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짹이아빠랑 황구지천으로 흰눈썹뜸부기와 알락해오라기를 보러 다녀왔다.
지난 방문에선 흰눈썹뜸부기를 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흰눈썹이란 이름을 가진 녀석들과의 악연을 끊을 생각. 흰눈썹뜸부기, 흰눈썹울새는 눈으로만 보고 제대로 촬영하지 못한 대표적인 녀석들. 오늘은 기필코!!
논에는 큰기러기들이 잔뜩 모여 있었는데, 이제 사람에게 익숙한지 웬만큼 접근해서는 날아가지 않았다.
하류에서 상류로 황구지천을 따라 올라가며 알락해오라기를 찾았는데 안 보임. 불길하다...
멧새과 애들은 지천이었다. 여기저기서 쯧쯧 소리가 끊이질 않음.
왕송호수에 거의 다 왔지만 알락해오라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앞에서 뜸부기가 달려오는 게 보였다!
아우!!~ 드디어 촬영에 성공. 이렇게 속을 썩일 줄 몰랐던 흰눈썹뜸부기 제대로 만났다. 그 와중에 짹이아빠는 촬영 실패. 바로 앞에 있는 걸 스코프로 촬영하려니 되겠냐고... 깔끔하게 포기하고 다시 와서 촬영한다고...
이제 남은 녀석은 알락해오라기. 건너편 쪽에서는 보일까 싶어 건너가서 찾아보기로 했다.
이 작은 하천에 다양하게도 모여 산다. 50미터만 돌아다녀도 정말 다양한 새를 만날 수 있는 황구지천. 여기 좀 부러움...
작은 다리를 건너 건너편에서 상류로 이동하는데 잔뜩 모여있는 분들을 발견! 알락해오라기가 있다고 직감함.
방금 갈대 사이로 들어갔다고 어르신 한 분이 위치를 설명해 주셨는데 눈으로는 전혀 안 보임. 카메라로 촬영하고 보니까 간신히 보이는 녀석...
아주머니 한 분이 자기가 찾았다고 하셨는데 이 분 대단한 분인 걸 나중에 알게 됨. 지금은 모름.
짹이아빠는 전신이 보이지 않아 아쉬운 상황. 하필 역대급 추위가 왔던 날이라 엄청 추워서 나는 먼저 돌아가기로 했는데, 나를 배웅해 주겠다는 짹이아빠와 함께 황구지천을 다시 건너자 그 새 갈대에서 나와서 돌아다니는 알락해오라기!
대박이었다. 사냥하는 모습부터 삼키는 거 까지 바로 앞에서 지켜봄. 오히려 반대편에 계시던 분들은 갈대에 가려 제대로 못 보셨다. 우리만 봐서 죄송...
알락해오라기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흰눈썹뜸부기와의 악연을 끊은 뜻깊은 날이다. 이제 흰눈썹울새만 촬영하면 이 길고 긴 악연도 끝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