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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Deep-sky

[2020년 11월 14일] M42 - 오리온 대성운

by 두루별 2020. 11. 16.

2020-11-14 01:27(KST) @ Cheorw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 ZWO ASI6200MM, RainbowAstro RST-300
Baader LRGB Filter
Takahashi GT-40(240mm f/6.0), ZWO ASI290MM Mini, ASIAIR Pro
L: 60x1min(1x1bin), RGB: 20x30sec(2x2bin) (gain 0, temp -10℃), 20 bias, 20 flat, no dark
Pixinsight 1.8.8, Photoshop CC 2020

LRGB 두 번째 촬영으로 M42 오리온 대성운을 촬영했습니다.
국민 대상이라고 불리는 대상인만큼 밝고 화려하지만 이미지 처리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Pixinsight도 아직 초보라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적당히 처리하고 급하게 마무리... 색감 잡는 게 제일 문제...

노출은 1분이면 적당할 줄 알았는데 별이 다 타버렸습니다. 흑흑 ㅜㅜ
Pixinsight의 CalculrateSkyLimitedExposure라는 스크립트로 계산을 해 보니 30초 노출을 주라고 했는데 믿음이 부족한 저는 30초를 더 줬지요... 부족할까 싶어서요... 그랬더니 다 타버려서 별이 퉁퉁 부어버렸습니다. ㅎㅎ

거기다 Baader LRGB 필터는 Halo가 어찌나 심한지 가뜩이나 노출도 많이 줬는데 Halo까지 생겨서 별이 더 부어버렸습니다. Baader 필터가 원래 이렇게 Halo가 심한 가요? 아니면 제가 노출을 많이 줘서 그럴까요...
다음 달에 올 Chroma LRGB 필터는 Halo가 없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이번에도 느낀 거지만 L 채널은 역시 진리였습니다. RGB 채널은 적당히 원하는 색감이 나올 정도의 노출과 매수만 촬영하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L 채널에 투자하는 것이 정답인 거 같습니다. L 채널을 넣고 안 넣고의 차이는 거의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역시 콘트라스트는 L 채널이 갑!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초보적인 실수를 이번에도 했는데요...

촬영 중간에 대부분 메리디안 플립(Meridian Flip)이란 것을 하게 됩니다. 이걸 우리말로 뭐라고 해야 할까... 자오선 뒤집기(?) 정도가 되는 건데... 암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촬영 대상이 자오선을 넘으면 경통이나 카메라가 삼각대와 충돌할 위험이 있어서 자동으로 180도 반대 방향으로 돌려서 다시 추적을 하는 기능을 '메리디안 플립'이라고 합니다.

아주 신박한 기능이고 100%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을 쓸 필요는 없지만 딱 한 가지 가이드 별을 잘 골라야 합니다. 화각이 180도 회전하는 것이라 회전 후에도 화각에 남아있을 별을 골라야 하는 건데 저는 늘 이 별을 대충 선정하는 그런 것이죠... 가이드 카메라의 중심과 메인 카메라의 중심을 일치시키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리 잘 생각해서 설정하면 되는데 항상 대충 고르고 시작하는 바람에 메리디안 플립 이후에 가이드 별을 놓쳐서 RGB 프레임은 30% 가까이 별이 흘러서 못쓰게 됐습니다. 아오...

그 바람에 별은 붓고 흐르고... 30장 중에 20장 정도만 합성을 하니까 노이즈는 자글자글... 
그나마 다행인 것은 L 채널의 촬영이 끝나고 플립이 일어나는 바람에 L 채널은 온전하게 모두 건졌다는 것이죠.
별자리곰님도 조언하셨지만 저는 관측지에 도착이 늦어서 촬영 시간이 항상 부족합니다. 그런 저에게는 LRGB 촬영보다는 OSC(One Shot Color) 냉각 카메라(쉽게 말해 칼라 카메라)가 필요한 거 같습니다. 월령 좋을 때 촬영 나가기가 쉽지 않은데 좋은 기회를 이렇게 날리면 너무 아까우니까요... 몇 개 내다 팔아야겠습니다.ㅎ

플랫(Flat) 프레임 촬영도 별자리곰님 덕분에 이번에 제대로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APT(Astro Photography tool)라는 프로그램에서 CCD Flats Aid라는 기능을 써서 최적의 노출 시간을 계산해 주셨는데요. 요거 아주 물건이네요!! 필터 별로 알아서 최적의 노출시간을 찾아서 알려주는데, 그 노출대로 촬영을 하니까 정말 부드럽고 예쁜 플랫 프레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얼마나 대충 촬영했는지 이번에 다 들통나고 말았다는... (아악! 창피해!!!)
선명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배경의 평탄화가 정말 중요한데 드디어 제대로 된 플랫 프레임을 얻게 됐네요. ㅎㅎ

