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도로 1박 2일 탐조를 다녀옴.
지난주 외연도 보다는 새가 많았지만, 아직 이른 시기라 그런지 어청도도 새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좋은 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귀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
탐조의 시작은 배 타기.
군산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탄다. 작년 유부도에 가기 전 화장실을 잠깐 빌려 썼던 곳...
외연도 가는 배 보단 크고 시설도 좋았던 어청카훼리호.
2층은 누워 가는 방이고, 1층은 좌석식인데 의자가 우등고속버스 보다 좋았다. 멀미 안 하는 사람은 편하게 2층에서 누워 가면 되고, 멀미가 무서운 사람은 1층 제일 뒤편 가운데 좌석에 앉아서 가면 된다고 함. 화장실도 깨끗하고 좋았다.
이날은 출발 전부터 너울이 높아서 많이 흔들릴 거라고 경고하더니 정말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 가는 내내 이리저리 흔들리는 배에서 미리 먹어둔 멀미약 덕분에 2층에 누워서 이리저리 쓸려 다니며 그냥 꿀잠잠...
금방 도착한 환상의 섬 어청도. 다행히 날씨는 좋았다.
도착하자마자 짐부터 풀고 섬 투어에 나섰다. 잿빛쇠찌르레기가 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우선 이 녀석부터 찾아볼 생각.
섬휘피람새를 만나고 곧바로 조릿대가 무성한 곳 나무 위에서 오늘의 목표종인 잿빛쇠찌르레기 발견!
역광이 심했지만 독특한 눈 때문에 바로 알아볼 수 있었는데, 경계가 심해서 잿빛쇠찌르레기는 사람들을 보자 바로 날아가 버렸다.
섬이라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가 난감하긴 할 텐데 그래도 개울에 음식물 쓰레기를 그냥 버리는 건 좀... 그 바람에 새들이 끊이지 않는다고... (잘된 건가???) 어청도에서는 꼭 들여다봐야 하는 필수 코스다. (사진이 아주 지저분해 보이는 건 덤)
어청도의 하이라이트인 데크길. 데크길을 따라 걸으면서 탐조를 할 수 있는데 여기가 꽤 쏠쏠했다.
솔새나 물총새처럼 날개도 작고 계속 날갯짓을 해야 하는 녀석들은 도대체 어떻게 바다를 건너는 걸까... 정말 대단함...
어청도 저수지는 물이 많지 않았는데, 새도 오리 몇 마리가 전부...
섬에서 집비둘기를 보는 게 쉽지 않은 일인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청도에 사는 집비둘기는 꽤 유명인사. 근데 함께 간 선생님의 말씀으론 경주용 비둘기의 가락지랑 유사해 보인다고 하심. 경주용 비둘기라면 또 납득이 감... 대만에서는 경주용 비둘기 대회가 꽤 크다고...
특별한 게 없어서 어청도초등학교로 이동. 여기가 또 핫스팟이다.
학교 운동장은 풀밭으로 변해있었는데, 힝둥새와 밭종다리들이 많이 보였고 지빠귀들도 많이 찾는 모양이었다. 새덕후 채널에 등장하던 장소라 더 신기함.
이후 해가 질 때까지 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탐조를 했는데 새가 많지는 않았다.
해안가에는 낮 보다 더 많은 유리딱새들이 보였다. 온통 유리딱새들... 새가 계속 들어오는 모양이다.
해가 지는 해안가를 둘러보는 것으로 첫날 일정은 마무리.
첫 봄 섬 탐조였던 외연도의 내상을 뒤로하고 두 번째 봄 섬 탐조인 어청도는 잿빛쇠찌르레기로 종추를 할 수 있었다. 봄 섬에 탐조를 오면 나 같은 초보는 20~30종은 종추 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아닌가 보다. 아직은 시기적으로도 좀 이르다고 하니 계속 섬을 다녀야 할 듯...
이렇게 피곤하지만 행복했던 어청도의 첫날이 저물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