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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Deep-sky

[2021년 10월 16일] ASI6200MC 첫 촬영: 오리온 성운과 말머리 성운

by 두루별 2021. 10. 19.

2021-10-17 01:37(KST) @ Cheorwon-gun, Gangwon-do, South Korea
Takahashi FSQ-106ED+F3RD(f/3.0), ZWO ASI6200MC Pro, RainbowAstro RST-135E
Askar FMA180(180mm f/4.5), ZWO ASI290MM Mini, ASIAIR Pro
Chroma LoGlow, 60x2min (gain 100, temp -10℃), 60 bias, 30 flat, 20 dark
Pixinsight 1.8.8, Photoshop CC 2021, Topaz DeNoise AI
Temp. -4.1°C(Min), Humidity : 48.1%RH(Max)

고민 끝에 몇 번 사용하지도 못한 ASI2600MC를 정말 잘 사용하실 분에게 보내고 풀프레임(Full-Frame, 이하 FF) 컬러 카메라인 ASI6200MC를 구입하였습니다. 방출한 ASI2600MC는 APS-C 센서로 200mm 렌즈에서 FF와 비슷한 화각으로 촬영할 수 있어서 구입했지만, 협대역 촬영 용인 흑백 ASI6200MM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물에 별의 색을 살리는 등의 작업을 하려면 역시 동일한 센서 크기인 FF 카메라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큰 마음먹고 교체를 했습니다. 

적혀있는 모델명만 다를 뿐 ASI2600MC와 외관과 본체 크기는 동일하고 센서 크기만 다릅니다.

그런데 동일한 Sony IMX455 센서를 사용하는 QHY社의 카메라는 센서 전면에 있는 보호 유리(Protection window)의 코팅이 AR(Anti-Reflection) 코팅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ZWO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고요.(아오... 뭔가 허술한...)
만약 ASI6200MC도 AR 코팅이라면 흔히 말하는 UV/IR 필터(L 필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별이 퉁퉁 부어 보일 겁니다. 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항상 광해 필터를 사용할 생각이라 문제는 없겠지만 그래도 코팅의 종류는 확인해야 할 거 같아서 문의를 했습니다.

문의를 하자마자 답변이 왔습니다. 빠릅니다... 이럴 거면 그냥 제품 정보에 적어두면 될 것을... 
아무튼, ZWO의 답변에 의하면 ASI6200MC의 보호 유리는 UV/IR 코팅이라고 합니다. 별도로 UV/IR 필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친절히 설명을 해 주네요. 

실제로 정면에서 보면 보호 유리에 코팅이 안된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 기울여 보면 보라색으로 뭔가 코팅된 것이 보입니다. ZWO 답변대로 UV/IR 코팅이 된 것으로 생각하고 사용하면 될 거 같습니다.

이 ASI6200MC 카메라와 망원경을 연결하려면 Canon EOS 렌즈 어댑터나 EFW(필터 휠)를 사용해야 하는데, 마침 신형 EOS 렌즈용 필터 서랍이 나왔더군요. 문제는 이 필터 서랍의 카메라 연결부 쪽의 크기가 M42로 FF센서 대각선 길이보다도 작다는 건데, ZWO 홈페이지에서 여러 사람들이 FF에서 비네팅(Vignetting)이 생기지 않냐고 질문을 했지만 담당자는 퉁명스럽게 비네팅이 안 생긴다, 원래 FF는 비네팅이 생기니까 문제없다는 답변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상식적으로 FF 센서에 M42 크기면 센서 외곽 부분이 다 가려질 텐데 어떻게 문제가 없다고 하는 거지??
FF 센서에 2인치 필터를 사용하면 살짝 비네팅이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이건 다른 문제일 텐데...

고민 끝에 이번에도 ZWO를 믿어 보기로 하고 신형 EOS 렌즈용 필터 서랍을 함께 구매하였습니다.

만듦새는 역대급입니다. 재질도 좋아졌고 무엇보다 이전 제품들과 달리 굉장히 부드럽게 체결됩니다. 약간의 유격과 처짐이 발생하는 것은 아쉽지만 범용으로 사용하려고 ZWO가 아주 작정하고 만든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비네팅 발생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

아무리 봐도 센서 외곽이 심하게 가려지는데... 어째서 문제가 없다고 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지만, 제조사가 그렇다니 일단 믿고 첫 촬영에 사용해봤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실제로 촬영하고 적용한 Flat 이미지입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이런 엄청난 비네팅은 난생처음 봤습니다. 이 정도면 Flat으로도 외곽 보정이 안됩니다. 이건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결과인데 왜 ZWO는 약간의 비네팅은 발생하지만 문제가 없다고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되네요...

결론적으로 촬영 결과물에서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외곽을 다 잘라내고 나니까 APS-C 센서 크기만큼만 남았습니다. ASI2600MC나 ASI6200MC나 사용할 수 있는 화각이 동일하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기가 막힙니다.ㅎㅎㅎ

결국 다른 연결 어댑터를 다시 주문했습니다. 편하게 가려다가 돈만 날렸습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하는데 ZWO는 이 정도 비네팅은 무시하고 사용하나 봅니다. 이제 제조사도 못 믿겠네요. (UV/IR 코팅이라는 얘기도 믿어야 하는 걸까요...)

그래도 ASI6200MC의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말머리 성운 때문에 노출을 많이 주는 바람에 별이 좀 타버리긴 했지만, 감도가 정말 좋고 색감도 아주 좋았습니다.

L채널을 분리해서 보면 아주 어두운 부분도 구분이 잘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밝기 차이가 큰 두 대상을 한 화각에 담아도 세부 묘사가 좋은 것이겠죠. 물론 노이즈도 아주 적었습니다. 전반적으로 ASI6200MC의 성능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컬러 카메라가 이 정도 감도에 이 정도 세부 묘사를 보여준다면 저의 낮은 기준으로는 합격입니다. ㅎㅎ

그리고 이날 처음 사용해 본 Chroma社의 LoGlow 광해 필터도 효과가 얼마나 있겠나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아주 효과가 좋았습니다. 광해가 있는 지역에서 촬영을 하면 배경 얼룩이 발생하는데, 이 LoGlow 필터를 사용해 보니까 다른 건 모르겠고 배경 얼룩은 확실히 잘 억제되는 거 같았습니다.(얼룩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일본 아마존에서 구입한 저렴한 광해 필터는 사용 효과가 미미했는데 확실히 Chroma 필터는 이름값은 하는 거 같습니다.

아직은 첫 촬영이라 어설프기도 하고, 노출도 과하게 줘서 밝은 대상과 별을 태워먹기도 했지만 더 익숙해져서 화려한 겨울철 대상들을 하나씩 담아 볼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