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섬 탐조로 외연도를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아직 본격적인 이동시기가 아니라서 많은 새들을 보기 보단 특이한 새가 있나 찾아볼 생각이었는데, 결론적으로 슈퍼 울트라 꽝이었다. 새가 없어도 그렇게 없을 줄이야... 민망했는지 주민 분들도 어제까진 새가 많았는데... 라며 안타까워 하심...
인생 첫 봄 섬 탐조부터 깊은 내상을 입은 외연도 내상기를 지금부터 풀어 본다...
외연도가 어디 붙었나 했더니 대천에서 배 타고 들어가는 곳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사전지식 따위...
90년대 초에 원산도까지 배 타고 가 본 적은 있었는데 이제는 터널이 연결되어 있다고 섬이 아니라고 함.
의자가 너무 불편해서 목을 뒤로 젖히고 쿨쿨 자는 바람에 목이 너무 아팠지만 2시간 동안 할 일이라곤 잠자는 거 말곤 없었다. 근데 우리나라 좋은 나라. 바다 한가운데서도 전화가 펑펑 터짐.
섬이 작아서 두 바퀴나 돌았지만 금방 끝남. 섬휘파람새 소리가 온 섬에 쩌렁쩌렁 울리는데도 얼굴은 볼 수 없었고, 얼굴을 내민 녀석들은 모두 본 거 같다. 새가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주로 유리딱새와 검은딱새가 대부분...
귀요미들을 만났으니 이 정도면 됐다 싶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사실... 그래서 액티비티를 하게 됐는데...
다른 아주머니들도 아예 자리를 깔고 앉아서 호미로 달래를 캐고 계셨는데, 우리도 열심히 달래를 캤다.
나는 씨알이 굵은 것만 캤는데 맛이 덜 하다고... 생선은 클수록 맛있는데 나물은 아닌가 보다... 이렇게 네 명이서 캔 달래가 산더미였는데 다음 주 어청도 탐조 때 전을 부쳐먹기로 했다. 달래 캐기가 별거 아닌 거 같았지만 내상입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시간을 순삭 시키는 좋은 방법이었다.
그렇게 또 배를 타고 기절했다 깨보니 대천. 이렇게 첫 봄 섬 탐조가 끝났다. 다음 주가 외연도 1박 2일 일정이었는데 어청도로 급 변경. 외연도는 4월 말에나 다시 와야 할 거 같다. 아무튼 나름 즐거웠던 첫 봄 섬 탐조는 이렇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