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기라고 하기도 뭐 하고 촬영한 데이터도 아직 그대로인 상황이지만 이날 하늘만큼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철원도 예전 같지 않아서 요즘은 은하수 보기도 힘든 하늘인데, 이날은 여름 은하수는 아주 잘 보였고 겨울 은하수까지 살짝 보일 정도로 하늘이 좋았다.
SQM-L 수치도 역대급. 깜짝 놀라서 여러번 측정했지만 같은 결과였다. 전날 온 비의 영향으로 대기는 청명하고 시상도 좋아서 그랬던 모양. 이날 행성 찍는 분들은 아주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오랜만에 다카하시 E-160ED 경통을 가져가는 바람에 아주 난리가 아니었다. 최근까지 자주 사용하던 GSO 8" RC에 모든 설정이 맞춰져 있어서 하나하나 다 확인하고 맞는 어댑터까지 찾아서 장착하느라 끙끙거리다 간신히 촬영을 시작했는데 촬영하다 확인해 보니 풀프레임이 아니라 APS-C 모드로 촬영하고 있더라는... 이것도 8" RC 설정...
넓은 화각으로 안드로메다 은하를 촬영하려고 일부러 E-160ED를 들고 왔는데 은하 양 끝단이 살짝 잘리게 생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아주 이상한 구도가 돼버렸다. 벌써 오리온 자리가 올라고 오고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철수.
생각해 보니 아직 나홀로 메시에 마라톤이 끝나지 않았다. 다음에 올 땐 GSO 8" RC를 가져와서 남은 메시에 대상을 모두 촬영하고 이번에 실패한 안드로메다은하는 다음에 기회 되면 다시 촬영해 볼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