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5 21:43 @ Cheorwon-gun, Gangwon-do, South Korea
GSO 8" RC+0.67x Reducer(f/5.3), ZWO ASI6200MC Pro(APS-C crop), RainbowAstro RST-135E
Askar M54 OAG, ZWO ASI174MM Mini, ASIAIR Pro
36x5min(Total 3.0hrs, gain 100, temp -10℃), 30 bias, no flat, no dark
Pixinsight 1.8.9, Photoshop CC 2022
촬영부터 이미지 처리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M64 검은 눈 은하(Messier 64, The Black Eye Galaxy)입니다.
봄이라 좋은 월령에 맑은 날 만나기가 정말 하늘의 별 따기...
이럴 땐 구름이 좀 있더라도 예보가 조금이라도 맑으면 별지기라면 나가봐야죠.
이날은 어린이날이라 차가 많을 거 같았지만 예상외로 외곽으로 나가는 차량은 오후 늦게는 거의 없었습니다.
해지기 전 너무 일찍 도착한 관측지는 주변 논에서 일하시는 주민 분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늘엔 아직 구름이 가득했지만, 저녁 늦게는 갤 거라는 믿음으로 장비를 설치하고 여유롭게 밤을 맞았습니다.
들리는 건 지저귀는 새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물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뿐...
해가 지고 거짓말처럼 맑아지는 밤하늘... 이날 촬영은 또 얼마나 매끄럽던지...
시상이 좋았는지 가이드도 아주 잘되고 초점도 중간중간 확인해서 문제 없었습니다.
플립 이후에도 아무 문제 없이 촬영도 잘 진행됐고요. 아주 성공적인 촬영이었죠.
안심하고 차에서 쉬다가 이틀 연속 촬영이라 피곤했는지 살짝 잠이 들었는데 뭔가 쎄~한 기분이 들어 나가 봤습니다.
새벽이 되자 엄청난 이슬 폭탄이 내렸더군요... 차는 이미 물을 뒤집어쓴 상황이고...
후다닥 망원경을 확인해 보니 주경은 멀쩡한데 부경은 벌써 뿌옇게 습기가 찼습니다.
부경 열선을 다시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여기서 촬영 종료.
Bias와 Flat을 촬영하고 장비를 철수한 후 다시 돌아왔습니다.
요즘은 촬영이나 이미지 처리는 통 관심이 안 가서... 이대로 며칠을 묵혀 뒀습니다. 별 보러 가는 것만 재밌다는...
며칠 만에 촬영한 이미지를 하나씩 처리하는데 합성이 끝난 M64를 보니까 뭔가 얼룩덜룩하고 이상합니다.
가로줄이 좍좍 가 있는 것이 직감적으로 Bias나 Flat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Bias는 멀쩡하고... 그럼 남은 건 Flat뿐...
습기 때문에 Flat이 얼룩덜룩한 건 봤어도 가로줄이 그어져 있는 건 처음이네요.
왜 저렇게 됐을까 끙끙거리며 원인을 찾아봤습니다만 마음에 걸리는 건 딱 하나였습니다.
Flat 조명을 ASIAIR Pro의 12V 출력 단자에 연결할 때 하필이면 Dew Heater 용으로 전압을 낮춰 놓은 단자에 연결한 거 같았습니다. Pegasus Pocket Power도 여유가 많은데 굳이 ASIAIR Pro에 연결하느라고 이런 사단을...
확실한 건 아니고 순전히 추측뿐이지만 저렇게 Flat 조명이 깜박이는 건 전압이 낮은 경우 말고는 생각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뭐 말이 길었지만, 결론은 그 바람에 가로줄이 좍좍 그어진 M64가 되었고 얼룩을 안 보이게 하느라 너무 어둡게 처리했더니
은하도 덩달아서 같이 어두워져 버리는 바람에 은하 주변도 같이 갉아먹어 버렸습니다.
항상 뭔가 일이 발생해야만 촬영이 끝나는 기분이지만 이것 또한 취미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여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