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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4월 21일] 올림픽공원 - 큰유리새 등

by 두루별 2024. 4. 23.

아내가 계속 몸이 안 좋다. 병원을 가도, 약을 먹어도 차도를 보이질 않으니 고민이 깊다...
너무 누워만 있는 거 같아 동네라도 한 바퀴 돌자고 했더니 나 때문인지 올림픽공원을 가자고 한다. 무리하는 거 같아 고민을 했지만 집에만 있는 거보다 잠깐 외출하는 게 좋을 수도 있겠다 싶어 함께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올림픽공원은 휴일이라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스포츠 축제 같은 걸 하고 있어서 시끌시끌했다.

이걸 뭐라고 하지? 에어로빅은 아닐 거고... 암튼 아내가 구경하며 즐거워 했다.
애기똥풀(양귀비목 / 양귀비과)
흰젖제비꽃(제비꽃목 / 제비꽃과)
굴참나무(참나무목 / 참나무과)

같이 몽촌호수까지 둘러보고는 아내는 카페 가서 쉬고 있으라고 보내고 빠르게 공원을 돌아보기 시작!

잉어(잉어목 / 잉어과) 겠지??
건빵 좀 던져줬더니 난리가 났다. 건빵의 위엄...
등(콩목 / 콩과)
노랑선씀바귀(국화목 / 국화과)
철쭉(진달래목 / 진달래과)
뽀리뱅이(국화목 / 국화과)
처음 알게 된 뽀리뱅이. 이름은 특이한데 정말 예쁘다...
쇠뜨기(속새목 / 속새과)
큰개불알꽃(현삼목 / 현삼과)
세모고랭이(사초목 / 사초과)
노랑선씀바귀(국화목 / 국화과)
쥐똥나무(현삼목 / 물푸레나무과)
느티나무(쐐기풀목 / 느릅나무과)
쑥(국화목 / 국화과)
벼룩이자리(석죽목 / 석죽과)
꽃마리(꿀풀목 / 지치과)
느릅나무(쐐기풀목 / 느릅나무과)
노랑선씀바귀(국화목 / 국화과)
냉이(풍접초목 / 십자화과)
흰젖제비꽃(제비꽃목 / 제비꽃과)
종지나물(제비꽃목 / 제비꽃과)
봄맞이꽃(앵초목 / 앵초과)
중앙의 노란 원 안에 꽃술이 모여 있는 게 특이하다. 접사 촬영하고 싶은 대상...
벼룩나물(석죽목 / 석죽과)
꽃다지(풍접초목 / 십자화과)
유럽점나도나물(석죽목 / 석죽과)
땅에서 열심히 뭔가를 캐 먹던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요즘 민들레 홀씨들이 온 사방에 날아다니는 통에 숨쉬기가 힘들 정도...
들현호색(양귀비목 / 현호색과)
명자나무(장미목 / 장미과)
민들레를 보니까 접사 촬영의 욕구가 마구 솟아 오름...
칠엽수(무환자나무목 / 칠엽수과)의 꽃
자주괴불주머니(양귀비목 / 현호색과)
애기똥풀(양귀비목 / 양귀비과)
새포아풀(사초목 / 벼과)
개울가에서 괴수가 무기를 갈고 있었다.
민물가마우지(사다새목 / 가마우지과)
모과나무(장미목 / 장미과)

정신없이 식물을 보다 보니 시간이 너무 흘렀다. 아직 반도 못 왔는데 너무 몰두했나 보다. 아내 몸상태가 어떤지 전화를 해 보니 괜찮다고 더 돌고 오라고 한다. 여기서 잠깐 고민... 더 돌 것이냐... 아내에게 갈 것이냐...

막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르신 등장. 화살나무 꽃 봤냐며 이거 저거 설명해 주신다. 이런... 너무 재밌다. 흠뻑 빠져들었다. 이미 아내의 생각은 저 멀리 날아가고... 화살나무와 꽃이 똑같다는 회잎나무에 온정신이 팔려 버렸다. 

화살나무(노박덩굴목 / 노박덩굴과)의 꽃

화살나무는 나뭇가지에 화살의 날개 모양을 한 얇은 코르크가 줄줄이 붙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회잎나무는 나뭇가지가 매끈한데 꽃은 정말 화살나무랑 너무 똑같음. 꽃만 보면 구분할 수 없다.

