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23 21:25(KST) @ Guro-dong, Guro-gu, Seoul, Korea
Skywatcher 102 MAK, Pentax XL28mm, Vixen Prota2
Nikon Coolpix4500(1/60sec, f/2.6, ISO-200, WB: Auto)
12장 모자이크, 중앙 크롭, 70% 리사이즈.
바람이 좀 불긴했지만 시상은 보통 정도였다. 수증기가 많아서 뿌옇게 박무가 내려 앉긴했지만 달이 너무 밝아서 파인더도 장착 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시야 주위로 빛이 보일 정도였으니까... ㄷㄷ
오늘도 여지없이 야근중에 흐브적 장비 챙겨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근데 어떤놈이 가로등을 켜놨네 -_-;;
가로등 스위치 찾다 포기한다. 내일 후배시켜서 가로등좀 깨라고 해야할 듯...
경통 냉각하느라 한 20분 정도 안시로 달 좀 보다가 산책로도 걷다가 혼자 달밤에 체조를 했다. 냉각좀 됐으려니 했지만 아직도 좀 많이 아른거리는군. 더 기다리다간 애들 퇴근할테니 일단 촬영을 시작한다.
초점 확인용 사진을 20여장 정도 찍어서 2인치 액정으로 최대 확대해서는 눈이 빠지게 들여다 본다.
흠... 초점은 이정도면 맞은듯 하군. 가장자리를 제외하고는 워낙 밝아서 티도 안날듯 한데 이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그런데... 그 "워낙 밝아서"가 오늘의 바둑이 사건의 시작이 될줄은 이때까지는 전혀 몰랐다...
달이 너무 밝다보니 달의 그림자 부분과 그 외 부분과의 밝기 차이가 너무 심했다. White balance를 자동으로 하고 촬영을 한지라 밝기 차이에 따른 보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지난번에 포토샵의 똑똑한 기능에 감탄한터라 달을 이번엔 12군데로 나눠 찍기로 했다.
30분동안 쪼그리고 앉아서 열심히 찍어댔다. 완성된 후의 달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으흐흐..
월령 10일정도면 Gassendi 분화구가 제일 눈에 띄는데 이 분화구를 고배율로 보면 분화구 안에 지형들이 기가막히다. 사실 Gassendi 분화구를 고배율로 확대 촬영해 보고 싶긴한데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
위 사진의 가운데 있는 커다란 분화구가 Gassendi다. 새끼 분화구를 하나끼고 있는...
분화구 안에 오돌도돌 3개 정도 지형이 튀어나온건 확인이 된다. 하지만 진정한 모습은 이렇게 생겼거든...
Apollo 16호가 찍은 Gassendi 분화구(출처 : http://the-moon.wikispaces.com/Gassendi)
내부가 저렇게까지야 안 보이지만 기류가 안정된날 고배율로 보면 계곡 정도는 확인이 가능하다.
달을 찍으면서 고배율로 꼭 도전해 보고싶은 분화구중 하나인데 시상 좋은날 월령까지 맞아야 하는데... 하나의 목표가되는 대상이다.
22시가 다 되어서야 촬영이 끝났다.
메모리에서 촬영된 사진을 불러온 후 차근차근 선별을 했다. 이 놈은 초점이 나갔구만.. 오호 이놈은 괜찮네... 모자이크에 사용할 초점 잘 맞고 똘똘한 녀석들을 12장 추렸다.
포토샵에 녀석들을 집어넣고 합쳐진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마지막 작업이 진행되고... 두둥!!
합성된 달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근데 완성된 달의 모습은.... 바둑이???
머야.. 왜케 얼룩덜룩해.. 이거 완전 바둑이잖아...
그렇다.. 너무 밝았다 그 분이... 게다가 화이트밸런스는 자동이었다. 그러니 카메라님은 열심히 상황에 맞게 조정을 하느라 욕보신거고... 결과적으로는 모두 색감이 제각각인 바둑이 모자이크가 되고 만것이다 ㅠㅠ
머 방법이 없는건 아니잖아. 회색(Gray)톤으로 변경해서 작업하면 각각의 다른 색감을 일정하게 만들기는 어렵지 않다. 다만 본래의 색을 잃게되는것일 뿐...
근데 말이지.. 누더기 바둑이 달 사진을 보고 있자니 세상에서 하나뿐인 바둑이 사진이란 생각이 들며 묘한 애틋함이 느껴지는....
이번은 바둑이 달로 그냥 가자. 당장 카메라 화이트밸런스 부터 수정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