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EOS R5 Mark II(이하 R5M2)를 구입했다.
지금까지 잘 사용하던 EOS R3의 화소가 아쉬워서 고화소 바디를 탐내다 지르고 말았...
R3와 비교하면 R5M2는 아담함. 만듦새도 딱 중급기. 고급기인 R3와는 버튼 재질이나 그립감 등등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R3는 딱 잡으면 바로 마음을 뺏김...
지금까지 써왔던 모든 브랜드의 카메라(니콘, 소니, 캐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R3. 빠른 AF와 조류 인식도 뛰어났지만 2,400만 화소는 항상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번에 새로 나온 R1이 고화소 바디로 나와줬다면 소니 렌즈, 바디 다 처분하고 R1으로 세팅했을 텐데...
R5M2의 첫인상은 재질이나 구성을 봤을 때 그냥 중급기라는 느낌이었지만 AF는 전작에 비해 아주 빠릿함. AF는 R3와 동급이라더니 맞는 말인 거 같다. 메뉴 반응, 부팅 속도 모두 개선돼서 빠릿한 카메라가 되었다.
아직 구라 핀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빈도가 낮아졌고, 대상 인식은 초고속이다. 인식한 대상 앞에 장애물이 있을 때 전작은 장애물에 초점을 맞춰 버렸지만 새 버전은 장애물 뒤의 인식한 대상에 초점을 맞춰 준다.
다음은 직접 촬영한 샘플 이미지. 대상 앞에 복잡한 장애물이 있는 경우에도 R5M2의 AF는 대상에 초점을 잘 맞춰준다.
예전엔 초점 영역을 스팟(Spot)으로 변경해서 장애물의 빈틈을 노려야만 초점을 잡을 수 있었던 대상들이었지만, 이제는 자동 인식과 함께 초점도 대상에 딱 맞춰 주기 때문에 아주 편함. 물론 100% 성공은 아니지만 아주 높은 확률로 성공.
확실히 AF는 좋아졌다고 느껴진다. 다만 AF 설정을 AUTO로 놓으면 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해서 Manual 설정으로 변경한 후 나아진 건 안 비밀...
AF가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는데, R3처럼 R5M2도 날아다니는 대상을 꽉 잡지 못하고 자주 놓치는 현상이 동일하게 발생하고, 흰색 대상에 대한 초점은 여전히 엉망이었으며 어두운 곳에 있는 대상이나 대비가 낮은 대상도 역시 초점이 잘 들어가지 않는 문제가 여전히 발생했다. 별로 개선되지 않음. 이 부분은 소니가 아주 잘하는 부분인데 캐논은 아직 부족하다. AF는 소니의 90% 수준...
그리고 사전 연속 촬영 기능. 셔터를 누르기 전 0.5초를 미리 기록하는 기능. 아주 편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초당 30 연사로 촬영을 한다면 사전 촬영 기능만으로 셔터를 누르면 15장이 무조건 기록 돼버림... 소니처럼 0.2초, 0.1초 같이 설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0.5초 고정이다. 펌업으로 수정해 주면 좋을 거 같음.
대부분 전작보다 좋아졌고 AF 속도도 R3를 능가할 만큼 빠르고 좋다. 딥러닝 기반의 AI 피사체 인식도 아주 좋음. 문제는 배터리 소모. 새로운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하는데도 배터리가 광탈이다. 하루 종일 사용하려면 최소 3개는 있어야 안심할 수 있을 듯...
아직은 이틀밖에 사용을 안 해봐서 이 정도가 느낀 점. 현재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더 많아 보인다. R3의 손맛엔 미치지 못하지만 촬영하는 재미가 있는 카메라. 캐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풀프레임 바디 중 최고임엔 틀림없다.
영상이나 인물 사진은 모르겠고 오로지 조류 사진에만 사용해 보고 느낌을 적는 거라 일반 사진 촬영하는 분들은 참고만 하시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