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실패한 작은재갈매기를 찾으러
오늘은 아내와 함께 아침 일찍 고성으로 출발~
아이고 피곤하다...
작은재갈매기가 뭐라고 이틀씩이나...
청간해변에 도착해 보니 갈매기는 몇 마리 없고,
아메리카홍머리오리가 먹이 활동 중.


이런 대우를 받을 아이가 아닌데...
올 때마다 있으니 이제는 감흥이 없...
대충 둘러봐도 갈매기 무리에서 특별한 녀석은 안 보임.

큰재갈매기 변환깃에 잠시 정신을 뺏겼지만 다시 정신 차리고...

청간정으로 이동해 보니 흰줄박이오리를 찍는 분들 발견.

오랜만에 암컷도 있길래 나도 몇 장 찍어줌.

줄무늬노랑발갈매기(Taimyr Gull)

재갈매기들을 둘러보다 보니,
벌써 청간해변과 청간정을 네 번은 왕복한 듯.
열 번 왕복하면 생겨난다고 했으니까...

자꾸 정신을 빼앗는 줄무늬노랑발갈매기 ...
안돼애애애 정신 차려야 한다...
다시 청간정으로 이동...

갯바위에는 갈매기가 모여 있었는데,

어린 갈매기는 발이 분홍색인 걸 이번에 처음 알았음...
그냥 색이 좀 빠진 노란색인 줄 알았는데...

심지어 얘는 거의 검은...색...

갈매기가 이런 핑크핑크한 발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그렇게 작은재갈매기는 까맣게 잊고 갈매기 삼매경에 빠져 있는데,
한 학생의 아버지가 오셔서는 저 끝에 있는 갈매기가 수리갈매기가 맞는지 물어보셨다.
말씀을 듣고 살펴보려는 순간 휘릭 날아 버림...


음..........
첫째날개깃과 꼬리깃을 보면 맞는 거 같은데...


다리 색도 맞는 거 같고..

역광이 심했지만 수리갈매기가 맞는 거 같았다.
아이들이 엄청 좋아해서 오동정이라도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분위기...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 수리갈매기를 만났는데,
어제는 2회 겨울깃의 개체였고, 오늘은 유조 아니면 1회 겨울깃으로 보이는 개체.
작은재갈매기 빼고는 청간에서 볼 수 있는 갈매기는 다 본 거 같다.
다시 터덜터덜 청간해변으로 돌아오는데,
해변 앞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있다는 아내의 연락을 받고는 바로 호로로록~

이른 시간인데도 카페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이 집 존맛탱...
커피도 맛있었지만 이거 엄청 맛있었다. (이름은 까먹음)
피낭시에 맛집이라는데 맨날 와도 모르고 있었구나...
후딱 커피를 마시고 아내는 카페에 두고 다시 둘러보러 나왔는데,
꼬맹이들이 해변을 뛰어다니고 있어서 갈매기들은 모두 바다로 도망감...
망조의 그림자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던 그때...

저 멀리 뭔가 느낌이 오는 녀석이 보였다.

비슷한 녀석들을 수 없이 만났지만,
왠지 이 녀석은 다르다는 걸 바로 직감함!!
꼬맹이들이 오기 전에 얼른 달려가 보니...

일단 다리 짧고 얼굴과 목까지 갈색 패턴 있음.

눈테도 분홍색!! 커헙...

머리도 동글~!
부리도 작고 귀여움...
으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녀석 작은재갈매기 맞다!!

좀 자세히 보려고 했더니,
꼬맹이들이 달려와서 그만...

날아올라 버리고 맘... 안된다아아아...
(근데 그 바람에 P10, P9의 패턴을 볼 수 있어서 개꿀)

근데 바다로 날아가지 않고,
다시 크게 돌아 다시 해변으로 오는 녀석!!





오오오오오오.....
이런 영광이 있나... 바로 앞으로 날아가 주심...


작은재갈매기(Thayer's gull)는 P10과 P9의 패턴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던데...
특히 P9의 일명 thayeri pattern이 작은재갈매기의 특징이라고 함.
Gull Research Organisation
gull-research.org
맞는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
날개 패턴은 워낙 개체 차가 커서 여러 동정 포인트 중 하나로 봐야 함.

해안으로 다시 날아온 녀석이 전신주에 내려앉았다.
오우 대박!!

얼른 전신주 밑으로 가서 조심스레 관찰...
밑에서 보니 짧은 부척이 더 확실하게 보였다.
재갈매기보다 짙은 분홍색 다리도...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자세히 볼 수 있을 줄이야...
해오롱이도 함께 봤으면 좋았을 텐데...
한참 동안 전신주에서 쉬던 녀석은 홀연히 바다로 날아가 버렸다.
이틀 동안 애타게 찾던 녀석과도 이렇게 이별.
작은재갈매기(Larus glaucoides thayeri)는 공부할 거리가 많은 종이었다.
첫째날개깃의 패턴도 그렇고 파면 팔수록 끝없이 내용이 나옴.
이래서 갈매기에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말이 있나 보다...

이틀이나 애타게 찾던 작은재갈매기를 만나고
원 없이 바다를 봤던 이틀간의 탐조.
곧 다시 만날 고성 바다를 뒤로 하고 길었던 탐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