회잎나무(노박덩굴목 / 노박덩굴과)의 꽃.

둘 다 노박덩굴과의 나무지만 꽃이 너무 똑같은 게 신기하다. 그렇게 어르신의 이야기보따리에 푹 빠져 있다가 불현듯 정신을 차리고 빠져나오는데 성공! 어서... 어서 돌아보고 아내에게 가야 한다...

가는살갈퀴(콩목 / 콩과)
처음 보는 꽃이다. 여태 다니면서 오늘 처음 보다니...
쇠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흰말채나무(층층나무목 / 층층나무과)
어치(참새목 / 까마귀과), 흐린 날 높이 있는 새를 찍는 건 참 힘들다.

부지런히 돌아보려고 서두르고 있던 그때. 꼬맹이들이 와글와글 지나가면서 애벌레가 또 있다고 오늘 몇 마리를 찾았다고 얘기를 하고 있었다. 애벌레?? 나는 한 마리도 못 봤는데 어디 있다는겨?? 슬쩍 꼬맹이들이 어디를 보는지 봐 뒀다가 얘들이 떠나고 난 뒤 슬금슬금 가서 주위를 찾아봤다. 쓰읍... 안 보이는데... 그때!!

나뭇잎에 잔뜩 붙어 있던 검은 애벌레들
개나리잎벌(벌목 / 잎벌과)의 애벌레였다.

꼬맹이들 눈도 좋네. 나는 올림픽공원에서 나뭇잎을 먹고 있는 애벌레는 처음 봤다. 눈이 침침하니까 이렇게 작은 건 잘 찾지를 못함... 다초점 안경을 맞춰야 하나? 벌레도 찍고 싶은데 이래서는 벌레는 포기해야 할 듯...

봄망초(국화목 / 국화과) (개망초랑 비슷한데 개망초는 6월에 핀다고 함.)
붉은머리오목눈이(참새목 / 붉은머리오목눈이과)
아이구 시끄러워... 대륙검은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노랫소리로 공원이 시끌시끌하다.
물총새(파랑새목 / 물총새과) 두 마리가 88호수를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었다. 번식할 모양...
박새(참새목 / 박새과)

아이고 힘들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식물을 찾다 보니 벌써 늦은 오후다. 구름도 몰려와서 어둑어둑 해지고 있어서 이제는 마무라 하고 얼른 아내에게 가려고 하던 찰나...

아주 작게 처음 듣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삐유삐유~ 삐리리리리~ 무슨 새지? 숲 안쪽에서 소리가 나고 있어서 찾기도 힘들다. 숲속은 아주 한 밤중이다. 너무 깜깜해서 찾기가 힘들었는데 다행히 이 녀석이 옆 가지로 날아가는 걸 발견!!!

너무 어두워서 색도 구분할 수 없었지만 직감했다. 이녀석 큰유리새(참새목 / 솔딱새과)다!!
진짜 올림픽공원에도 와 있었구나!!

이곳저곳에서 발견됐다는 기록이 올라오는데 유독 올림픽공원에선 볼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드디어 발견했다. 나그네새라 언제 왔는지, 언제 떠날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나마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맑은 날 한 번 더 보여주면 좋겠구먼...

고인물을 먹고 있던 물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개똥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얘들 아직도 안 갔다...
되지빠귀도 지나갔는데 개똥이가 더 많음...
오색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흰배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도 있었네... 오늘 지빠귀들 다 모였나 보다.
쇠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돌단풍(장미목 / 범의귀과)
졸방제비꽃(제비꽃목 / 제비꽃과)
엇... 까치 유조가 죽어 있었는데 아직 날개 깃털이 다 자라지 않은 녀석이었다. 쯧쯧...

아픈 아내의 배려로 식물도 새도 실컷 보고 돌아왔다. 뭔가 거꾸로 된 거 같지만... 나 혼자 신났던 하루였다.
역시 새는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르신도 새와 야생화 중에 뭐가 더 재밌으시냐고 여쭸더니 새라고 하시더니만 맞는 말씀. 야생화는 접사 촬영하는 맛이 있고 새는 찾는 맛이 있는 거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