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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5년 1월 16일] 시흥 갯골 - 따오기, 쇠부엉이 등

by 두루별 2025. 1. 24.

누구나 애증의 대상이 있다. (나는 뿔논병아리와 검둥오리, 흰눈썹울새...)
함께 새를 보는 선생님 중 유독 따오기와 인연이 없는 분이 계셨는데 따오기를 다시 보러 가신다길래 냉큼 따라나섰다.

시흥 갯골에서 따오기가 자주 출몰한다는 지역을 둘러보며 걷기 시작. 엄청 넓은 지역이라 과연 찾을 수 있을까...

북방검은머리쑥새(참새목 / 멧새과)

엄청난 갈대숲에서 북방검은머리쑥새들이 날아다녔다. 붉은뺨멧새라도 좀 나와주면 좋은데...
그렇게 두리번거리며 걷고 있는데 함께 온 선생님이 따오기!라고 외치심. 오오!!

따오기(황새목 / 저어새과)
소나무에 앉아 있던 녀석
다가가자 훌떡 날아갔다
멀지 않은 곳에 내려 앉았는데 친구인 왜가리도 함께였다.

왜가리랑 헤어졌다더니 아직 함께 다니고 있었다. 왜가리가 날면 따오기도 날고 둘이 찰싹 붙어 지낸다.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훈훈해짐. 그렇게 따오기와의 악연을 끊은 선생님과 시흥 갯골을 한 바퀴 돌아봤다.

노랑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개똥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딱새(참새목 / 솔딱새과)
잿빛개구리매(매목 / 수리과)
노랑턱멧새(참새목 / 멧새과)
치마버섯(주름버섯목 / 치마버섯과)
청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알락할미새(참새목 / 할미새과)
황조롱이(매목 / 매과)
말똥가리(매목 / 수리과)
소리가 엄청 작았던 드론

한편에 드론 연습장이 있었는데 비행 소리가 굉장히 작아서 놀람.
갯골을 한 바퀴 돌았지만 새는 거의 없었다. 이 넓은 부지에 새가 거의 없다니... 어제 황구지천은 그 좁은 지역에 많은 종류의 새가 바글바글했던 거와 너무 대조적. 이제 시흥 갯골은 안 올 거다...

그래도 따오기를 만났으니 성공인 셈. 이제 쇠부엉이를 찾으러 호조벌로 넘어갔다.

호조벌에는 이미 차들이 많이 와 있었는데, 슬쩍 물어보니까 아직 쇠부엉이를 찾지 못한 모양. 그런데 이 분들은 차에서 그냥 대기하는 중인 거 같았다. 찾는 사람은 따로 있나 보다. 근데 자기들은 찾지도 않으면서 물어보면 뭘 그리 경계를 하는지 어이없음.

삑삑도요(도요목 / 도요과)

잠깐 보통천을 돌아보며 다른 새가 있나 찾아봤지만 여기도 새가 없기는 마찬가지. 다시 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돌아왔는데 갑자기 차들이 마구 이동하기 시작함. 찾았나 보다 싶어 우리도 따라서 이동해 보니 벌써 논두렁에 모여서 뭔가를 찍고 있었다. 

가까이 가 보니까 논두렁 위에 앉아 있는 작은 새가 보였는데 거리가 10미터도 안 됨...

쇠부엉이(올뺴미목 / 올빼미과)

호조벌의 순둥이로 불리는 쇠부엉이. 사람들이 코 앞에 있는데도 눈을 잠깐 떴다가 다시 감아 버렸다.

가까이에서도 잘 안 보이는 녀석을 도대체 어떻게 찾은 걸까 궁금해하고 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자기가 찾았다고 자랑 하심. 세상에 이런 능력자 같으니... 그런데 어제 알락해오라기를 찾았던 그분이었다. 대단하시다고 칭찬해 드리고 몇 장 찍고는 바로 돌아왔다.

쇠부엉이를 보긴 했지만 본 거 같은 기분이 들지 않음. 다시 아산 가서 봐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