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나선다는 게 늦잠 자고 꼼지락 거리다 보니 벌써 정오.
오늘은 일단 김포 가서 염주비둘기 보고 아산으로 떠날 계획. 계획은 항상 그럴듯함...
주말이라 차도 막히는 바람에 김포에 도착하니 한 낮. 염주비둘기가 출몰한다는 지역부터 일단 뒤지기 시작했다.
한 낮이라 아지랑이 작렬! 좀 떨어진 대상은 촬영이 불가한 수준...
멧비둘기들이랑 함께 다니는 거 같은데 영 눈에 안 띄는 염주비둘기.
이곳저곳 둘러보다 밭에 앉아 있던 비둘기들이 호로록 날아서 전나무에 내려앉았는데 유독 밝은 녀석 발견!
목에 선명한 검은 줄을 봤지만 내려앉고는 목을 움츠리고 있는 녀석... 줄이 보여야 하는데...
다시 호로로록 날아가 버린 비둘기들... 경계심 끝장임...
주변을 좀 둘러보면서 다시 염주비둘기 찾기 시작.
갑자기 귀여운 녀석 하나가 덤불에서 나와 나뭇가지에 내려앉았다.
혼자 열심히 노래를 부르다 날아가버린 녀석.
붉은뺨멧새인 줄 알고 좋아했는데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쇠붉은뺨멧새였음... 너라도 어디냐...
오래지 않아 누구네 집인지 모를 텃밭에 앉아 있는 비둘기 무리를 발견하고 살금살금 접근했는데...
아지랑이 때문에 선명하게 촬영은 못했지만 목에 검은 줄 찍~ 그어진 염주비둘기 확인! 신나서 접근하려는데 몽땅 날아가 버렸다. 그래도 인증샷이라도 찍었으니 됐다.
더 찾아볼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비둘긴데 뭐... 일단 봤으니 됐다. 염주비둘기 찾기 끝. 이제 아산으로~
김포는 맑았는데 아산 오니까 날이 흐려졌다. 바람도 많이 불고...
관목마다 쑥새가 바글바글... 특유의 쯧쯧~ 하는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아산에는 쇠부엉이를 보려고 온 건데... 이 넓은 곳에서 내가 기다리는 쪽으로 와줘야 볼 수 있는 거...
시흥의 호조벌에 있는 순둥이랑 달리 여기는 어디서 자고 있는지 모른다.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려면 조용히 기다려야 함.
날은 점점 저물어 가고... 해가 지면 날아 올 쇠부엉이를 찾느라 초긴장 중...
해가 졌는데도 열심히 사냥하고 있던 잿빛개구리매. 성공했는지 쥐 같은 걸 들고 날아갔다.
다들 잠자리를 찾으러 날아가는 시간...
해는 이미 서쪽으로 넘어가고 시민박명 중이다. 곧 너무 어두워서 촬영은 못 할 상황...
기다려도 쇠부엉이는 오질 않고... 나 말고도 기다리는 차량이 몇 대 있었는데 슬슬 다 떠나가 버렸다.
심심해서 밝은 달을 600mm 망원렌즈로 촬영해 봤는데 대박...
손떨방이 엄청남. 손으로 들고 촬영했는데도 흔들림 없이 잘 나왔다. 내친김에 목성도 찍어봤는데...
목성의 줄무늬는 안 보였지만 4대 위성은 잘 보였다. 가대 없이도 흔들림 없이 촬영되는 게 신기...
날이 많이 어두워지자 기러기들이 하늘 가득 날아갔다. 잘곳을 찾으러 가는 모양.
혹시 불 빛에 놀라서 안 올까 봐 아내랑 둘이 차 안에서 시동도 못 켜고 담요 덮고 과자 먹으며 버텼는데 오늘은 안 올 모양... 훌훌 털고 돌아왔다. 다음엔 끓인 물 가져가서 컵라면이라도 먹어야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