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선상탐조 번개를 위해 강원도 고성으로 새벽같이 출발.
최근 동해에 풍랑 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파도가 심했다는데 오늘은 파도가 잔잔하다는 선장님의 말씀. 앗싸!
지난 10월 말에 이른 선상탐조를 했었지만 그땐 바다오리 한 마리 보고 끝. 목표종이 바다오리류가 아니고 갈매기류였지만 특이한 갈매기도 볼 수 없었다. 그때 심하게 내상을 입어서 선상탐조는 추워지면 하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딱 추워진 거다.
개인적인 목표종은 검둥오리와 알락쇠오리다. 다른 종도 많았으면 좋겠...
잔잔한 항구에 비해 바다는 파도가 좀 있었다. 다행히 바람은 심하지 않은 상황...
큰회색머리아비와 회색머리아비는 현장에서 언뜻 보고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아비는 그나마 구분이 되는데 큰회색과 그냥 회색머리아비는 목에 줄이 없으면 헬... 옆구리의 흰 깃털이 넓게 보이느냐의 여부로 판단하는 수 밖엔...
검둥오리가 섞여있는 경우가 있어서 바다비오리 무리는 잘 살펴봐야 한다. 검둥오리 보고 싶음...
육지에서 부는 바람이 점점 강해지면서 파도도 높아지기 시작. 아주 위험한 파도라고...
먼바다로 나가는 건 포기하고 연안을 좀 더 돌아보기로 했다.
올해 1월 초 선상탐조 때 거의 같은 위치에서 만났던 거 같은데 거의 1년 만에 다시 만난 흰눈썹바다오리.
이렇게 세 시간에 걸친 선상탐조 종료.
이 정도면 아주 알찬 선상탐조였다. 알락쇠오리, 흰눈썹바다오리, 흰수염바다오리 등등... 한 번에 보기 힘든 녀석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던 선상탐조. 검둥오리는 이번에도 못 봤지만 다음 주에 또 올 거니까 그땐 꼭 만날 수 있기를...
서울로 올라가기 전에 수리갈매기가 있다는 청간정을 들르기로 했다.
청간정으로 이동하면서 갈매기 무리가 보이면 둘러보면서 이동을 했는데, 함께 번개에 참가한 중학생 친구가 보고 싶어 하던 세가락갈매기는 아쉽게도 보이지 않았다. 찾으면 없는 건 정말 국룰인 듯...
도착한 청간정엔 평소처럼 바위섬엔 갈매기들이, 해초가 가득한 낮은 바위엔 오리들이 있었다.
수리갈매기는 어케 생긴겨... 거기다 청간정에 오는 녀석은 하필이면 1년생 어린 녀석이라고... 중학생 친구가 동정 포인트를 알려 줬는데 부리가 두껍고 발이 시커먼 녀석을 찾으면 된단다. 일단 찾아보기로...
수리갈매기는 다른 재갈매기들보다 뒤에 있는데도 부리가 더 두꺼워 보임. 부리 크기는 확실히 티가 난다.
오늘 좀 되는 날인 듯. 검둥오리를 제외하고 목표종을 모두 만났다. 거기다 청간정에는 흑기러기가 한 마리 남아 있었는데, 어린 녀석이 혼자 해초를 뜯어먹고 있었다.
주위에서 사진 촬영을 해도 쳐다만 볼 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녀석. 건강히 잘 머물다 갔으면 좋겠다.
재갈매기 보단 작고 머리가 둥글면서 발이 핑크 핑크한 녀석을 발견했는데 작은재갈매기로 보이지만 날개깃을 확인할 수 없어 확신할 수 없는 상황. (작은재갈매기로 판명 나더라도 국내는 작은흰갈매기의 아종으로 분류)
갈매기는 정말 변형도 많고 교잡도 많아서 동정하기 너무 힘들다. 전문가들에게 슬쩍 떠 넘기기...
홍머리오리를 끝으로 길고 긴 탐조가 끝났다.
선상탐조는 대박 재밌었고 다양한 종을 만날 수 있었다. 보고 싶었던 알락쇠오리도 보고 수리갈매기까지! 그런데 다음 주에 또 선상탐조를 와야 함. 강원도 고성에 이렇게 자주 와 보기는 처음... 다음 주엔 검둥오리를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