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오늘도 올림픽공원 산책을 가장한 탐조에 나섰다. 오늘도 오후는 소나기와 비예보.
어제 비가 온 후에 새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고 나니까 비가 올 때 새들이 어떻게 지내나 더 궁금해졌다.
오늘도 게으른 탐조를 하려고 항상 새를 기다리는 곳에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오늘은 새들이 얼굴을 안 보여준다. 하늘은 흐린 걸 넘어서 이제는 어둑어둑하니 곧 비라도 쏟아질 거 같았다. 그때...
새도 별로 지나가지 않았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졌다. 얼른 아내와 나무 밑에 있는 벤치로 피신!
그렇게 시원하게 내리던 비는 몽촌호수에 도착할 즈음 완전히 그쳤다. 몽촌호수에 들러보니 민물가마우지와 왜가리가 있었는데 비를 맞았는지 열심히 깃털을 고르고 있었다.
소나기 때문에 일찍 철수하는 바람에 새는 거의 보지 못했지만, 다음 주에는 짹이아빠님과 갯벌 탐조도 가야 하고 '서울의새' 모임도 참석해야 해서 이럴 때 좀 쉬면서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
그리고 비 올 때 스와로브스키 CL 큐리오 쌍안경을 테스트해 봤는데 일단 방수는 굿! 날이 많이 어두웠는데도 상이 그렇게 어둡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나무 그늘 아래의 대상도 또렷하게 잘 보였다. 열 배는 비싼 카메라와 망원렌즈는 비가 오든 말든 그냥 비 맞히며 돌아다니는데 쌍안경은 잠깐 테스트하고 얼른 넣어뒀다. 쌍안경 너무 이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