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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5년 12월 4일] 제주 탐조(1) - 회색바람까마귀 등

by 두루별 2025. 12. 23.

회색바람까마귀 소식을 들은 지 꽤 돼서 벌써 떠났을 줄 알았는데,
며칠 전에 다녀온 선생님이 아직도 잘 있다고 알려주심.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아내 눈치가 보였지만 쿨하게 다녀오라는 말을 듣자마자 여행 계획을 세웠다.
무조건 회색바람까마귀는 보고 오는 거다. 못 보면 볼 때까지 찾을 생각.

일정도 1박 2일로 넉넉하게, 
첫날 하루 종일 찾아보고 못 찾으면 다음 날도 찾아보려고 숙소도 서귀포에 잡았다.

전날은 하루 종일 비 예보. 출발 당일은 하루 종일 흐리다는 예보.
그래도 비는 안 온다니 다행이지... 일단 가보는 거다. 두둥....

촌놈이 너무 일찍(새벽 4시) 공항에 오는 바람에 공항 불도 꺼져있고 할 게 없었다.
이참에 자동 출입국 심사도 등록하고 공항 구경도 하다 보니 5시에 드디어 불이 켜짐.
(공항이 너무 어두워 출입국 심사용 사진은 화장실에서 찍은 거 안 비밀...)

1빠로 수속을 마치고 커피 한 잔 하며 숨 돌리기 후,
또 한 참을 기다려서 드디어 첫 비행기로 제주로 출발!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상황.
근데 구름이 너무 두터운 거 아니냐고...

두꺼운 구름을 뚫고 내려오니 제주가 보인다. 

예약한 차도 찾고 목적지로 출발하려는데,
렌터카 직원이 중산간은 폭설 예보라 그쪽은 피하라고 귀띔해 줌. 포...폭설?? ㄷㄷㄷㄷㄷ

사진은 없지만 가는 길 중간중간 눈 땜에 차단된 곳이 있을 정도였음. 
이때부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추워서 떠난 거 아녀? 눈이 많이 왔다던데 떠났을까?? 괜히 왔나?????

그렇게 고민만 하다 드디어 목적지 도착. 
막막했다. 이 넓은 데서 어떻게 찾을까... 
그나마 다행인 건 눈이 거의 녹았다는 정도?

바다직박구리

주차장에서 나오자 바직 한 마리가 처마에 앉아 있었다. 

딱새

딱새 수컷도 삑삑 거리며 나를 노려봄.

검은이마직박구리

제주도에선 흔한 검은이마직박구리도 시끄럽게 울고 있었는데,
저 녀석들이 회색바람까마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본격적으로 회색바람까마귀를 찾으려는데...

감귤밭 끝에 있는 벚나무에 처음 보는 녀석이 똭!!!
저 녀석... 회색바람까마귀다....
발견하자마자 미친 듯이 달려 가...기는 개뿔... 날아갈까 봐 고개 팍 숙이고 살금살금 접근... 젭알... 제엡알...

회색바람까마귀

정말 회색이었다... 이름 잘 지었음...
바람까마귄데 회색이라니... 곱다 고와....

이 녀석 나를 슬쩍 보고는 신경도 안 썼다. 무시해 줘서 고맙다...

높은 가지로 옮긴 녀석.

두리번두리번...
순식간에 날아올라 뭔가를 잡아서 꿀꺽...

다른 나무로 옮겨간 녀석.

높은 가지를 좋아하는 건 바람까마귀랑 똑같음...

잎에 고인 이슬을 먹는 녀석...

콧물 털기 시전...

혼자 종알종알 대더니 관목 너머로 날아가 버렸다.

허.....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힘이 쪽 빠짐...
근데 나 회색바람까마귀(이하 회바까) 본 거 맞겠지??
얼른 Picture Bird에 방금 촬영한 사진을 하나 넣어 봤다. 
회바까가 맞단다. 얏호!!! 도착 5분 만에 미션 클리어!!!~

순간 고민에 빠짐...
비행기하고 숙소 취소하고, 렌터카 빠르게 반납하고 오늘 서울로 고고???

