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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5월 13일] 올림픽공원 - 개개비와 꾀꼬리

by 두루별 2024. 5. 17.

오랜만에 올림픽공원에 탐조하러 다녀왔는데, 졸업 앨범 촬영하는 학생과 현장학습 나온 학생들로 평화의 문 주변과 몽촌호 주변은 그냥 사망이었다. 완전 시장판으로 바글바글 시끌시끌...

이 와중에 왜가리는 여학생들의 환호를 받으며 우아하게 등장. (꺄아아~)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뒤에서는 애들이 난리를 치는데도 침착함을 잃지 않음.
중대백로는 아직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 건가? 암튼 꼼짝안하고 있었다.
대모잠자리(잠자리목 / 잠자리과)
여전히 건빵 좋아하는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밀잠자리(잠자리목 / 잠자리과)
밀잠자리붙이(잠자리목 / 잠자리과)
손바닥 만했던 먹줄왕잠자리(잠자리목 / 왕잠자리과). 실제로 보면 진짜 크다.
등검정쌍살벌(벌목 / 말벌과)

먹줄왕잠자리를 쫓아다니다 드디어 촬영에 성공! 혼자 기뻐하고 있는데
갑자기 엄청난 노랫소리가 들리기 시작... 개개빗~ 개개빗~ 개개빗~

돌아온 개개비(참새목 / 개개비과)
정겨운 개개비의 노랫소리. 정말 오랜만...
신나게 노래하다 정색을 하고 있을때가 제일 귀여움.
쇠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새호리기(매목 / 매과)도 유유히 공원 상공을 날아감.
참새(참새목 / 참새과)가 정말 평범해 보임.

시끄러운 개개비가 돌아온 걸 보면 진짜 여름인가 보다. 거기다 새호리기까지...
오랜만에 탐조를 하니 재밌다. 잠시 곤충과 식물로 외도를 한 사이 찾아온 여름철새들이 반가웠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공원 탐방을 시작하려는데 도로 주변 나무에서 난리가 났다. 온통 새소리로 시끌시끌...

박새(참새목 / 박새과) 유조들이 어미에게 밥달라고 난리를 치고 있던 것.
어미는 저 멀리 도망감.
5마리나 되는 새끼들이 어미에게 밥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오늘은 직박구리도 평범해 보임.
저 멀리 조명탑엔 파랑새(파랑새목 / 물총새과)도 두 마리 보였다.

여름철새 다 모인 듯. 거의 2주 만에 올림픽공원에서 탐조를 하는데 그 사이 새들이 많이 오고 간 모양.
개개비에 파랑새면 끝이다. 그냥 여름인 거. 그 와중에 노란 녀석 하나가 눈앞을 가로질러 숲으로 날아 들어갔다.

꾀꼬리(참새목 / 꾀꼬리과)도 왔구나.
노래 부르며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느라 바빴다.

이때 갑자기 어떤 아줌마가 다가와서는 영어로 뭐라 뭐라 하심. 으음? 듣고 보니 싱가포르에서 온 탐조인이라고...
이런저런 새를 찾는데 내가 새를 보는 사람인 거 같으니 나를 따라다녀도 되겠냐 뭐 그런 얘기였다.
아... 스티븐 아저씨의 악몽이 살짝 떠올랐지만 이노무 거절 못하는 성격이 문제... 그렇게 파티가 구성됐다.

오색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를 보고 싶다고 하시더니 마침 나타남.
이번엔 암컷도 나타남. 암수 모두 클리어.

오랜만에 천천히 새들을 구경할 생각이었는데 이 아줌마 땜에 계획이 틀어졌다. 제일 보고 싶은 새가 뭐냐고 물어보니까 세상에... 어치란다... 싱가포르엔 어치가 없나?? 막상 찾으면 또 안 보이는 어치 녀석을 찾아 공원을 뒤지기 시작했다.

꾀꼬리가 엄청 온 모양이다. 공원 여기저기에서 꾀꼬리 노랫소리가 들렸다.
꾀꼬리는 봤냐고 물어 보니까 싱가포르에선 흔새란다...

어르신들이 숲에서 박새 둥지를 감시하고 계시길래 어치의 행방에 대해 여쭤봤더니 어이없는 표정으로 쳐다보셨다. 대부분 어치엔 관심이 없을 테니 쌩으로 찾아야 할 판. 그때 다행히 한 녀석이 나무에 앉아 있었다!!

반갑다 어치(참새목 / 까마귀과)야!!

어치 사진을 저렇게나 정성 들여 많이 찍는 사람은 처음 봄... 하긴 나도 어치 첨 봤을 때 감동했던 게 생각난다...

되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암컷. 주위에 유조가 있었다.
응애 대륙검은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세상 물정 모르는 저 표정이 너무 귀엽다.
어미는 사냥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목표종을 다 채우신 싱가포르 아주머니. 좀 싱겁게 끝났다. 목표종엔 저어새나 도요새도 있었지만 올림픽공원에서 볼 수 있는 새는 다 본 셈이었다.

모과 나무를 배경으로 앉아 있던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그렇게 퀘스트에 성공하고는 연락처를 주고받고 파티를 떠났다. 아이고 피곤하다... 되지도 않는 영어로 말하랴 어치 찾으랴 기력을 모두 소진. 오늘 탐조는 일단 여기서 마무리해야겠다. 오후 3시도 안됐는데 탐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