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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5월 17일] 올림픽공원 - 쇠솔딱새 등

by 두루별 2024. 5. 19.

어제 날씨가 역대급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일이 있어서 나가지 못했다. 오늘은 어제랑 비교하면 맑기는 하지만 청명하지 않은 날씨. 그래도 며칠 전에 온 비의 영향으로 올림픽공원의 바짝 말라가던 흙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요즘은 날씨가 아주 맑아도 숲에 들어가면 어두컴컴하다. 나뭇잎이 볕을 가려서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긴 한데 사진 찍기는 더 힘들어졌다. 2배 텔레컨버터를 사용해서 F5.6인 렌즈는 셔터를 느리게 사용할 수밖에 없다. 안 그러면 형태를 알아볼 수가 없을 지경이라 빠르게 움직이는 작은 새들을 촬영하려면 아주 고역. 텔레컨버터 빼고 그냥 F2.8로 촬영하고 싶은 욕구가 불쑥불쑥 드는 요즘이다.

나는 숲이 어둡다고 투덜대는데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는 다른 고민에 빠진 모양이다.
귀여운 박새(참새목 / 박새과) 새끼를 만났다.
이 녀석 갑자기 나무껍질을 가지고 놀기 시작...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이 열중해서 놀고 있었다.
어찌나 몰두를 했는지 어미 새가 불러도 들은 척도 안 함.
뽀로록 정신이 든 모양. 그래도 나무껍질은 놓지 않았다.

어떤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나는데 새들도 일부는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고 한다. 대게 지능이 높은 종의 새들이 그렇다고 하는데 박새도 나무껍질을 장난감 삼아 가지고 놀 줄은 생각 못했다. 재밌는 광경을 볼 수 있어서 시작부터 기분이 좋다.

배추흰나비(나비목 / 흰나비과)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왜가리 아파트는 새로운 입주민들이 온 모양이다.
나무 그늘은 한 밤중이다. 박새가 시커멓게 나옴.
물에서 장난치고 있던 어린 까치
빠르게 휙 지나가 버린 붉은배새매(매목 / 수리과) 두 마리.
오옷! 이 녀석 오랜만이다. 그새 많이 야위었네...
오디 먹느라 정신이 없는 참새(참새목 / 참새과)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물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육추 중인 박새는 꼬질꼬질...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는 그나마 멀쑥하다.
쇠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귀여운 녀석 발견!
쇠솔딱새(참새목 / 솔딱새과)다!!
번식지에 가야 할 녀석이 아직 여깄다니... 그래도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이번엔 아기 동고비(참새목 / 동고비과) 발견!
깃털이 꼬질꼬질... 입 주변은 아직 아기 티가 팍팍 난다.
그래도 어린 녀석이 동고비 자세는 척척.
부모인지 모를 녀석이 근처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동고비를 보려고 나무 위를 올려다보고 있는데 머리로 뭔가 툭 떨어졌다. 나뭇잎 아니면 벌레 둘 중 하나다.
예전엔 바로 머리를 털었는데 요즘은 벌레일 수도 있으니 가만 둔다. 그럼 지가 알아서 내려옴.

그렇게 내 머리에 떨어진 녀석은 고마로브집게벌레(집게벌레목 / 집게벌레과)였다. 이름 개어려움...
새들은 더워도 깃털을 부풀리나? 깃털 부풀린 새가 많았다.
어제 한참을 찾았던 어치(참새목 / 까마귀과)를 오늘은 쉽게 만남.
요즘 어딜가나 있는 꾀꼬리(참새목 / 꾀꼬리과)
카메라를 의식함.
오랜만에 만난 청설모(설치목 / 청설모과)
다 자란 녀석이 아직도 먹이를 달라고 보챈다.
꾀꼬리들도 쉴새없이 노래를 해서 숲은 아주 시끌시끌하다.

꾀꼬리 노랫소리를 들으며 잠시 휴식. 벤치에 앉아서 간식을 먹고 있는데 까치 몇 놈이 주위에 몰려들었다. 어찌나 뚫어져라 쳐다보는지 민망해서 간식을 조금 나눠줬더니 냅다 물고 날아갔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다시 와서는 또 뚫어져라 쳐다 봄... 옛다... 남은 간식을 던져줬더니 또 냅다 물고 날아감. 이번엔 나도 얼른 따라가 봤는데...

나한테 얻은 간식을 바로 새끼에게 먹이고 있는 까치...
그..그거 새끼에게 먹여도 되나 모르겠다... 요즘은 간식도 함부로 주면 안되겠...
오늘도 평소처럼 열심히 개미굴을 파먹고 있던 분 발견.
청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그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물까치
정말 꾀꼬리는 요즘 없는 데가 없음.
나무가 우거진 곳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소리만 들리지 얼굴 보기 힘든 붉은머리오목눈이(참새목 / 붉은머리오목눈이과)
지렁이를 찾은 대륙검은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찾은 지렁이를 토막내서 한 번에 입에 물고 날아감.
요즘은 새들이 다 나무 위에 있어서 목이 아프다.
되지빠귀(참새목 / 되지빠귀) 녀석도 나무 높은 곳에 있었다.
우어~ 롱다리다!
숲이라 새들이 다 초록색으로 나옴...
그래도 목소리는 흰눈썹황금새(참새목 / 솔딱새과)가 제일 예쁨.

숲에만 들어가면 ISO가 팍팍 올라가니까 자꾸 신경 쓰인다. 셔터를 낮추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다음에 탐조를 나오면 300mm F2.8로 촬영을 해 봐야겠다. 얼마나 밝아 지는지 확인해 보고 싶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