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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6월 24일] 참매 3형제

by 두루별 2024. 6. 28.

긴꼬리딱새를 보고 올라오는 길에 멀지 않은 곳에서 참매를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바로 참매를 보러 출발. 참매는 성조는 아니고 이번에 부화한 유조라고 한다. 성조도 근처에 있는데 가끔 먹이 던져 줄 때만 볼 수 있다고 함. 

참매가 있다는 산에 도착했는데 모기가 어찌나 많은지 입을 벌릴 수가 없었다. 입으로 숨 쉬면 모기도 따라 들어올 거 같은... 모기와 더위에 사투를 벌이며 으슥한 산속에서 등산을 얼마나 했을까...

나무에 시크하게 앉아 있는 참매(매목 / 수리과) 발견!
악! 눈이 마주쳤다!!
닝겐 따위 신경 안 씀...
눈매와 발톱... 그리고 부리까지... 정말 멋지다.

태어난 지 1년이 안 된 참매를 보라매라고 부른다고 하니 이 녀석은 참매가 아니라 보라매인 셈. 다른 형제들 찾겠다고 등산로가 아닌 사면을 등산하다 여러 번 미끄러져 입구까지 굴러갈 뻔했지만 간신히 등반에 성공.

힘들게 등산한 보상일까? 다른 보라매를 찾았는데 나뭇잎 사이로 간신히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녀석 발견.
한 번에 참매를 두 마리나 보다니...
넋을 잃고 보게 만드는 외모...
얼굴이 간지러운 모양이다...

이때 갑자기 참매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두 번째 발견한 녀석이 휘릭 날아가 버렸다. 함께 간 지인은 벌써 추적 중... 나는 힘들어서 주저앉아 버렸다. 아이고 저질 체력이 발목을 잡는구나...

한참을 쉬고 있는데도 지인에게 소식이 없어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힘들게 다시 등산을 시작했는데, 숨이 턱에 찰 때쯤 저 멀리 나무 위에 두 마리의 참매가 앉아 있는 게 보였다.

두 마리의 참매가 한자리에.
황금빛인 녀석은 햇빛을 받아서 그렇게 보이는 것 뿐 같은 색이다.

어미새가 근처에 있는 모양이었다. 계속 나무 높은 곳에서 참매 울음소리가 들렸다. 먹이를 던져 줄까 싶어서 기다려 봤지만 먹이를 줄 생각을 안 함. 모기에게 너무 뜯겨서 정신이 혼미해져 일단 하산을 결정했다.

첫번째 발견한 녀석은 다리 하나를 펴고 편하게 쉬고 있었다.
아쉬움에 첫번째 발견한 녀석을 한참 바라보다 하산했다.

모기에게 얼마나 뜯겼는지 온몸이 근질근질... 모기 기피제 따위 수백 마리의 모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그래도 참매 3형제를 모두 볼 수 있었으니 모기 정도는 용서해 줄 수 있다. 움하핫핫핫~

참매 3형제를 끝으로 오늘의 탐조는 끝이다. 새벽 3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정말 꽉 채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