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는 사람이 너무 몰릴 거 같아 오늘 아버지를 뵈러 봉안당에 다녀왔다.
돌아가신 지 1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아버지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봉안당 근처에서 아내와 점심을 먹고는 돌아가는 길을 보니까 한숨이 나온다. 주말이라 차가 어찌나 많은지 집가는데만 몇 시간 걸릴 거 같았다. 그러면 차라리 북쪽으로 드라이브를 가는 게 좋겠다. 가봐야 철원이지만 천천히 출발해 본다.
비가 오는 날씨라 구름이 산에 걸려있는데 그 모습이 완전 장관이었다. 운전중이라 촬영을 하지는 못했지만 늘 보던 모습과 또 다른 모습의 풍경이 너무 좋다.
철원에 도착해서 철새가 바글바글하던 저수지에 가보니까 썰렁하다. 철새는 모두 떠났나 보다.
천천히 둘러 보니 아주 멀리 새 무리가 모여있는 게 보였다. 큰 새는 아니고 오리 같아 보였다.
오리는 맞는 거 같은데 너무 먼데다 작은 애들이라 확인이 어렵다. 거기다 바람이 심해서 저수지에 파도가 치는 바람에 지켜보기가 더 힘들었다. 일부를 확대해 보니까...
아하~ 얘들은 흰뺨검둥오리였다. 개체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얘들이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왜 수풀 근처에 모여있나 궁금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바람이 불어도 파도가 심하지 않았다. 얘들 의외로 똑똑함.
그렇게 시끌시끌하던 저수지가 갑자기 조용해지니까 뭔가 어색하다.
모두가 떠난 자리에 조용히 모여있는 흰뺨검둥오리들을 한 참을 지켜보다가 돌아왔다.
이제 어디로 탐조를 가볼까... 갯벌로 갈까 아니면 강 하구로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