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울성 파도가 넘실대는 동해안으로 탐조를 다녀왔다.
오전에 빗방울이 조금 떨어질 거라던 예보와 달리 동해에 도착하자 비가 쏟아짐... 이젠 놀랍지도 않다...
오늘의 목표종은 흑기러기.
몇 주 전에 왔을 때는 만나지 못했던 녀석. 며칠 전 관찰 기록이 있어서 일단 무작정 찾아보기 시작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우중충했지만 그래도 속초는 절경이었다. 울산바위가 보이는 곳에서 잠시 마음을 내려놓음...
바다 쪽은 시커먼 먹구름이 한가득...
높은 파도가 계속 밀려드는 해변엔 흑기러기는커녕 갈매기도 몇 마리 없었다.
최근 흑기러기가 관찰됐던 장소에도 갈매기 몇 마리가 전부. 파도가 심해서 해안가는 전멸이었다. 이때 다른 곳에서 흑기러기가 관찰됐다는 반가운 소식!! 서둘러 발견 장소로 이동했다.
해안가 바위에서 머리를 묻고 뭔가를 먹고 있는 녀석이 있었는데 딱 봐도 흑기러기였다.
흑기러기 어린 녀석. 두 마리가 있었다는데 어린 녀석만 해초를 먹고 있었다.
해초를 맛있게 먹는 녀석.
귀한 녀석을 드디어 만날 수 있었다. 얼굴과 부리가 아주 시커멓다.
날갯짓도 하면서 혼자 잘 놀고 있었다.
하필 흑기러기를 보고 있을 때 빗방울이 거세 지기 시작...
카메라도 나도 비로 흠뻑 젖었지만 흑기러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갈매기들 틈에서도 혼자서 잘 노는 녀석.
흑기러기도 비를 맞아서 깃털에 물방울이 송골송골...
귀한 녀석을 한참을 지켜보다 조심스레 돌아 나왔다.
가족을 함께 봤으면 좋았겠지만 어린 녀석이라도 만나서 다행이었다.
다음은 이날 만났던 친구들...
해안가에서 다른 갈매기들 틈에 껴 있었지만 독특한 외모 때문에 눈에 확 뜀.
세가락도요가 아직도 남아 있었다. 두 마리가 함께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월동하려는 걸까?
색이 희한하길래 네이처링에 올려 봤더니 흰갈매기와 재갈매기의 교잡종이라고 알려주심.
제비가 아직도?? 꽤 많은 개체수가 항구에서 먹이 사냥을 하고 있었다. 11월인데 날씨가 이모양이라 그런가?
담쟁이덩굴의 열매를 맛있게 먹고 있던 녀석.
오후가 되면서 비가 그치고 날이 살짝 개기 시작. 무지개도 볼 수 있었다.
날은 개고 있었지만 너울성 파도를 조심하라는 경고 방송은 계속 나오는 상황.
파도가 몰아치는 해안의 바위에는 갈매기가 몰려 있었는데,
바위에 모여있던 갈매기는 대부분 괭이갈매기 그리고 재갈매기들...
파도가 몰아치는 해안가엔 새가 거의 없었고,
파도가 잔잔한 작은 만(灣) 안쪽에는 흰줄박이오리가 모여 있었다.
바다는 거칠고 비도 내렸지만 목표종이었던 흑기러기를 만날 수 있었던 탐조. 검둥오리도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12월이 되면 많이 내려오지 않을까? 몇 주 지나서 다시 찾아봐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