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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5월 25일] 남이섬과 속초 여행 (1) - 큰소쩍새 등

by 두루별 2024. 5. 27.

잔뜩 흐린 주말에 올빼미를 보러 춘천 남이섬에 다녀왔다.
남이섬에서 올빼미가 육추 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지는 좀 됐는데 이번에도 게으름 피우다 이제 다녀옴...

얼리버드 할인을 꼭 받아야겠다는 아내 때문에 새벽같이 남이섬으로 출발!

서둘러 도착한 남이섬 선착장. 첫 배를 타러 입장.
나미나라 공화국은 뭐지???
남이섬까지 5분도 안 걸림. 첫 배인데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배에서 촬영하러 오신 분들을 많이 만났는데 일단 이분들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근데 오색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가 날아오는 바람에 정신을 빼앗김...
아아아아... 갑자기 청설모(설치목 / 청설모과)도 나타남.

오색딱따구리와 청설모에 정신이 팔린 사이 어르신들은 벌써 시야에서 사라지심... 망했...
짧은 후회가 끝나기도 전에 잔뜩 모여서 뭔가를 촬영하고 계신 대포 부대를 발견!.

배에서 만난 분들 다 여기 계셨다. 처음부터 이 나무가 목표였던 듯.
나무 위에는 귀여운 아기새들이 모여서 잠을 자고 있었다.
한 녀석은 안자고 눈뜨고 째려봄.
혼자 부산 떨고 있는 녀석을 보니 머리에 귀가 달린 게 일단 올빼미는 아니었다.
알고 보니 큰소쩍새(올빼미목 / 올빼미과) 유조. 그것도 4형제...

올빼민 줄 알고 오자마자 목표 달성을 외치며 열심히 찍고 있는데,
옆에 계시던 어르신 한 분이 '소쩍새여...' 하고 작게 알려주셨다. 올빼미가 아니고 소쩍새라니...
어쨌든 종추다! 그때 그 옆에 계시던 다른 어르신이 큰소쩍새라고 정정해 주심... 종추 실패...

근데 어미가 안 보였다. 야행성이라 이제 잘 시간인데 애들만 버리고 어딜 갔을 리가 없다. 분명 근처에서 아기 4형제를 지켜보고 있을 거다. 그렇게 주변 나무도 하나하나 다 확인하고 좀 떨어진 나무들도 다 살펴봤지만 어미는 없었다.

대신 눈이 큰 이 아이가 있었음...

아유 깜짝이야... 선한 눈망울이지만 가까이 가기는 좀 무섭다...
타조(타조목 / 타조과)

타조도 오랜만이었다. 그러고 보니 남이섬에 타조 말고 공작도 있다던데 얘들은 방목해 놨다고 함.

아내가 좋아했던 메타세쿼이아 길

무슨 드라마를 여기서 찍어서 유명해졌다고 아내가 설명해 줌. 그래서 눈사람이 이곳 캐릭터라고...
관심 없는 얘기는 다른 귀로 흘려버리면서 올빼미를 찾아 나섰지만 금방 지쳐서 에너지 충전소로 향했다.

인간적으로 커피 맛이 너무했다... 그냥 카페인만 충전...
귀욤귀욤한 굿즈들을 탐냈지만 아내의 단호함으로 획득 실패...
카페 주변에서 만난 아기 참새(참새목 / 참새과)
육추중인 꾀죄죄한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숲이 좋아서 남이섬엔 다람쥐(설치목 / 청설모과)가 많았다.
이젠 없는데가 없는 꾀꼬리(참새목 / 꾀꼬리과)

커피 한 잔 마시고 슬슬 다시 돌아보기 시작.
처음에 큰소쩍새를 만난 곳엔 아직도 열심히 촬영들하고 계셨다.

슬쩍 보니까 4형제가 가까이 모여서 자고 있었음. 여전히 어미는 안 보임.
데이지(국화목 / 국화과)
수련(수련목 / 수련과)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은 곳이 많아서 사진 찍기는 좋았는데 정작 중요한 올빼미 찾기는 난항이다.
올빼미가 있다고 들은 곳은 출입 통제... 공연장을 만들고 있었다. 진짜 망함...

난감했다. 나무가 만 그루가 넘는다고 하던데 여기서 올빼미를 어떻게 찾는담...

그 와중에 커다란 생명체 발견...
공작(닭목 / 꿩과) 암컷인가 보다. 꼬리가 단촐함.
자기 집 정원 산책하듯 여유로운 발길이었다.

나무 위만 쳐다보면서 걷자니 목이 빠지겠다.
다들 올빼미는 안 찾는지 카메라 들고 다니는 사람이 없음.

뭔가를 뚫어져라 쳐다 보는 청설모.
바로 앞에 아기 청설모가 있었는데 감시중인가 보다.
다른 녀석은 나무에 기대 앉아서 열심히 뭔가를 먹고 있었다.

이때 멀리서 올빼미 한 마리가 날아가는 걸 발견! 열심히 쫓아갔지만 놓치고 말았다... 힘든 취미다...
날아간 방향은 물가 쪽이었는데 물가의 나무는 더 울창했고 높이도 엄청 높아 보였다.

숲에서 날아온 원앙(기러기목 / 오리과) 부부
둘이 다정하게 헤엄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기 동고비(참새목 / 동고비과)
형제인지 옆에 한 녀석이 더 있었다.

물가를 돌아보다 다시 섬 안쪽으로 들어왔는데 동고비들이 난리가 났다.
나무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면서 삑삑 거리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음.

아까 그 공작을 다시 만남.

그렇게 돌아다니다 유원지 느낌의 장소에 왔는데 드디어 카메라가 늘어서 있는 모습을 발견!!!
모두 소니 카메라를 사용하는 분들이 뭔가를 열심히 촬영하고 계셨다... 두둥...

용량 제한으로 2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