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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3년 9월 19일] 소래습지생태공원 -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중부리도요, 청다리도요, 붉은발도요, 뒷부리도요, 민물도요

by 두루별 2023. 9. 19.

지난 고잔 갯벌 탐조는 새가 너무 없어서 괭이갈매기하고 개꿩만 보다 돌아왔었다. 바닷물도 너무 멀리까지 빠지니까 검은머리물떼새 등도 있긴 했지만 필드스코프로도 흔적만 보일 정도로 멀었음. 아산만에 갔을 때처럼 도요새가 새카맣게 날아다니는 장면을 상상했었는데 폭망...

그래서 이번엔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한끝에 나름 탐조지로 유명한 소래습지생태공원을 가보기로 했다. 습지도 있고 갯벌도 있고. 그럼 도요물떼새가 없으면 다른 새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기대를 안고 짹이아빠님과 함께 이른 아침에 출발~

생태공원입구가 무슨 공사장 가는 입구처럼 생겨서 살짝 긴장했지만 다행히 무사히 도착. 남들 출근하는 방향과 반대로 이동하니까 금방이다. 밀물은 새벽 5시경이어서 이미 물은 많이 빠진 상태라 갯벌은 나중에 둘러보기로 하고 생태공원먼저 돌아보기로 했다.

엄청난 크기의 소래습지생태공원

주차장을 나와 정문 앞에 있는 안내도를 보니까 입이 떡 벌어졌다. 생각보다 너무 컸는데 짹이아빠님은 삼각대까지 들고 계셔서 다 돌아보기는 힘들 거 같았다. 일단 제1탐조대까지 가보는 걸 목표로 출발!

큰부리까마귀(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물빠진 갯벌엔 괭이갈매기(도요목 / 갈매기과, 텃새)들만 모여서 쉬고 있었다. 불길함...
다행히 중부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나그네새)가 있었다.
중대백로(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그래도 가장 많은 건 괭이갈매기...
오오! 귀한 알락꼬리마도요(도요목 / 도요과, 나그네새)(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엄청난 수의 농게(십각목 / 달랑게과)

다행히 갯벌이 넓긴 해도 물길을 따라 새와 게들이 있어서 관찰하기는 고잔 갯벌보다 수월했다. 입구의 갯벌은 이 정도로 하고 공원 안쪽의 둘레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애타게 부르는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친구인지 새끼인지 날아와서 둘이 날아감.
오목눈이(참새목 / 오목눈이과, 텃새)
오목눈이들이 떼로 나무들 사이를 이동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오목눈이를 한 번에 보는 건 처음인 듯.
언제봐도 귀여운 녀석들...
염전저수지엔 민물가마우지(사다새목 / 가마우지과, 텃새)들이 사냥을 하고 있었다.
푸핫~! 잠수!

그렇게 이동하던 중 짹이아빠님이 나뭇가지에 꼬리깃털이 걸려 날아가지 못하는 오목눈이를 발견하셨다. 짹이아빠님이 나무에 올라가서 꼬리깃털을 빼주려는데 몸부림을 치더니 꼬리깃털을 몽땅 뽑아 버리고 날아가버렸다... 뜨어... 많이 놀란 듯...

꽁지가 다 빠져버린 오목눈이
아이고 아프것다... 그래도 살았으니 다행.
오목눈이 꽁지깃이 바람에 휘날린다...
해당화(장미목 / 장미과)
무당거미(거미목 / 왕거미과)
떼로 날아다니던 붉은머리오목눈이(참새목 / 붉은머리오목눈이과, 텃새)
갈대밭이 잘 조성돼 있어서 그런지 얘들도 떼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드디더 제1 조류 관찰데크 도착! 힘들었다...
힘든 거에 비해 안쪽엔 쇠백로와 민물가마우지뿐...
쇠백로(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제 2 조류 관찰대 쪽엔 민물가마우지 3마리.

힘이 쪽 빠졌다. 힘들게 왔는데 새들이 너무 없었다. 오리 종류라도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없었다.
1시간 만에 벌써 방전... 나오는 길에 전시관 2층의 카페에서 당 보충을 좀 하고 잠시 쉬었다가 갯벌로 향했다.

중대백로(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대부도에도 똑 같은게 있던 거 같은데...
갯벌은 엄청 넓었지만 새들은 물이 빠지고 드러난 샛강처럼 바닷물이 흐르는 곳에 주로 있었다.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날려고 준비중인 청다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나그네새)
청다리도요의 꼬리깃은 새하얀 게 너무 예뻤다.
뒷부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나그네새)
청다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나그네새)
왕건이를 잡은 왜가리(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텃새)
중대백로(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주차장에서 접근할 수 있는 탐조대가 갯벌 쪽으로 있어서 꽤 가까이서 새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탐조대의 나무 난간이 너무 높아서 필드스코프를 사용하기가 애매하다는 점...

알락꼬리마도요(도요목 / 도요과, 나그네새)(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새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썰물에도 이렇게 새들이 가까이 있는 곳은 찾기가 쉽지 않을 거 같았다. 그런 면에서 소래습지생태공원보다는 주차장 쪽에서 갯벌을 보는 탐조 장소로는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다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나그네새)
뒷부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나그네새)
민물가마우지(사다새목 / 가마우지과, 텃새)
붉은발도요(도요목 / 도요과, 나그네새)
흰뺨검둥오리와 붉은발도요의 크기 비교.
민물도요(도요목 / 도요과, 나그네새)
거리가 멀었지만 특징과 형체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다리에 가락지를 착용하고 있는 저어새(사다새목 / 저어새과, 여름철새)
새끼인지 작은 녀석과 함께 장난치며 다니고 있었다.
앗! 물길을 따라 휘휘저으며 저어새가 등장했다!
저렇게 해서 사냥이 된다는 게 신기하다...
눈이 빨갛고 부리엔 물결무늬가 가득하다.
갑자기 고개 털기...
이렇게 가까이서 저어새를 본 건 처음이었다.
다른 새들과 너무도 다른 외모...
부리의 모습이 정말 독특했다.
짹이아빠님이 망둥어가 있다고 빨리 와보라고 하신다. 후다다닥!
너무 귀여운 말뚝망둥어(농어목 / 망둥어과). 생각보다 작았다. 미꾸라지 정도 크기...
청다리도요를 실컷 볼 수 있었다.
열심히 돌아 다니던 녀석이 갑자기 멈추더니...
10분간 저 자세로 멈춰있던 왜가리.
괭이갈매기가 게를 잡아서는 열심히 먹고 있었다.

새들을 정신없이 보고 있다 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하루 종일도 있을 수 있을 거 같았다. 아쉽지만 이제는 가야 한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뱁새의 둥지로 추정되는 작은 둥지 발견.
작지만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었다.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텃새)
자주개자리(콩목 / 콩과)

많은 종을 볼 수는 없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었다. 오늘 짹이아빠님과 각각 2종 종추!
도요지옥을 보고 싶었는데 물때가 안 맞아서인지 장소 문제인지 확인을 좀 해봐야 할 거 같다. 도요새들이 떠나기 전에 다른 갯벌에서 또 탐조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