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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3년 9월 7일] 선정릉 탐조 - 매,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꿩, 쇠솔새

by 두루별 2023. 9. 7.

이틀 전에 방문했을 때 다양한 새를 만났던 선정릉. 특히 큰유리새 암컷을 만난 건 큰 행운이었다. 화려한 수컷을 봤으면 더 좋았겠지만 암컷이라도 볼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다.

요즘 솔새나 솔딱새들이 자주 보이는 게 얘들의 이동시기인 거 같다. 곧 한국을 떠날 텐데 큰유리새 수컷을 보려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에 더해 짹이아빠님이 존버 어떠시냐고 슬쩍 권유를... 그렇다. 존버다. 지금 아니면 언제 만나겠어 존버가 답이다. 단순한 나는 카메라와 물을 챙겨 들고는 다시 선정릉으로 향했다. 만날 때까지 존버다!

정릉 쪽은 돌아 봤으니 오늘은 선릉 쪽을 돌아볼 차례

그런데 날이 너무 맑았다. 차라리 별을 보러 갔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구름 한 점 없는 날씨... 불길했다...
전날과 달리 입구는 너무너무 조용했다. 난리 치던 큰부리까마귀들도 안 보이고 그 많던 어치들도 싹 사라졌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지만 입구부터 너무 조용하다...
한참만에 가시덤불 사이에서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발견.
여기 박새들은 경계심이 굉장히 심했다. 눈도 안 마주침.
뭔가를 쪼아먹고 있던 곤줄박이(참새목 / 박새과, 텃새)
물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가 영역을 좀 넓힌 듯...
직박구리 처럼 물까치도 어린녀석들이 많았다.
뭔가를 먹느라 정신팔린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안 가본 곳까지 선정릉을 완전히 한 바퀴 돌았지만 너무 조용했다. 점심시간에 와서 그런가 직장인들이 새보다 많았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새들이 다 숲속으로 숨은 건가 싶을 정도...

아이고 힘들다... 새도 없는데 존버는 물 건너갔다... 빠른 포기 후 지쳐서 잠깐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건너편 나무에서 작은 움직임 발견! 먼 거리였지만 딱 봐도 솔새 종류였다. 어찌나 빠른지 잠시도 가만있지를 않았다.

오호... 익숙한 궁딩이... 솔새 종류가 틀림없다.
나 같은 초보에게 솔새는 동정 난이도가 지옥이다. 다 그놈이 그놈 같다...
아유... 저렇게 얼굴 조금 보여주면 아예 동정 불가...
아앗! 드디어 얼굴 나온다!!
날아가기 직전에 간신히 한 장. 전에 봤던 쇠솔새(참새목 / 휘파람새과, 나그네새)다.
이제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는 찍기 싫은데 얘는 잘생겨서 한 장.
안 보이던 어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도 한 마리 발견.
물까치는 이 푸른 빛이 참 예쁘다.
안 보이면 서운한 멧비둘기(비둘기목 / 비둘기과, 텃새)도 한 컷.
성종대왕릉. 저 옆길은 끊겨서 다시 돌아 내려와야 했다...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에서 물 마시는 물까치.
곤줄박이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날아가는 등판만 보고 열라 쫓아가서 촬영에 성공.
오색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텃새)야 반갑다!
계속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사라지기 전 마지막 한 장...
우거진 숲에 오니까 큰부리까마귀(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들도 있었다. 더운 모양...
과자 봉지를 서로 뺏으려고 싸우고 있던 까치들...
드디어 한 놈이 낚아채는데 성공!
얘는 딱 봐도 산딸나무 열매 먹다 온 게 틀림없다.
지나가는데 도로로로~ 나무 두드리는 소리 때문에 발견한 오색딱따구리.
이 녀석은 한자리에 머물러 줘서 꽤 오랫동안 관찰할 수 있었다.
주로 바닥에서 열매를 찾고 있던 곤줄박이.
그 바람에 어두워서 얼굴이 죄다 누렇게 나왔다.
지나다 열심히 땅을 파던 청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텃새) 발견!
나를 슬쩍 보더니 하던 일 계속한다.
뭐가 있길래 저렇게 열심인지...
산사나무(장미목 / 장미과)
혹시나 하고 나무 위를 보고 있는데 까마득한 높이에 맹금 한 마리가 있었다.
확대해 보니 매(매목 / 매과, 텃새)다!!

한참 매를 촬영하고 있는데 지나던 외국인들이 다 멈춰서 나를 따라 하늘을 쳐다봄...
궁금해하는 거 같길래 다가가서 촬영한 거 보여주자 '오우!~ 이글~ 굿좝!' 하길래 쌩유! 해줌.

전에 봤던 녀석 같은데...
오늘도 정릉에서 놀고 있는 꿩(닭목 / 꿩과, 텃새)
선정릉에는 수컷만 두 마리를 만났다. 암컷도 있어야 할 텐데...
까치를 쫓아내고 그 자리에 앉아 울고 있던 큰부리까마귀.
푸른부전나비(나비목 / 부전나비과)

더 늦게까지 있고 싶었지만 오후 PT를 미루지 못해서 철수해야 했다. 짧은 존버 실패...
큰유리새는 다시 만나지 못했지만 가장 가까운 탐조 장소니까 오며가며 자주 들르다 보면 언젠가 만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