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중랑천. 오늘은 아내가 장암역까지 태워줘서 편하게 도착.
물새가 많은 호장교 부근을 좀 둘러보다가 창포원 쪽으로 내려가면서 호사비오리도 찾아볼 생각이다.
까치집에 민물가마우지가 앉아 있었는데 머리 깃이 하얀 녀석이라 인상 깊었다.
아직 잘 지내고 있는 황오리 녀석. 나를 보더니 슬금슬금 건너편으로 헤엄쳐 갔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 '2024년 국가생물종목록'을 공개했는데, 드디어 분류된 대백로. 아종 취급 끝. 정식 종으로 인정됐다. 이제 여름 철새인 중대백로라고 적지 않아도 됨. (겨울 철새인 대백로는 학명이 Ardea alba alba다.)
할미새도 23년 자료에서는 5종 밖에 인정되지 않았는데, 개정된 24년 자료에는 12종으로 늘어났다. 그래서 알락할미새의 아종이었던 검은턱할미새를 더 이상 알락할미새라고 부르지 않아도 됨. (사실 나만 그렇게 부르고 있었음.)
그렇게 호장교 주변을 둘러보던 중 멧종다리 소리가 들렸다.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계속 들리는 울음소리. 얼마 전 궁둥이만 보여주고 날아가 버렸던 멧종다리라니...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차근차근 살펴보기 시작했는데...
관목 옆에서 박새들과 함께 먹이를 찾고 있던 멧종다리. 거리가 3m도 안되는데 인간 따위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 날카로운 박새의 울음소리가 들리자 바로 휘리릭 관목 속으로 숨어 버림.
뭐가 지나갔나? 경보 울려 놓고 딴청인 박새 녀석.
지나가던 딱새도 놀라서 얼음 상태.
작은 새들이 모여서 함께 생활하는 거 같았는데, 그 틈에 멧종다리도 함께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 이렇게 겁 많은 녀석이 사람은 안 무서워하는 게 더 이상함.
또 울리는 경보음! 이번에도 박새 녀석이 경보를 울렸다.
그리고 다시 박새들과 날아가 버린 녀석. 그렇게 보고 싶었던 멧종다리를 한참 동안 볼 수 있었다. 행복함...
이제 슬슬 하류로 이동하기 시작. 오늘도 호사비오리를 만났으면 좋겠다...
장암교를 지나면서 하류 쪽을 유심히 살폈지만 호사비오리는 안 보임...
갈대숲을 지나서 다시 중랑천이 보이는 곳으로 나오자 호사비오리가 똭!!
다시 만난 호사비오리. 언제 봐도 예쁘다...
근데 오늘은 약속이 있는지 그대로 헤엄쳐서 하류로 이동해 버렸다. 늦었으면 못 볼 뻔...
모래톱에 흰목물떼새가 있나 살펴보고 있는데,
바로 앞에 있던 비둘기 무리를 황조롱이가 퍽 소리가 나게 덮쳤다. 하지만 사냥은 실패...
딱새를 마지막으로 탐조 끝.
기대도 안 했던 멧종다리도 만나고 운이 좋았던 날. 예쁜 호사비오리도 다시 만났으니 이만하면 최고다.
내일 제주도로 탐조를 떠난다.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일정이라 목표종 이외에 내가 좋아하는 쪼꼬미를 볼 기회는 별로 없겠지만 제주도 쪼꼬미들을 최대한 만나고 올 생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