남의 귤밭 돌담에 걸터앉아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스님이 나오셔서 '뉘슈?' 하시길래,
'서울에서 온 두루버드이옵니다. 귀한 새를 보러 왔사옵니다.' 하니까
'아하 그러시군유. 많이 보세유.' 하시고는 쿨하게 퇴장하심.

스님의 허락도 받았겠다 딱히 다른 곳을 둘러볼 계획도 없었으니,
회색바람까마귀에 올인하기로 결정. 다시 나올 때까지 차에서 잠시 쉬기로...

하루 종일 흐리다더니 갑자기 구름이 걷히며 해가 쨍쨍... 
기온이 빠르게 오르며 바닥에서는 수증기가 피어오르기까지 했다.
입고 온 패딩이며 목도리며 죄다 벗어 버리고 후드티 하나만 입고 돌아다녔다.

때까치

회바까가 다시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주위를 좀 둘러봤는데,

동박새

역시 제주도. 참새는 안 보이고 온통 동박새 투성이.

동박새를 보고 있자니 회바까가 다시 나타났다.

잠시 모습을 보였다 다시 사라짐.

광대나물

제주도에는 겨울에도 광대나물이 지천이었다. 
아...안대... 다른데 정신 팔지 말아야지...

먼나무

이 나무는 먼나무야?? 먼나무유...

애기동백

귤이 탐스러웠지만 스님의 감시가 삼엄해서 손댔다간 사망각... 
따 가면 죽인다고 적혀있었음...

소철꼬리부전나비

그 와중에 절에서 신기한 나비 발견!
무슨 나빈가 했는데 소철꼬리부전나비라고 함. 오오오 종추!!

절도 둘러보고 동박새 노는 걸 지켜보고 있는데,

새매

새매형 등장!!

까마귀랑 엎치락뒤치락하다 떠나 버림.

앗!! 다시 나타난 녀석!!

먹이 사냥 좀 하다가 또 사라짐.

주위엔 때까치가 여러 마리 있었는데 서로 사이가 안 좋았다.

기다리다 때까치의 말벌 먹방도 감상함.

냠냠...

흰배지빠귀

덤불에서 계속 뾱뾱뾱 소리가 나서 어떤 지빠귀여 했더니,
흰배지빠귀 두 녀석이 싸우고 있었다. 하여간 안 친함...

갑자기 내쪽으로 날아오는 녀석!

전선에 앉아서는 특유의 노래를 하기 시작.

그러더니 어디서 말벌을 잡아다가 얘도 한 입에 꿀꺽~

이번엔 반대편 밭 근처 나무에 내려앉았다.

점점 구름이 걷히면서 파란 하늘 배경으로 깃도 다듬고...

주위도 구경하다 근처 나무 기둥으로 자리를 옮김.

거리가 5m도 안 되는 상황이라 조용히 담장 밑에서 지켜봤다.

혼자인데도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날아다녔는데,
동료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혼자 생각해 봄.

이제는 거리도 아주 잘 주는 녀석.
몇 시간 따라다녔더니 나 따위 신경도 쓰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하는 경지에 이름.

중간에 렌즈만 들고 온 제주대 처자도 만났는데,
회바까를 보러 왔다는 말에 안내도 해주고 촬영하는 거 잠시 구경도 하다 문득 이 정도면 충분히 봤다는 걸 깨달음.

미련이 남아서 한 번 더 봐주고 잘 지내길 기원하며 자리를 떴다.

너도 잘 있어라...

벌써 늦은 오후. 몇 시간을 본겨...
그래도 벌써 숙소로 가기는 아쉬워서 멀지만 종달 해변을 둘러보기로 하고 이동...

사진이 너무 많아 종달 해변은 2부에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