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올림픽공원에 탐조하러 다녀왔는데, 졸업 앨범 촬영하는 학생과 현장학습 나온 학생들로 평화의 문 주변과 몽촌호 주변은 그냥 사망이었다. 완전 시장판으로 바글바글 시끌시끌...
이 와중에 왜가리는 여학생들의 환호를 받으며 우아하게 등장. (꺄아아~)
먹줄왕잠자리를 쫓아다니다 드디어 촬영에 성공! 혼자 기뻐하고 있는데
갑자기 엄청난 노랫소리가 들리기 시작... 개개빗~ 개개빗~ 개개빗~
시끄러운 개개비가 돌아온 걸 보면 진짜 여름인가 보다. 거기다 새호리기까지...
오랜만에 탐조를 하니 재밌다. 잠시 곤충과 식물로 외도를 한 사이 찾아온 여름철새들이 반가웠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공원 탐방을 시작하려는데 도로 주변 나무에서 난리가 났다. 온통 새소리로 시끌시끌...
여름철새 다 모인 듯. 거의 2주 만에 올림픽공원에서 탐조를 하는데 그 사이 새들이 많이 오고 간 모양.
개개비에 파랑새면 끝이다. 그냥 여름인 거. 그 와중에 노란 녀석 하나가 눈앞을 가로질러 숲으로 날아 들어갔다.
이때 갑자기 어떤 아줌마가 다가와서는 영어로 뭐라 뭐라 하심. 으음? 듣고 보니 싱가포르에서 온 탐조인이라고...
이런저런 새를 찾는데 내가 새를 보는 사람인 거 같으니 나를 따라다녀도 되겠냐 뭐 그런 얘기였다.
아... 스티븐 아저씨의 악몽이 살짝 떠올랐지만 이노무 거절 못하는 성격이 문제... 그렇게 파티가 구성됐다.
오랜만에 천천히 새들을 구경할 생각이었는데 이 아줌마 땜에 계획이 틀어졌다. 제일 보고 싶은 새가 뭐냐고 물어보니까 세상에... 어치란다... 싱가포르엔 어치가 없나?? 막상 찾으면 또 안 보이는 어치 녀석을 찾아 공원을 뒤지기 시작했다.
어르신들이 숲에서 박새 둥지를 감시하고 계시길래 어치의 행방에 대해 여쭤봤더니 어이없는 표정으로 쳐다보셨다. 대부분 어치엔 관심이 없을 테니 쌩으로 찾아야 할 판. 그때 다행히 한 녀석이 나무에 앉아 있었다!!
어치 사진을 저렇게나 정성 들여 많이 찍는 사람은 처음 봄... 하긴 나도 어치 첨 봤을 때 감동했던 게 생각난다...
그렇게 목표종을 다 채우신 싱가포르 아주머니. 좀 싱겁게 끝났다. 목표종엔 저어새나 도요새도 있었지만 올림픽공원에서 볼 수 있는 새는 다 본 셈이었다.
그렇게 퀘스트에 성공하고는 연락처를 주고받고 파티를 떠났다. 아이고 피곤하다... 되지도 않는 영어로 말하랴 어치 찾으랴 기력을 모두 소진. 오늘 탐조는 일단 여기서 마무리해야겠다. 오후 3시도 안됐는데 탐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