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3일 차, 드디어 마라도 탐조 마지막 날.
오전에 배를 타고 제주도로 이동해서 제주도의 서쪽 해안을 따라 탐조하고 집으로 돌아갈 예정. 3일 동안 열심히 마라도를 돌아다녔지만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던 마라도. 마지막 날도 오전 배가 도착하기 전까지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강풍 때문에 제대로 탐조하기 힘든 날이었다.
비둘기가 앉아 있나 했더니 조롱이였음. 이렇게 가까이에서 조롱이를 본 건 처음. 그러고 보니 앉아 있는 걸 본 것도 처음...
등대 근처에서 마라도에 있는 동안 도움을 많이 주셨던 선생님을 만나 감사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이 새를 찍으세요!!'라고 외치셨다. 뭐지 뭐지???
찍으라니까 일단 찍었는데, 나는 처음 보는 새였다. 무슨 새지?
다리가 검은 게 힌트였다. 검은다리솔새라니... 떠나는 날 그래도 귀한 녀석을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앉아 있던 녀석은 깃털을 부르르 하더니 날아가 버림.
조금 더 둘러보다가 선착장으로 이동. 남는 분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는 제주로로 향했다.
나름 추억이 많은 마라도 등대. 등대 옆 숲에서 새를 가장 많이 본 거 같다.
제주도로 향하는 배에서도 뿔쇠오리 11마리를 봤다. 너무 쉽게 봐서 감흥이 좀 떨어짐.
제주도에 도착한 후 근처에 있는 알뜨르비행장에도 들르고 제주도 서쪽 해안을 따라 이동하면서 도요새를 찾기 시작했다.
아내와 여행와서 처음 흑로를 만났던 고산항도 들르고 해안가를 둘러봤지만 시간이 남아 한라수목원으로 향했다. 다양한 식물과 고사리에 정신이 팔려 나만 신났는데 섬휘파람새와 동박새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다른 장소로 이동 중 눈앞에 날아온 새 한 마리...
마라도에서 촬영하지 못해 깊은 빡침으로 쏙독새를 찾아냈던 일이 떠올랐다. 애증의 관계를 이렇게 끊을 수 있어서 다행...
할미새사촌을 보고 신나서 일행에게 커피를 쐈다. 이렇게 기분 좋게 탐조 마무리.
2박 3일간의 마라도 탐조. 귀한 녀석들을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처음 가본 마라도의 자연도 신기했고 탐조도 즐거웠다. 함께 탐조하면 즐거운 분이 계신데 이번 마라도를 끝으로 다음 일정은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기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