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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4월 16일] 올림픽공원 - 장다리물떼새 등

by 두루별 2024. 4. 21.

무더운 오후에 새로운 식물이 있나 둘러보러 올림픽공원을 다녀왔다. 분명 어제 지난 곳인데도 새로운 녀석이 보이는 걸 보면 내가 못 찾은 것이거나 아니면 그새 자란 거... (진짜 자라는 속도가 장난 아님...)

어슬렁어슬렁 거리며 땅만 보고 돌아다니는데 박새 녀석 하나가 부산을 떨고 있었다.

두 발로 뭔가를 잡고 열심히 쪼아 먹고 있는 박새(참새목 / 박새과)
헛... 고양이 사료잖아... 캣맘이 준 고양이 밥을 훔쳐 먹는 중...

고양이 사료 먹다가 고양이한테 된통 당할까 걱정. 한 번 맛 들이면 다른 거 못 먹을 텐데...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도 먹이 찾아 삼만리다.
두꺼비 올챙이들. 물가엔 적은 수가 모여 있었다.
헐... 담색형 발견! 이 녀석은 좀 무섭게 생겼다. 프레데터 닮음.
물이 깊은 곳은 수천 단위로 모여 있는 두꺼비 올챙이들...
차주머니나방(나비목 / 주머니나방과) 고치
죽단화(장미목 / 장미과)
노랑선씀바귀(국화목 / 국화과)

그렇게 몽촌호수를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면서 물가의 풀과 벌레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호수 중간에 섬처럼 띄워 놓은 갈대섬에 오리들과 섞여 있는 이곳과 안 어울리는 녀석이 보였다.

음... 다리가 엄청 긴 녀석이다...
우와!! 장다리물떼새(도요목 / 장다물떼새과, 나그네새)다!!!
인천으로 이 녀석을 보러 갈 생각이었는데 올공에서 봄.
어쩌다 올공에 왔는지 모르지만 성내천 보다 방해받지 않을 장소를 잘 고른 듯.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걷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다.
올챙이도 많으니까 기력 회복해서 잘 쉬다 가기를...

장다리물떼새를 보고 있는데 스와로 쌍안경을 멘 외국인 할아버지가 와서는 기웃거린다. 순간 스티븐 아저씨인 줄...
손가락으로 장다리물떼새를 가리키며 '롱 레그 유노우?' 하며 되도 않는 영어를 던졌는데 내가 가리키는 쪽을 쌍안경으로  쓰윽 보시더니 오오! 하며 감탄하시고는 '감사합니다.' 하심... 왠지 한국말도 잘하실 거 같아 빠르게 도주했다.

청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제비꽃(제비꽃목 / 제비꽃과)
풀숲에서 얼굴이 빨간 녀석 등장.
풀이 많이 자라서 이제 꿩(꿩목 / 꿩과)도 보기 힘들겠다.
이렇게 고개를 들면 지금은 그나마 보이지만 풀이 더 자라면 안 보일 듯...
주로 이 자세로 다니기 때문에 풀이 높으면 볼 수가 읎다...
너도 다음에 건강히 또 만나자... 당분간은 안 찾을란다...
자주괴불주머니(양귀비목 / 현호색과)
점나도나물(석죽목 / 석죽과)
청둥오리들은 눈꺼풀이 하얀색이다. 나름 방어 대책일까?
애기똥풀(양귀비목 / 양귀비과)
큰개불알풀(현삼목 / 현삼과)
흰민들레(국화목 / 국화과)
종지나물(제비꽃목 / 제비꽃과)
붉은머리오목눈이(참새목 / 붉은머리오목눈이과)
까치에게 준 건빵을 노리고 있는 큰부리까마귀(참새목 / 까마귀과)
기어이 하나 뺏어다가 우적우적 먹어 버림.
쇠백로(황새목 / 백로과)
숲속에서 만난 까치. 건빵을 주자 하나를 맛 보더니 다시 와서 빤히 쳐다본다.
하나 더 주니까 냅다 물고는 근처 수풀로 가서 낙엽 밑에 숨겨 버림.
먹이가 풍부한 계절인데 왜 숨기는 걸까?

한참을 까치랑 놀았는데, 한 개 이상의 먹이를 주면 이곳저곳에다가 숨기기 바빴다. 그런데 보통 먹이를 발견하면 무리에게 먹이가 있다고 알리는 녀석들인데 얘는 10개를 줘도 숨기기 바쁘지 동료를 부를 생각을 안 했다.

아주 독립적인 녀석. 그런데 건빵이라 땅에 두면 다 녹을 텐데...
개고사리(고사리목 / 개고사리과)
노랑선씀바귀(국화목 / 국화과)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요즘 숲이 우거져서 일부러 찾지 않으면 보기 힘들어진 박새(참새목 / 박새과)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청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보더콜리? 믹스견인가?
개미굴. 개미들이 열심히 드나들었다.
물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대륙검은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노래하는 수컷들은 경계심이 강하고, 암컷들은 경계심이 덜 한 것 같다.
개똥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요즘 거의 쌍으로만 다니는 오목눈이(참새목 / 오목눈이과)
와글와글 하도 시끄러워서 가보니까 밀화부리들이 바위틈의 물을 먹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밀화부리는 오랜만...
땅에 있는 녀석들을 본지도 오랜만이다. 물먹는 거 열라 귀여움.
집에 가다가 다시 들러본 몽촌호수엔 아직 장다리물떼새가 있었다.
이번엔 반대편이라 거리가 좀 있었지만 해가 지고 있어서 오히려 선명해 보였다.
청둥오리, 쇠물닭하고도 잘 지내는 듯.
쇠물닭이랑 같이 있으니까 진짜 키 크다.

날은 벌써 초여름 날씨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풀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새들도 번식 준비가 끝나가는 거 같다. 이제 몇 주 지나면 머리털도 듬성듬성한 직박구리들이 시끄럽게 울어 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