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에서 11월 2일은 '위령의 날'이다. 이 '위령의 날'이 있는 11월을 '위령 성월'로 지내는데, '위령 성월'에는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친지의 영혼은 물론 죽은 모든 이의 영혼을 위해 기도를 한다. 종교와는 담쌓고 살았던 나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아내와 아버지 묘소를 찾아 아버지의 영혼을 위해 정말 오랜만에 기도를 올렸다. 아내와 함께 하니 좋더라는...
그렇게 '위령 성월' 기도를 마치고 오늘은 아내와 함께 아산을 둘러보기로 했다.
지난번에 만나지 못했던 [긴꼬리때까치]를 오늘은 꼭 보고 올 생각.
아산으로 가기 전에 잠깐 호곡리에 들러서 [항라머리검독수리]를 찾아볼 생각이었는데,
아쉽게도 출입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다른 문으로 가볼까 하다가 시간도 아깝고 그냥 아산으로 가려는데 아내가 하늘에 새가 많이 떠있다고 깜짝 놀라 얘기를 했다.
수 백 마리의 떼까마귀들이 모여서 회오리처럼 빙글빙글 돌고 있었는데 한참을 돌던 떼까마귀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한 곳에 많은 떼까마귀가 모여 있는 건 처음 봤다.
신기한 구경을 마치고 부지런히 아산으로 향했는데...
도착하자마자 때까치를 만났다. 시작이 좋다.
조금 둘러보려는데 바로 긴꼬리때까치가 나타났다!! 하지만 맞은편에서 차가 오는 바람에 날아가 버린 녀석...
다시 나타날 때까지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
이제 제비갈매기들은 모두 떠난 모양이다.
붉은부리갈매기가 날아다닐 뿐 특별한 갈매기는 볼 수 없었다.
처음 긴꼬리때까치를 목격했던 곳으로 돌아와 보니 세상에...
아까와 같은 장소에 긴꼬리때까치가 앉아 있었다!! 얼른 촬영 촬영...
드디어 만난 긴꼬리때까치.
봄부터 보였다는 개체인데 나는 오늘 처음 만났다. 텃새화된 게 아닐까 추측들 하더라는...
이번에도 몇 장 찍지도 못했는데 차가 와서 날아가 버렸다. 촬영할 때만 차가 다니는 이상한 상황.
다시 조금만 더 기다려 보기로...
날도 저물어 가는 데 나타날 생각을 안 하는 녀석.
30분 정도 기다려 보다가 만조가 다가오는 걸매리 갯벌로 이동.
도요가 떠난 갯벌은 썰렁했다.
오리들이 좀 있었고 황새 한 마리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갈매기들이었다.
특별한 갈매기도 없었지만 바다도 보고 긴꼬리때까치도 드디어 만날 수 있었던 여정.
아산의 갯벌은 이제 내년 봄을 기약해야 하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