멈추면서 경고음을 내뱉습니다. 삐~삐~삐~

갑작스런 경고음에 당황해서 컨트롤러를 보니 RA Encoder 에러라고 표시가 되네요. GoTo 중에 RA 축의 Encoder를 제대로 읽지 못했거나 다른 문제가 있는가 봅니다... 

컨트롤러를 뺐다 꽂아도 에러가 없어지지 않는 걸로 봐서는 마운트 본체에서 오류가 발생했나 보네요.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마운트 본체를 껐다 켜는 일 뿐입니다. 만약 그래서 정상으로 돌아오면 다행이고 아니면 철수해야 하는 거죠... 어째 오늘은 일이 잘 풀린다 싶었습니다... ㅠㅠ

(나중에 RST-150H 제작사에 문의해서 안 사실이지만 GoTo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배터리의 전압이 낮아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당일날 충전해서 나갔기 때문에 별다른 확인을 하지 않았지만 Encoder의 문제인지 의심가는 분들은 컨트롤러에서 꼭 배터리의 전압을 확인해 보세요.)

마운트의 전원을 껐다 켜니 다행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마운트의 정렬 저장을 하지 않아서 처음부터 다시 정렬을 해야 했습니다...

이미 두 번의 정렬로 밤 9시가 넘은 상태였는데 다시 처음부터 정렬을 하고나니 시간이 꽤 흐른 후였습니다. 

이제 서둘러서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처음 사용해 보는 H-Alpha 필터가 생각보다 정말 어둡더군요. 별의 회절상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ISO를 12800 까지 올리고 40초 노출을 주니 회절상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필터를 사용 안 했으면 몇 분이면 확인할 초점을 30분이나 끙끙거리면서 확인해야 했습니다. 

위 이미지를 보면 왼쪽이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별의 회절상입니다. 쉽게 구분이 되기 때문에 초점을 확인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H-Alpha 필터를 사용하면 오른쪽처럼 회절상이 희미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눈을 부릅뜨고 한참을 조절해야 했습니다. 경험이 쌓이면 빨라지겠지만 처음 하는 작업이라 판단하기 쉽지 않더군요...

초점까지 확인했으니 오늘 촬영할 대상인 삼렬 성운(三裂星雲, Trifid Nebula, M20)과 석호 성운(潟湖星雲, Lagoon Nebula, M8)을 한 시야에 담아 구도를 정해야 합니다만 이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하늘은 절반이 구름으로 가려진 상태였습니다. 

한 장도 찍지 못했는데 남쪽도 벌써 구름이 덮기 시작합니다... 

가이드성을 보니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고... 이 상태로 촬영은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어렵게 준비했는데 이대로 철수하긴 아쉬워 좀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잘하면 남쪽이 열릴 거 같기도 했거든요.

그렇게 한참을 기다린 후 은하수와 구름이 한 데 뒤섞여 있었지만 잠깐 촬영이 가능할 정도로 남쪽이 열렸습니다. 

M20을 센터로 GoTo한 후에 구도 확인을 할 틈도 없이 10분 노출의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가이드 성(星)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는데요. 점점 이미지가 작아집니다. 그러더니 사라지네요... 구름이 덮은 후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촬영 종료. 노출을 확인해 보니 딱 98초간 촬영이 됐습니다. 10분은 커녕 2분도 촬영을 못 한 것이죠.

다시 하늘이 열릴까 싶어 한참을 더 기다렸지만 바람 소리만 요란한 것이 희망이 없어 보였습니다. 기대했던 H-Alpha 촬영은 이렇게 짧게 끝났습니다... ㅠㅠ

허망하게 장비를 철수하고 돌아오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은 구름이 걷히고 있더라는... 1시간만 더 기다렸으면....

집에 돌아와서 촬영된 한 장의 이미지를 확인해 보니 98초 촬영이라 딱히 봐줄 만한 사진은 아니지만, 워낙 밝은 대상이라 달이 떠 있는 상황에서도 생각보다는 많은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구름이 몰려오는 다급한 상황에 구도 확인 없이 급하게 촬영한 이미지에서 M8과 M20 부분만 크롭하여 대문 이미지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M21과 다른 대상들도 촬영이 되어 있더군요. 아래는 크롭하지 않은 원본 이미지입니다.

10분이면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었겠지요. 아쉽습니다. 하지만 협대역 촬영의 가능성은 확인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촬영에서는 H-Alpha 7.5nm 필터를 사용했지만 밝은 대상들은 3.5nm 필터를 사용해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촬영을 할 때마다 늘 뭔가 한 가지씩 문제가 생기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것도 다 이 취미의 일부니까 즐겨야겠죠. 당분간은 리듀서(Reducer)를 사용하지 말고 한 대상을 집중해서 촬영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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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온통 구름이었지만 저녁에 하늘이 열릴 거라는 예보만 믿고 조경철 천문대로 달려갔습니다. 

