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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Deep-sky

[2023년 6월 16일] 나 홀로 메시에 마라톤 4 - M2, M22, M25, M26, M29, M39, M56, M71, M92 with 말벌

by 두루별 2023. 6. 18.

M2
M22
M25
M26
M29
M39
M56
M71
M92

2023-06-16, GSO 8" RC+0.67x Reducer(f/5.4), RainbowAstro RST-135E
Askar M54 OAG, ZWO ASI174MM Mini, ASIAIR Pro
ASI6200MC(APS-C crop) 5x180sec(모든 대상 동일) (gain 100, temp -10℃)
Pixinsight 1.8.9, BlurXTerminator, NoiseXTerminator
20.23 MPSAS, 온도 최저 17.1°C, 습도 최대 86.4%RH

최근에 본 가장 역대급 하늘이었던 날. 자정에 SQM-L 수치가 무려 20.23이나 나옴. 철원에서 측정한 수치 중에 제일 좋았다.

낮에 탐조 마치고 읍내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천천히 촬영지에 도착. 장비를 설치하려는데 갑자기 말벌이 떼로 달려들어서는 나를 열라 팸. 깜짝 놀라서 고개를 푹 숙이고 그대로 냅다 달렸는데, 모자로 대부분의 공격을 막았지만 무방비였던 뒷목에 제대로 한 방 쏘임. 눈에서 별이 푱~!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둑해서인지 말벌들이 멀리 쫓아오지는 않아서 그나마 다행. 일단 차에 들어와서 상태를 좀 보니까 뒷목이 벌써 퉁퉁 부어올랐다. 어려서 꿀벌에는 몇 번 쏘여봤지만 말벌은 또 처음. 기가 막혀서 헛웃음이 났다.

병원에 가야 하나... 아니면 좀 있어 보다가 괜찮으면 촬영을 해야 하나...

순간 많은 고민을 했다. 이렇게 좋은 날 만나기가 얼마나 힘든데 그냥 가기는 싫고... 아내에게 전화해서 말벌들이 나를 열라 팼다고 흑흑거리면서 썰을 풀자 조용히 약국부터 가보란다. 아 그러네? 역시 여자말을 들어야 한다. 아직 장비 설치 전이라 그대로 읍내로 달려가서 약국에서 알레르기 약 받아먹고 돌아와서 촬영했다. 약국 아줌마 리액션 최고였음.

다행히 특별한 반응 없이 그냥 따갑고 아프기만 했는데 이만하길 천만다행. 며칠 고생하겠지만 원 없이 별을 봐서 좋았다.

이제 낮은 고도의 대상은 거의 다 촬영했고 다음에 M55 만 촬영하면 고도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고도가 낮은 대상들이 많아서 지형에 걸릴까 봐 구도 잡느라 계속 고생을 좀 했는데 이제는 해방. 이제 세 번 정도면 메시에 마라톤도 완주할 거 같다.

오늘 대상들이 거의 은하수 영역에 있는 대상들이라 주위에 별들이 엄청나게 찍혀있다. 은하수 영역이 아닌 헤르쿨레스 자리에 있는 M92가 갑자기 썰렁해 보일 정도. 대상 당 총 노출 15분의 짧은 노출이지만 이전 대상들과 비교해도 훨씬 선명하고 노이즈가 적다. 역시 최고의 장비는 좋은 하늘이다. 하늘의 상태로 결과가 이렇게 달라지는 게 참... 말벌의 힘인가?... 두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