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촬영하면서 플랫(Flat)이나 다크(Dark) 프레임을 별도로 촬영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전문적으로 촬영하시는 분들이 들으면 깜짝 놀랄 일이겠지만, 저는 지금까지 딱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성능이 좋은 카메라(ASI6200MM)를 구매하고 난 후부터 주변 광량의 차이가 느껴지기 시작하더군요. 이전에는 포토샵에서 그럭저럭 평탄하게 처리를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처리할 수 없는 수준의 비네팅(Vignetting)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게, 지금 사용하는 경통(FSQ-106ED)의 이미지 서클(Image Circle)은 645 Reducer QE 0.72X 감속기를 사용하면 ⌀60mm고, 직초점으로 사용하면 무려 ⌀88mm나 되기 때문에 풀 프레임 센서를 사용해도 비네팅이 심하게 발생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비네팅이 발생을 하고 있으니 원인을 찾아야 하겠지만, 먼저 그동안 미뤄왔던 플랫 프레임을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플랫 프레임을 촬영한 경험이 없어서 자료를 좀 찾아보니까...
1. 하얀 천(면 티셔츠 등)을 망원경 앞에 두르고 해뜨기 전 어스름을 이용해서 촬영한다.
2. LED 램프 등을 광원으로 이용하고 확산판(아크릴 판 등)을 사용하여 촬영한다.
3. 유기 EL 패널을 이용하여 확산판(아크릴 판 등)을 사용하여 촬영한다.
이 정도의 방법이 대세인 거 같았습니다.
1번이 가장 쉽게 해 볼만 한데 새벽 어스름이 아니면 촬영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고, 2번의 경우는 밝기가 균일하지 않아서 확산판을 잘 만들어야 하나 봅니다. 3번의 경우는 유기 EL 패널의 특성상 밝기가 전체적으로 고르고 ND 필터와 확산판을 조합하면 아주 좋다고 하는군요. 팔랑귀인 저는 아주 좋다는 단어가 들어간 3번으로 바로 결정!
하지만 집에 오면 쉬기도 바쁜데 뭔가를 만들 자신은 없어서 우리의 보물창고 Aliexpress를 뒤져보니 바로 쓸만한 제품들이 나오는군요. 완제품부터 반제품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냥 마음에 드는 걸 고르면 되는 수준...
ND 필터도 포함되어 있고 보관용 가방도 준다는 제품이 살짝 비쌌지만 마음 편하게 쓰자는 생각으로 질렀습니다.
요즘 들어 알리에서 주문하면 제품이 꽤 빨리 오더군요.(무슨 일이 있나?) 이번에도 주문하고 1주일 만에 도착했습니다.
만듦새는 접착 본드가 여기저기 흘러나와 있고 재질도 좀 싼 티가 납니다. 그리고 뒷면에 12V 인버터를 대충 붙여놨는데, 처음엔 이게 뭐야? 싶었지만 사용해 보니 이렇게 붙여 놓은 게 오히려 편하더라고요.
전원은 12V를 사용하기 때문에 ASIAIR Pro에서 바로 전원을 줄 수 있습니다. 요건 아주 편합니다. 그리고 밝기는 ND 0.6 필터(2-stop)가 들어가 있다고 하는데 생각보다는 좀 밝았습니다.
사진에서는 살짝 푸른빛이 돌지만 실제로 보면 백색광입니다. 다행히 전체적으로 광량은 균일해 보였고요. 그리고 실제로 사용을 해보니까 밝기는 플랫 프레임을 촬영하는 데는 적당했습니다. 오히려 너무 어두웠으면 협대역 필터의 플랫을 촬영할 때 좀 어두웠겠다 싶었습니다. 설마 이런 것 까지 세심하게 고려해서 만들지는 않았겠죠?? ㅎㅎ
DIY에 비해 두 배 넘는 가격을 지불했지만 저는 만족합니다. 허접하지만 보관용 알루미늄 케이스도 주고 적당한 밝기에 12V 인버터까지 다 포함되어 있으니 그냥 사용만 하면 되니까요. 단지 내구성이 좀 약해 보여서 낙하 실험 한 번이면 휴지통으로 보내야 할 거 같아 조심조심 다뤄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네요.
이렇게 Aliexpress에서 구매한 플랫 조명을 지난번 촬영에서 처음 사용해 봤는데, 처음이라 제대로 플랫 프레임을 촬영했는지 모르겠지만 주변 비네팅은 결과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잘 동작 하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