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5년 2월 8일] 교동도 여행 그리고 강화에서 만난 인생 커피

by 두루별 2025. 2. 10.

토요일 오전 일찍 교동도로 아내와 여행을 떠났다. 
물론 가는 김에 한 바퀴 돌며 새도 찾아볼 생각으로 장비도 챙겨서...

북방검은머리쑥새(참새목 / 멧새과)

엄청난 아지랑이 폭탄... 도저히 촬영을 할 수 없을 지경이라 사진은 몇 장 못 찍었다. 그래도 갈대가 무성한 곳에서는 쑥새, 노랑턱멧새, 검은머리쑥새도 만나고 붉은 머리오목눈이들의 소란스러운 이동도 한참을 관찰할 수 있었다.

노랑턱멧새(참새목 / 멧새과)
붉은머리오목눈이(참새목 / 붉은머리오목눈이과)
말똥가리(매목 / 수리과)
가깝지 않은 거리였지만 날아가 버리는 녀석...
다시 만난 녀석 때문에 이번엔 후진함...
눈을 먹고 있던 큰부리까마귀(참새목 / 까마귀과)
홍머리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추운 날씨에 물이란 물은 모두 꽁꽁 얼었는데 냇가는 얼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그 좁은 곳에 오리들이 놀고 있었음.

개똥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노랑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쇠기러기(기러기목 / 오리과)

꼭 내가 날린 것처럼 사진이 찍혔지만 나는 아니다. 범인은 따로 있음. 어쨌든 초겨울에 비하면 경계가 많이 느슨해졌다.

황조롱이(매목 / 매과)
쑥새(참새목 / 멧새과)

날이 추워서 그런가 새들이 안 보인다. 다들 꽁꽁 숨은 모양. 맹금도 다들 어딘가에 내려앉아서 쉬는 모양이다.

참새(참새목 / 참새과)

참새라도 감지덕지하고 있는데 나무에 앉아서 쉬고 있던 흰꼬리수리를 발견했다.

흰꼬리수리(매목 / 수리과)

사진 몇 장 찍고는 쌍안경으로 조심스레 관찰을 했는데 정말 멋진 피조물이다.

까마귀가 말똥가리를 괴롭힘
독수리(매목 / 수리과)
전신주에 앉아 있던 독수리. 추워 보인다.
쉬고 있는 독수리를 괴롭히는 까마귀들

독수리가 길막하고 있어서 돌아가야 했다...

종다리(참새목 / 종다리과)
오늘은 코 앞에서 볼 수 있었던 종다리들
딱새(참새목 / 딱새과)

딱새를 끝으로 탐조는 빠르게 종료. 이제는 구석구석 돌아볼 시간.

가만있어도 추운데 얼음 위에서 낚시를...
북한의 황해남도 촌당리가 코앞에 보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의 모습은 썰렁하고 추워 보였다. 아내는 관심도 없음...

날도 춥고 새도 없고, 사람 많아지기 전에 일단 점심부터 먹기로 하고 국밥으로 유명한 대풍식당을 방문.

금일휴업...

어쩐지 항상 대기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는데 사람이 없더라니... 그냥 맞은편 식당으로...

이 집은 소머리국밥이 메인. 일단 시켰다. 

집에서 끓인 거 같은 소머리국밥

조미료 안 들어간 건강한 맛. 내가 딱 싫어하는 맛... 음식엔 조미료가 팍팍 들어가야지... 근데 아내는 완전 맛있다고 완뚝했다. 간이 강하지 않고 조미료 안 들어간 음식을 좋아하는 아내의 입맛에는 딱. 그래도 소금을 듬뿍 넣으니 먹을만했다.

뜨끈하게 점심을 먹고 대룡시장을 구경하다 눈에 띈 요상한 가게.

송화칩스는 뭐여? 추우니까 일단 들어가 보는 아내.
페인트 통 같은 깡통에 감자칩을 담아서 파는 가게. 직접 만든다고 함.
음료는 무슨 참기름 병처럼 생긴 병에 담아서 판다.

구경하다 허니버터 맛하고 어니언 맛을 구입. 차에서 살짝 맛만 보기로 했는데... 핵존맛!!!
어니언 맛은 차에서 다 먹어 버렸... 허니버터는 그냥저냥... 어니언 강추!! 역시 Best라고 적혀 있는 걸 골라야 한다...

커피는 강화도에서 마시기로 하고 이동. 지난번 스푼빌에서 내상을 크게 입어서 이번엔 아내가 찾은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렇게 방문한 곳은 '임종호커피'. 그냥 평범한 동네 카페 같은 모습이라 별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주문한 커피를 보고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

라테 아트부터 범상치 않았는데,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시자마자 커알못인 나도 바로 인생 커피라는 걸 직감! 지금 까지 마셨던 커피는 커피가 아니었다. 이게 커피지... 커피를 모르니 설명도 못하겠다. 암튼 끝내줌.

아내도 라테가 너무 맛있다고 호들갑. 아내가 호들갑을 떨고 있을 때 케이크를 혼자 더 먹으려고 조용히 듬뿍 떠서 입에 넣자마자 또 한 번 놀라게 되는 맛... 이 집 케이크도 직접 만든다더니 장난이 아니다...

파리바게뜨는 원래 쓰레기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파는 케이크가 다 쓰레기가 되어 버리는 맛... 케이크가 느끼하지 않고 이렇게 달콤하면서 부드러울 수가 있구나... 처음 알았다. 이 집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

아내와 감탄하면서 순식간에 케이크와 커피를 비워버렸다. 심지어 커피도 저렴... 어쩐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더라니... 당분간 이 집 커피가 계속 생각날 거 같다. 

아내가 집에 오면서 폭풍 검색을 해 보더니 커피 부심이 있는 곳이었다고 알려줌. 케이크도 매일 새로 만들고 커피도 매일 볶는다나... 논밭 뷰에 주변에 볼 것도 없지만 지나는 길이면 꼭 들러서 커피를 맛봐야 하는 곳. 오늘부터 '임종호커피'가 내가 먹은 커피 중 1등이다. 물론 국내 한정... 갑자기 전국 커피 맛집 투어 하고 싶어 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