초저녁에 도착했는데 벌써 사람들이 바글바글... 은하수 시즌의 주말은 피해야겠습니다.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라 별보는 사람들을 위한 매너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별 반(半) 사람 반(半)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은하수를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방문을 한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생각지도 않은 바람이었습니다. 어찌나 세게 불던지 거의 태풍 수준이라 장비를 설치하고 목성을 보니 시야에서 춤을 춥니다. 장비가 넘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힘들게 장비를 설치했지만, 촬영은 포기하고 맨눈으로 별만 실컷 보다 돌아왔습니다. 

이제 곧 장마가 시작될 테니 당분간은 또 별을 못 보겠네요. 장마 전에 마지막 촬영이라 생각했는데 실패네요. 이날처럼 달이 뜰 예정일 때는 차라리 집 옥상에서 H-Alpha 촬영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도 혼잡한 천문대에 걸려있는 진한 은하수와 목성은 맨눈으로 보기에도 충분히 멋있습니다. 


Posted by 소가 아닙니다. 타우렌입니다. 두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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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4 01:16(KST) @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P + QE 0.73x, Canon EOS 6D Mark II (modded), RainbowAstro RST-150H

Kowa LM100JC(100mm F/2.8) C-Mount lens, Lacerta MGEN-II

30x2min, 20x3min @ ISO1600, F/3.7, DSS4.1.1, Photoshop CC 2019

 

오랜만에 촬영을 했습니다.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가물가물...
자주 촬영을 해야 실력이 늘 텐데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촬영을 하니 결과는 항상 그냥 그렇습니다.
이날은 황사가 심해서 은하수가 제대로 안 보일 정도였지만 북아메리카 성운(NGC 7000)과 펠리컨 성운(IC 5067,5070)이 나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찍혔습니다. 은하수에 있는 대상이다 보니 자잘한 별이 어찌나 많은지 처리에 애를 먹었네요. (사진에 보이는 모래알 같은 작은 점들이 모두 별입니다.)

H-Alpha 필터를 사용해서 촬영해 보고 싶은 대상입니다. 월령이 안 좋을 때 H-Alpha로 촬영해서 다시 합성해 봐야겠습니다.

Posted by 소가 아닙니다. 타우렌입니다. 두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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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장의 이미지는 촬영 환경과 촬영에 사용한 망원경, 노출 시간이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비교를 한 이유는 촬영에 사용한 카메라는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카메라로 촬영한 장미성운이지만 왼쪽과 오른쪽의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왼쪽이 오른쪽 보다 성운 전체가 붉게 보이고 조금 더 풍성하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카메라로 촬영했지만 이렇게 다른 느낌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카메라 센서 전면에 설치된 "Low pass filter"라 불리는 빛의 투과율을 조절하는 필터를 제거했기 때문입니다. (오른쪽이 제거 전(前)이고 왼쪽이 제거한 후(後)에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일반 DSLR 카메라는 피사체의 색을 적절하게 재현하기 위해 가시광선 영역인 "적색" 주변의 빛 투과율을 조절하는 필터를 센서 전면에 설치합니다. 카메라의 센서는 사람의 눈과 달리 근적외선(NIR: Near Infrared) 영역의 빛도 감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적색" 주변의 빛을 그대로 통과시키게 되면 피사체가 더 붉게 나올 수 있어 자연스러운 색을 표현하기 위해 필터로 걸러내는 것이죠. 하지만 천체사진에서는 발광성운(發光星雲)의 대부분이 이 "적색" 주변인 Hα선(656.28nm 파장) 영역에 위치해 있어서 일반 사진을 위해 설치된 필터가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천체사진 촬영을 위해 이 필터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개인의 선택일 뿐입니다.

그냥 카메라를 열고 필터를 풀어서 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저는 망칠까 봐 전문업체에 의뢰했습니다. (저주받은 손이라...)

이렇게 필터를 제거하게 되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전반적으로 붉은 색감이 강하게 촬영이 됩니다. 너무 붉게 나오기 때문에 일반 사진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을 거 같지만 촬영된 이미지를 포토샵에서 Auto Color 한 번 먹여주면 자연스러운 색감으로 복원됩니다. 일반 사진 촬영도 손이 좀 가지만 가능은 한 거죠. 저의 경우는 카메라의 Custom White Balance를 설정해서 좀 더 자연색에 가깝게 보이도록 설정을 했습니다.

천체 사진의 경우도 촬영된 원본 이미지를 보면 필터를 제거한 후(왼쪽)가 제거하기 전(오른쪽)보다 훨씬 붉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붉은색이 너무 강해서 이미지 처리하기가 좀 더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지만 최종 결과를 보면 훨씬 풍부한 성운을 볼 수 있습니다. 


개인 취향이겠지만 저는 필터 제거에 매우 만족합니다. 하지만 필터를 제거했다고 성운이 갑자기 더 선명해지고 안 보이던 부분이 보이는 등의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판단은 신중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멀쩡한 카메라를 분해해야 하고 일반 사진 촬영이 불편해지는 등 자칫 카메라를 천체사진 전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냉각 카메라(ASI, QHY 냉각 카메라 등)를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하지만 풀 프레임(FF)의 FOV를 원한다면 Canon 6D보다 더 저렴한 옵션은 없을 거 같습니다.

Posted by 소가 아닙니다. 타우렌입니다. 두루별
TAG 6D, CA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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