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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6년 3월 3일] 제주도(1) - 파랑딱새

by 두루별 2026. 3. 10.

제주도에 파랑딱새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비행기를 덥석 예약.
해도 뜨지 않은 꼭두새벽에 짹이아빠와 함께 제주도로 출발했다.

파랑딱새 딱 기다려라...

날이 많이 흐렸다. 땅이 하나도 안 보임...
어제까지 전국적으로 비 예보여서 날짜를 하루 늦춘 건데 오늘도 날씨가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파랑딱새는 발견된 지 벌써 일주일이 넘은 상태.
발견 위치도 공개가 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을 거로 예상됐다. 어제는 하루 종일 엄청난 비바람이 몰아쳐서 새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는데, 오늘은 어떨지 제주도가 가까워 지자 생각이 많아졌다.

제주도에 도착했지만 여기도 하늘이 시커먼 게 금방 비라도 쏟아질 분위기...

한라산 중산간을 통과할 땐 진짜 세차게 비가 내렸는데,
다행히 해가 뜨자마자 파랑딱새가 나타났다는 기쁜 소식도 들려왔다! 유후!!~

현장에 도착해 보니 이미 여러 분들이 파랑딱새를 촬영하고 계셨는데,
딱히 찾을 필요도 없었다. 멀리서도 그냥 눈으로 딱 보임.

파랑딱새... 말로만 듣던 그 파랑딱새를 실제로 만났다.

별로 사람을 경계하진 않았는데,
보자마자 먹었던 열매의 씨앗을 퉤~ 뱉어 버림.

잠시 앉아 있다가 다시 날아올라 벌레를 잡는 모습이 영락없는 딱새.

너무 가까워서 뒷걸음을 쳐야 할 정도로 거리도 잘 줬다.

사철나무에 앉아 있을 땐 파란색과 초록색이 너무 잘 어울렸다. 정말 이국적인 색이다...

덤불과 나무를 옮겨 다니며 열심히 사냥을 하고 있었는데,

사냥하는 녀석의 꼬리를 보니 꼬리깃이 몇 개 빠져있는 걸 알 수 있었다.

깃갈이를 하는 건지 다른 이유로 빠진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다행인 건 이곳 생활에 잘 적응해 있는 거 같았다.

지금껏 봐왔던 파란색이 들어간 새들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녀석.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몰라 최대한 눈도장을 찍었다.

제주도 서귀포 해안가에서 발견된 파랑딱새.

주변 풍경도 어마무시했다.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사냥을 하다니...

몇 시간을 녀석과 함께 한 후 잘 지내기를 빌어주며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안녕!! 잘 지내야 해~

가는 길에 보말 칼국수 한 그릇씩 하고... 흐룹... 
맛은... 글쎄... 난 그냥 명동칼국수가 더 맛있는 거 같음...

식사 후 이동한 곳은 제주 중산간의 삼나무가 우거진 어느 마을...

이곳에서 며칠 전 검은멧새를 보고 오신 선생님이 계셨다. 
어둡고 복잡한 조릿대 사이로 은밀히 다니는 검은멧새 특성상 촬영 난이도가 높아서 인증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

몇 번 움직이는 걸 보긴 했지만 촬영은 어림도 없었다. 
그렇게 해가 저물어 갈 무렵 이곳에서 검은멧새를 발견한 학생을 만나는 영광을... 정말 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거기다 겸손하기까지 했다. 세상 다 가진 거지 뭐...

검은멧새에 대해 이야기 꽃을 피우다 보니 벌써 해가 지기 시작. 급하게 숙소를 예약하고 제주시로 이동했다.

선생님들과 저녁을 간단히(?) 먹고는 숙소로 돌아와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곯아떨어져 버리고 말았는데, 꿈에 검은멧새가 나에게 날아오는 꿈을 꿨다는...

이렇게 제주도에서의 첫날이 저물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