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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5년 2월 5일] 초심으로 올림픽공원 둘러 보기 - 까치 핸드 피딩

by 두루별 2025. 2. 7.

어제 태안을 다녀온 후 탐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는데,
작년 사진 자료를 정리하다가 작년이 훨씬 즐거운 탐조를 했다는 걸 깨달음.

숨 죽이고 새소리도 녹음하고,
맨날 보는 쇠박새도 예쁘게 찍어주고,
까치 하고도 한참을 놀아주곤 했는데...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종을 만나는 기쁨도 있지만, 매일 가는 공원에서 평범한 새를 만나는 것도 아주 즐거운 일이란 걸 잊고 지냈다. 정말 매일 보는 새를 만나도 너무 좋았는데... 초심으로 돌아가야 내가 행복할 듯...

올해는 섬탐조도 가 볼 생각인데, 새로운 종만 좇기보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새들을 보는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다. 


오늘은 올림픽공원을 초심자의 마음으로 천천히 즐기며 돌아보기로 했다. 가는 김에 새들에게 먹이도 좀 주고...

근데 더럽게 추움... 머리가 시려서 오늘은 모자도 가져왔다.

오늘도 편의점 김밥과 아내가 내려준 커피가 점심

올림픽공원도 식후경. 입구 편의점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편의점 아줌마가 추천한 김밥을 먹었는데... 맛장우가 누군진 몰라도 이건 아니잖아... 분발해라...

비둘기들이 내 주위에 모여들기 시작... 부담스런 눈 빛을 발사하길래 조금 나눠줬더니 테이블에 올라오고 난리 남. 그 와중에 참새도 내 손 근처까지 와서 김밥 부스러기를 얻어먹고 날아갔다. 먹을 게 없는 계절이라 고생들 한다...

멧비둘기(비둘기목 / 비둘기과)
박새(참새목 / 박새과)

박새들의 노랫소리가 바뀜. 얘들 곧 세레나데를 지저귈 모양.
까치도 나뭇가지를 물고 날아다니는 걸 보니 집짓기 시작인가 보다. 곧 공원 전체가 새들의 구애 소리로 시끄러울 듯...

CN-235는 오랜만에 본다. 제대하고 처음 봄.
나를 보더니 참새들이 쪼로록 모여 들었다.
'뭔가 내놔봐라 닝겐'

건빵을 몇 개 부셔 주고 들깨를 좀 뿌려줬더니 난리 남. 근데 까치가 와서 다 뺏어 먹었다...

귀여운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쇠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날이 추워서 그른가? 새도 별로 안 보인다. 사람도 없는 올림픽공원은 한산하고 조용...

오늘은 쇠딱들이 많이 보임
잘생긴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눈을 먹고 있던 박새(참새목 / 박새과)

물까치들은 캣맘들이 챙겨준 고양이 물을 먹고 있던데 박새는 눈을 먹고 있었다.

흰배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산수유 열매의 씨앗을 먹고 있던 밀화부리(참새목 / 되새과)

근처만 가도 놀라서 날아가던 밀화부리들이 이제는 가까이 다가가도 날아가지도 않는다. 근데 큰부리밀화부리는 아직 안 왔나... 올해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륙검은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되새(참새목 / 되새과)

되새 무리가 양지바른 곳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는데, 얘들도 초겨울에 비해 경계심이 많이 내려감.

대륙검은지빠귀
산수유 열매를 먹고 있는 물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시끄러워서 그렇지 물까치도 참 예쁘다
건빵을 두 개나 얻어 먹고 또 달라는 어치(참새목 / 까마귀과)
누구의 작품일까...
딱새(참새목 / 딱새과)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88 호수는 꽁꽁 얼어서 새가 하나도 없었다. 해오라기도 안 보임. 새가 없어서 성내천을 둘러보러 이동.

쇠백로(황새목 / 백로과)
원앙(기러기목 / 오리과) 암컷 혼자 먹이 활동 중
다른 녀석들은 물에서 쿨쿨 자고 있었다.
한산한 올림픽공원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성내천 주변은 낙엽 사이로 푸릇푸릇한 새순들이 올라오는 게 보였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건 큰개불알꽃.

큰개불알꽃(현삼목 / 현삼과)

입춘 추위는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계절은 이미 바뀌고 있다는 걸 실감...

까치를 위한 건빵을 뿌려 놓자
동네 까치들이 다 모이기 시작
목을 빼고 경계하는 녀석도 있고
눈을 먹고 있는 녀석도 있었는데
건빵 하나를 물고는 뺏길까 봐 화살나무 관목 사이로 숨어 버린 녀석

까치들에게 가져간 식빵과 건빵을 모두 나눠주고 입구 쪽으로 가고 있는데, 길 옆 양지바른 곳에 힘없이 앉아 있는 까치를 발견했다. 측은한 마음에 남은 땅콩이라도 주려고 꺼내는 걸 보자마자 이 녀석 쪼로록 달려와 내 발밑에서 눈빛을 발사...

땅콩을 내밀자 넙죽 받아 먹는다.

불쌍한 까치에게 남은 땅콩을 주고 있는데, 다른 까치들도 모여드는 바람에 가져간 땅콩도 모두 나눠주고 말았다.

곰말다리 근처에서 만난 왜가리
겨울을 이겨낸 쇠비름(석죽목 / 쇠비름과)
으... 보기만 해도 추워 보임...
박새(참새목 / 박새과)

대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둘러봤지만 새가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귀여운 녀석들에게 먹이도 나눠주고, 까치에게 핸드 피딩도 해 보고 혼자 신나서 즐거워했던 하루. 이게 탐조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