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하루가 멀다 하고 귀한 새 소식이 들린다.
그중에서도 보고 싶어 했던 쇠재두루미 소식이!!!
임진각의 쇠재두루미 소식은 들었지만 민통선 안쪽이라 빠르게 포기했었는데,
이번엔 사천에 쇠재두루미가 왔다는 소식이었다. 두둥....
근데 너무 멀어... 혼자 당일치기로 왕복을...하면 되지 뭐. 렛츠고!
새벽 5시에 사천으로 출발. 9시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헉헉...
자주 출몰한다는 농경지로 이동하고 있는데 선 너머에서 재두루미들이 날아오는 게 보였다.
오오!! 재두루미들이랑 같이 다닌다고 했으니 저 무리 안에 있을지도???

빙고~! 재두루미 무리에서 바로 눈에 띄는 아주 작은 녀석이 보였다.

문제는 너무 멀고 아지랑이가 심해서 제대로 보기가 힘들다는 거...

거기다 두루미 형들 예민한 건 세상이 다 아는...
어찌나 예민한지 이상한 낌새만 느껴져도 무리 전체가 고개를 들고 경계 시작.
살 떨렸다... 저러다 날아가 버리면 처음부터 다시 찾아야 함.

거기다 어찌나 작은지 재두루미가 앞에 오면 그냥 사라져 버림...

안 보이지??? (하지만 다리가 엄청 많은...)

맨 뒤에 있음...

무리와 함께 있어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거 같았다.

흑두루미가 작다고 생각했는데,
쇠재두루미에 비하면 흑두루미는 최홍만임...
하지만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된다.

경계도 같이 하고,

먹이도 같이 먹는 당당한 무리의 일원.

정작 문제는 아지랑이... 사진이 안 됨....

해가 떠 오르며 아지랑이는 더 심해졌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님...
내가 아지랑이랑 싸우고 있는 동안 쇠재두루미는 무리에서 떨어져서 먹이 활동 중.



혼자 떨어져 나와 열심히 먹이 활동을 하다가,


기지개도 시원하게 한 번 하고,

잠시 고뇌에도 잠겨 보는...
사진은 아쉽지만 이렇게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만족이다.

재두루미끼리 싸움도 하고 먹이 쟁탈도 했지만,

큰 재두루미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네가 제일 이뻐...

맨 앞에 있는데도 재두루미 등 밖에 안 되는 키...

어린 재두루미 보다도 훨씬 작다. 정말 작은 두루미...

그런데도 늠름하게 어깨 좍 펴고 서 있었음.

재두루미 한 번 먹을 때 얘는 한 세 번은 먹는 듯.
작아서 그런지 동작이 빨라서 푝푝푝 하고 땅을 찍어 먹었다.

사천 공항이 근처라 날아 다니는 비행기를 경계하는 쇠재두루미.

그러다 풀숲에 앉아서 쉬기도 했는데,

벌떡 일어나서 깃도 정리하고 혼자 바쁜 쇠재두루미.

그러다 두루미들이 모두 날아 올랐다!! 아이고...
다행히 멀리 날아간 거 같지 않았는데,
날아간 방향으로 가 보니 넓은 모래톱이 있었는데 많은 재두루미들이 모여서 쉬고 있었다.

물이 빠져서 그런지 엄청 넓은 모래톱.

저어 멀리 보이는 쇠재두루미. 아까 거리 두 배는 되는 듯...


함께 다니는 무리를 찾아 함께 다니는 쇠재두루미.
아쉽지만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마음 같아선 3박 4일 동안 따라 다니고 싶지만 현실은 올라가야 하는...
그렇게 쉬고 있는 쇠재두루미를 뒤로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갈 땐 4시간 올 땐 6시간... 정말 엄청 막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늦게 올 걸...
당일치기로 무리해서 먼길 다녀왔지만 머리는 맑았다.
고대하던 쇠재두루미와의 만남...
이렇게 [한국의 새]에 등록된 두루미류는 모두 만나 본 셈.
마지막 퍼즐이었던 쇠재두루미는 너무 작아서 더 소중해 보였다.
제발 머무는 동안 괴롭힘 당하지 말고 잘 지내다 갔으면 하는 바람...
맨날 이런 걱정을 해야 하는 게 한심함...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