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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3년 9월 17일] 올림픽공원 탐조 - 쇠솔새, 박새, 쇠박새

by 두루별 2023. 9. 18.

일요일인 오늘도 올림픽공원 산책을 가장한 탐조에 나섰다. 오늘도 오후는 소나기와 비예보. 
어제 비가 온 후에 새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고 나니까 비가 올 때 새들이 어떻게 지내나 더 궁금해졌다.

노랑어리연(가지목 / 조름나물과)
요즘 노랑어리연이 몽촌호수와 88 호수를 뒤덮고 있다.
색이 너무 예쁜 극동쐐기나방(나비목 / 쐐기나방과) 애벌레
얘는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등검은말벌(벌목 / 말벌과)
흔히 클로버라고 잘못 알고 있는 괭이밥(쥐손이풀목 / 괭이밥과). 얘는 식용 가능하다고...
얘가 진짜 클로버. 우리말로는 토끼풀. 드물게 잎이 4개 달린 녀석이 있어서 네잎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이 된 듯.
황띠배벌(벌목 / 배벌과)
네발나비(나비목 / 네발나비과)
노랑나비(나비목 / 흰나비과)

오늘도 게으른 탐조를 하려고 항상 새를 기다리는 곳에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오늘은 새들이 얼굴을 안 보여준다. 하늘은 흐린 걸 넘어서 이제는 어둑어둑하니 곧 비라도 쏟아질 거 같았다. 그때...

앗!! 쇠솔새(참새목 / 휘파람새과, 나그네새)가 왔다!!
잠시도 가만있지를 않고 가지 사이를 마구 이동한다...
얼굴 보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고개를 쭈욱 빼고 뭔가를 열심히 본다.
그러고는 휘리릭 날아갔다.
산딸나무 열매를 먹으려는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텃새)
큼지막한 네발나비. 본 녀석들 중에 가장 큰 듯.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어두운 색이 특이했던 네발나비(나비목 / 네발나비과)
박새가 나무의 새순을 먹으려나 보다.
잘 안 떨어지는지 한참을 끙끙거렸다.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헤어스타일만 보면 영락없는 진박새.
쇠박새가 어디서 물 묻히고 왔나 보다.

새도 별로 지나가지 않았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졌다. 얼른 아내와 나무 밑에 있는 벤치로 피신!

새들은 부산하게 나무 사이로 날아 들어갔다.
비는 점점 거세지더니 꽤 세차게 내리기 시작.
진정한 사진가의 예. 비가 와도 열심히 촬영을 하셨다.

그렇게 시원하게 내리던 비는 몽촌호수에 도착할 즈음 완전히 그쳤다. 몽촌호수에 들러보니 민물가마우지와 왜가리가 있었는데 비를 맞았는지 열심히 깃털을 고르고 있었다.

몽촌호수의 민물가마우지(사다새목 / 가마우지과, 텃새)
열심히 깃털을 고르며 말리고 있었다.
왜가리(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텃새)도 젖은 깃털을 고르고 있었는데
이런 모습이 비온 후 새들의 모습인가 보다.
그러다 갑자기 정색하고 물을 들여다보고 있는 왜가리...

소나기 때문에 일찍 철수하는 바람에 새는 거의 보지 못했지만, 다음 주에는 짹이아빠님과 갯벌 탐조도 가야 하고 '서울의새' 모임도 참석해야 해서 이럴 때 좀 쉬면서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

그리고 비 올 때 스와로브스키 CL 큐리오 쌍안경을 테스트해 봤는데 일단 방수는 굿! 날이 많이 어두웠는데도 상이 그렇게 어둡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나무 그늘 아래의 대상도 또렷하게 잘 보였다. 열 배는 비싼 카메라와 망원렌즈는 비가 오든 말든 그냥 비 맞히며 돌아다니는데 쌍안경은 잠깐 테스트하고 얼른 넣어뒀다. 쌍안경 너무 이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