플랫 프레임도 제대로 적용하고 L 채널도 평소보다 많이 촬영을 해서 예전에 비해 콘트라스트가 높은 이미지가 됐습니다만, 제가 생각했던 완성된 모습은 만들 수 없었습니다. 오리온 대성운 보다 배경의 먼지 구름을 더 강조하고 싶었는데 촬영 매수가 부족해서 이 정도가 한계인 거 같습니다. 다음에 H-Alpha를 촬영해서 합칠지... 아니면 L 채널을 더 촬영할지 고민 중인데 아마 그냥 다음 대상으로 넘어갈 확률이 99%....

플랫 촬영하고 짐 정리를 하는 사이 해가 떠오르고, 그믐달과 수성, 금성도 맨눈으로 보고 관측은 원 없이 한 날이었습니다.

피곤해서 정리하고 눈 좀 붙이려는데, 이른 아침부터 어르신들께서 작업을 하러 오시는 바람에 살짝 눈치가 보이더군요. 할 수 없이 바로 철수하고 휴게소에서 잠시 쉰다는 것이 코까지 골며 쿨쿨 자버렸습니다. 아 개운해...

돌아오는 토요일은 일이 있어서 날씨가 좋아도 출사를 나가지 못할 거 같습니다. 이제 또 한동안 관측지와 이별이네요. 그동안 주욱~ 달려왔는데 잠시 쉰다고 생각하니 아쉽습니다... ㅜㅜ

마지막으로 이미지 처리 과정을 공유합니다. 별자리곰님도 항상 처리 과정을 공유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됐는데 저는 과정이 너무 간단해서 공개해도 의미가 없을 거 같아 고민을 좀 했습니다만 혹시라도 도움이 되시는 분이 계실까 싶어 처리 저의 과정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RGB 채널이 합성된 상태에서의 Pixinsight를 이용한 이미지 처리 순서입니다.

1. DynamicBackgroundExtraction : Tolerance 1.8, Sample radius 15로 Substract 적용.
2. MultiscaleLinearTransform : 별자리곰님 블로그 참고하여 기본 설정.
3. HistogramTransformation : 4~5회에 걸쳐 조금씩 적용. 완성된 느낌의 80% 선에서 완료.
4. HDRMultiscaleTransform : HDR이 필요한 경우에만 layer 5~7 정도 값으로 적용. (여기서는 6으로 적용)
5. HistogramTransformation : 별이 포화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완성된 느낌의 90%로 완료.
6. CurvesTransformation : 원하는 색감이나 강도가 되도록 채도, 색감 등을 조절. (너무 강하지 않게)

L 채널도 RGB 채널과 동일하게 처리한 후 LRGBCombination으로 RGB 이미지에 적용하면 합성 완료입니다.
초기 단계에 너무 강하게 조절을 하면 후처리가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부드러운 느낌이 나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Pixinsight를 이용해 만들어진 LRGB 이미지를 저는 Photoshop으로 옮겨서 배경색 정리, 콘트라스트 조절, 자동 색감 조절 등 기본적인 처리를 하고 Astronomy Tools라는 천체 사진용 Action 모음을 이용하여 마무리를 합니다. 이 Action 모음의 리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Astronomy Tools Action Set Review | Is it Worth Buying?

The Astronomy Tools Action Set is a true asset to any amateur astrophotographer that processes images in Adobe Photoshop. I personally use it all the time.

astrobackyard.com

마지막으로 별의 크기를 줄여주는데, 별의 크기를 줄이면 대상이 돋보여서 집중하기 좋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포토샵 액션을 이용해도 좋고 Pixinsight의 MorphologicalTransformation을 이용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건 취향이고 선택 사항이니까 반드시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게 끝입니다. 정말 별거 없죠?? 개인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선호하는 편이라 결과물이 항상 쨍한 느낌 없이 약간 물렁한... 흐리멍덩한 그런 느낌의 결과가 많습니다. 정답이 없는 작업이니까 그냥 '저런 식으로 하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구나' 정도로 봐주세요. ^^

언제나 그렇지만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는 원판불편(原版不變)입니다. 항상 원본을 잘 찍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실수가 많아서 손실되는 데이터가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