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아버지를 모신 납골당에 들러 청소를 좀 하고 이른 점심을 먹고 나니까 벌써 11시가 다 되었다. 평소 같았으면 포천으로 달렸겠지만 오늘은 연천을 가보기로 했다. 전부터 가보고 싶던 군남댐에 들러 [낭비둘기]나 보고 올 생각.
파주에서는 그리 멀지 않아 군남댐 까지 금방 도착. 주차장도 잘 갖춰져 있었는데 주차장에서 댐 까지는 좀 걸어야 했다.
주변 풍경이 아주 좋았던 군남댐. 하지만 댐 말고는 볼 게 없어서 관광으로 오기는 좀 애매하다.
잘 꾸며 놓은 두루미 테마파크. 모형 두루미도 자연스럽고 경치도 좋다.
올라가지 못하도록 유리로 가림막을 해 놨는데, 높이가 높아서 건너편을 촬영하기는 불가능... 댐에 앉아 있는 [낭비둘기]들이 보였지만 위치가 애매해서 유리에 가려 촬영 실패. 이제는 촬영을 위해 사다리도 가지고 다녀야 하나...
졸고 있던 녀석들이 혹시 가까이 올지도 몰라 일단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날이 너무 덥고 뙤약볕이라 아내와 정자로 피신. 정자의 평상 위에는 새의 날개로 보이는 부위가 놓여 있었는데 아내가 기겁을 하는 바람에 바닥으로 치워버렸다. 맹금이 그런 걸까? 주위에 고양이가 보이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평상에 앉아 있는데 아내가 앞에 새가 앉아있다고 알려줘서 발견한 녀석이 알락할미새였다. 요즘 눈이 더 침침해져서 이제는 탐조도 얼마 못할 거 같아 슬프다... (사실 안경을 맞추면 해결되는데 끝까지 버티고 있음)
정자에는 다른 곤충 식구들도 여럿 있었는데...
아내가 가져온 시원한 물과 콜라로 더위를 식히고 정신을 차리고 있는데 낭비둘기 몇 마리가 가까운 난간으로 날아왔다. 유리창만 없으면 깔끔하게 촬영할 수 있겠지만 그냥 가까이 와준 걸 감사히 생각해야 했다.
날개에 있는 검은 두 줄의 날개선과 꼬리의 선명한 흰색 무늬. 이제 허리만 보여주면 되는데...
허리에 있는 선명한 흰색 무늬. 낭비둘기가 맞다! (종추!)
낭비둘기를 끝으로 엄청난 무더위에 더 있기 힘들어서 빠르게 철수. 시원한 카페에서 뜨끈한 커피 한 잔 생각이 간절하다.
낭비둘기 잘 보고 돌아 오려다 사고 발생...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연석에 조수석 뒷 타이어를 또 들이받고 말았다. 다행히 타이어는 살짝 긁히고 말았는데 휠은... 평생 타이어나 휠을 긁어 본 적이 없던 나는 최근 몇 달 사이 앞, 뒷 타이어를 모두 긁어먹는 사고를 쳤으니 아내 볼 면목이 읎다... 이래서 나이 먹으면 운전이 어렵다고 하는 모양...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