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식물원]에서 내상을 입고 하루 쉴까 했는데 억울해서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 아낌없이 내어주는 올림픽공원이라도 다녀와야 마음이 풀릴 거 같아 무더운 날이었지만 장비를 챙겨서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전철역에서 내리자마자 빠르게 몽촌호수로 직행.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녀석은...
잠깐 서 있는데도 땀이 줄줄 흐른다. 더위에 잠깐 현타가 와서 어쩔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저 멀리 있던 오리 녀석이 나를 보더니 내쪽으로 헤엄쳐 오고 있었다.
마침 간식으로 가져온 건빵이 좀 있어서 던져 주니까 난리가 났다. 건빵을 물에 담가서 마구 부셔서 꿀꺽. 이 녀석 한 두 번 얻어먹어 본 솜씨가 아님. 그동안 사람들이 아기 오리들에게 먹이를 좀 줬던 모양이다.
더위도 잊고 열심히 건빵을 주다 보니 금방 동이 났다. 내 손에 아무것도 없는 걸 보자 바로 쿨하게 가 버리는 녀석들...
너무 더워서 호숫가를 떠나 숲으로 들어왔다. 이렇게 더운 날에도 숲은 시원했다.
미립자 팁: 새들은 땀샘이 없단다. 그래서 체온 조절을 위해 몸의 열을 호흡기계와 연결된 피부로 배출하게 된다고. 더운 날 새들이 날개를 몸에서 살짝 떼고 입을 벌리고 헐떡거리는 것은 체온을 낮추기 위한 행동. 그래도 체온이 안 내려가면 물에서 목욕을 한다고 함. 더운 날 왜가리가 날개를 살짝 벌리고 서 있는 이유도 같은 이유 때문. (일광욕하는 게 아님.)
요즘 너무 멀리만 다녔나 보다. 오랜만에 작은 녀석들을 만나니까 너무 좋았다. 역시 쇠박새는 귀여워... (최애...)
나무 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작은 녀석을 발견! 오랜만에 보는 [산솔새]였다!!
이제 [노랑눈썹솔새]가 보일 때가 된 거 같은데 [산솔새] 여러 마리가 부산을 떨며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파랑새]들이 높은 나무 꼭대기에 앉아서 소란을 떨고 있었는데, 다른 나무 꼭대기 부근에 어린 녀석이 앉아 있고 먹이를 물어다 주는 걸로 봐서는 이소한 새끼를 챙기는 거 같았다. 아주 소란스러움...
너무 더워서 오래 돌아보기는 힘들었다. 평소보다는 더 안쪽까지 돌아봤지만 [88 호수] 근처에도 못 갔다. 당분간은 더위가 좀 누그러질 때까지 입구에서 놀아야 할 거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