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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5월 24일] 올림픽공원 탐사 -

by 두루별 2024. 5. 26.

오늘은 오랜만에 수동 렌즈인 라오와 90mm F2.8 매크로렌즈를 들고 나왔다.
수동이라 불편하지만 높은 콘트라스트와 진득한 색감은 가끔 생각나게 함.
내일 좀 멀리 갈 계획이라 오늘은 올림픽공원의 몽촌호 주변만 둘러볼 생각이다. 

첫 손님은 호리꽃등에(파리목 / 꽃등에과)
주름조개풀(사초목 / 벼과)
토끼풀(콩목 / 콩과)

바로 이런 느낌 때문에 라오와(Laowa) 수동렌즈를 놓지 못하는 듯. 자동으로도 가능하지만 이상하게 자동으로 촬영을 하면 한 대상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초점 표시가 뜨면 촬영하고 끝. 하지만 수동은 초점 위치도 내가 결정해야 하고 초점도 내가 맞춰야 하니까 한 대상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별 차이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초점이 맞아 있는 수동 렌즈 사진이 더 마음에 드는 거 같음.

순간 뱀인 줄 알았다. 엄청 긴 줄지렁이(지렁이목 / 낚시지렁이과)
어두운 쪽이 머리인가 보다. 비도 안 왔는데 왜 나왔을까...
노랑박기생파리(파리목 / 기생파리과)
하도 통통 뒤어 다니는 바람에 찍느라 고생한 모메뚜기(메뚜기목 / 모메뚜기과)
가시늑대거미(거미목 / 늑대거미과)
흰젖제비꽃(제비꽃목 / 제비꽃과)
솔방울은 너무 입체적이라 제대로 촬영하기 어렵네...
백목련(목련목 / 목련과)
어리호박벌(벌목 / 꿀벌과)
아시아실잠자리(잠자리목 / 실잠자리과)
방울실잠자리(잠자리목 / 방울실잠자리과)

파리만 동정이 어려운 게 아니라 곤충은 다 어려움...
현장에서 언뜻 볼 땐 다 같은 종 같지만 촬영된 사진을 검토해 보면 조금씩 다른 모습이 보인다.
그 작은 차이 때문에 실잠자리도 종이 달라진다. 아우 어렵다...

최대한 확대하려고 무릎까지 꿇게 했던 무당벌레(딱정벌레목 / 무당벌레과)
수중다리꽃등에(파리목 / 꽃등에과)
무당벌레는 형태가 너무 다양하다. 새로운 종이다 싶어도 걍 무당벌레인 경우가 많음...
촬영하는 나의 모습이 반사되어 보이는 것도 신기함.
갈대를 잠깐 만졌는데 나에게 옮겨온 진딧물. 진딧물의 종류가 너무 많아서 무슨 종인지는 모르겠다.
검정볼기쉬파리(파리목 / 쉬파리과)
털개구리미나리(미나리아재비목 / 미나리아재비과)
흰눈썹이 선명한 녀석 발견!
흰눈썹깡충거미(거미목 / 깡충거미과)다. 이름 잘 지은 녀석 중 하나.
점이 많은 무당벌레.
날은 더운데 하늘은 흐린 날. 비가 올 모양이다.
노랑선씀바귀(국화목 / 국화과)
요즘 부쩍 많이 보이는 배저녁나방(나비목 / 밤나방과) 애벌레
이 녀석도 아시아실잠자리
줄기를 눌러 보면 알 수 있는 개망초(국화목 / 국화과)
박주가리(용담목 / 박주가리과)
괭이밥(쥐손이풀목 / 괭이밥과)
꽃마리(꿀풀목 / 지치과)
일본조팝나무(장미목 / 장미과)
주름잎(현삼목 / 현삼과)
망초(국화목 / 국화과)
개모시풀(쐐기풀목 / 쐐기풀과)
점도 많고 색도 다르지만 얘도 무당벌레...
엉덩이가 엄청 큰 털보깡충거미(거미목 / 깡충거미과). 알이라도 들은 걸까??
밀잠자리(잠자리목 / 잠자리과)
밀잠자리붙이(잠자리목 / 잠자리과)

밀잠자리와 밀잠자리붙이. 얘네가 섞여 있으면 아주 헷갈림. 다음엔 이 두 종을 구별하는 법을 써봐야겠다.

우어!! 이런 색의 잠자리는 처음 본다.
색처럼 이름도 노란잠자리(잠자리목 / 잠자리과)란다.
밀잠자리붙이(잠자리목 / 잠자리과)

처음 보는 녀석을 만났는데 날개가 노란 밀잠자리붙이였다. 너무 신기했지만 잠깐만 보여주고 날아가 버림. 다행히 사진은 담을 수 있었는데, 밀잠자리붙이의 날개가 왜 저런 모양인지 궁금했는데 찾아보니 밀잠자리붙이와 날개띠좀잠자리의 교배로 태어난 녀석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잡종인데 흔하지 않은 모양. 구분은 그냥 밀잠자리붙이의 이색형(異色形)이라고 하는 듯.

그런데 속(屬, genus)이 다른 두 잠자리가 어떻게 교배를 했다는 거지? 예를들어 노새는 말과 당나귀의 교배로 태어나지만 말과 당나귀는 둘 다 말속(Equus)에 속하는 동물이라 교배가 가능하다. 그런데 속이 다른데 교배를 한다고?? 나의 짧은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큰자실잠자리(잠자리목 / 방울실잠자리과)
달팽이(병안목 / 달팽이과)
붓꽃(백합목 / 붓꽃과)
민물가마우지(사다새목 / 가마우지과) 70여 마리(세다 까먹음)가 올림픽공원 상공을 빙빙 돌고 있었다.
청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벌써 강아지풀(사초목 / 벼과)이??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버들꼬마잎벌레(딱정벌레목 / 잎벌레과)
털보깡충거미(거미목 / 깡충거미과)
집파리(파리목 / 집파리과)
으으... 갑자기 몽촌호의 분수를 틀었다. 저 더러운 물이 방울져서 날아다님...
배가 남산 만한 수검은깡충거미(거미목 / 깡충거미과)
나를 피해 요리조리 숨는 바람에 더러운 분수의 물방울을 다 맞음...
갑자기 내 손에 날아와서는 응가하고 도망간 세점박이잎벌레(딱정벌레목 / 잎벌레과)
선명한 초록색 응가... 어이없음...
노랑나비(나비목 / 흰나비과)
육추중인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집이 너무 잘 보이는 데 있었다...

몽촌호만 둘러봤는데도 많은 잠자리와 거미 그리고 파리 종류를 볼 수 있었다. 일부러 촬영하지 않은 녀석들도 많고 소개하지 않은 종이 많은데도 이 정도... 더 다양한 곤충을 보고 싶은데 도심 속 공원에서는 이 정도가 한계일까?

수동 렌즈는 역시 사용이 쉽지 않다. 초점을 유지하기가 힘드니까 촬영이 피곤함. 그래도 결과물을 보면 또 사용하고 싶어지는 이상한 렌즈다. 그래도 당분간은 피해야 할 듯... 허리가 부러질 거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