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고잔 갯벌 탐조는 새가 너무 없어서 괭이갈매기하고 개꿩만 보다 돌아왔었다. 바닷물도 너무 멀리까지 빠지니까 검은머리물떼새 등도 있긴 했지만 필드스코프로도 흔적만 보일 정도로 멀었음. 아산만에 갔을 때처럼 도요새가 새카맣게 날아다니는 장면을 상상했었는데 폭망...
그래서 이번엔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한끝에 나름 탐조지로 유명한 소래습지생태공원을 가보기로 했다. 습지도 있고 갯벌도 있고. 그럼 도요물떼새가 없으면 다른 새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기대를 안고 짹이아빠님과 함께 이른 아침에 출발~
생태공원입구가 무슨 공사장 가는 입구처럼 생겨서 살짝 긴장했지만 다행히 무사히 도착. 남들 출근하는 방향과 반대로 이동하니까 금방이다. 밀물은 새벽 5시경이어서 이미 물은 많이 빠진 상태라 갯벌은 나중에 둘러보기로 하고 생태공원먼저 돌아보기로 했다.
주차장을 나와 정문 앞에 있는 안내도를 보니까 입이 떡 벌어졌다. 생각보다 너무 컸는데 짹이아빠님은 삼각대까지 들고 계셔서 다 돌아보기는 힘들 거 같았다. 일단 제1탐조대까지 가보는 걸 목표로 출발!
다행히 갯벌이 넓긴 해도 물길을 따라 새와 게들이 있어서 관찰하기는 고잔 갯벌보다 수월했다. 입구의 갯벌은 이 정도로 하고 공원 안쪽의 둘레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동하던 중 짹이아빠님이 나뭇가지에 꼬리깃털이 걸려 날아가지 못하는 오목눈이를 발견하셨다. 짹이아빠님이 나무에 올라가서 꼬리깃털을 빼주려는데 몸부림을 치더니 꼬리깃털을 몽땅 뽑아 버리고 날아가버렸다... 뜨어... 많이 놀란 듯...
힘이 쪽 빠졌다. 힘들게 왔는데 새들이 너무 없었다. 오리 종류라도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없었다.
1시간 만에 벌써 방전... 나오는 길에 전시관 2층의 카페에서 당 보충을 좀 하고 잠시 쉬었다가 갯벌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접근할 수 있는 탐조대가 갯벌 쪽으로 있어서 꽤 가까이서 새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탐조대의 나무 난간이 너무 높아서 필드스코프를 사용하기가 애매하다는 점...
새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썰물에도 이렇게 새들이 가까이 있는 곳은 찾기가 쉽지 않을 거 같았다. 그런 면에서 소래습지생태공원보다는 주차장 쪽에서 갯벌을 보는 탐조 장소로는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들을 정신없이 보고 있다 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하루 종일도 있을 수 있을 거 같았다. 아쉽지만 이제는 가야 한다.
많은 종을 볼 수는 없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었다. 오늘 짹이아빠님과 각각 2종 종추!
도요지옥을 보고 싶었는데 물때가 안 맞아서인지 장소 문제인지 확인을 좀 해봐야 할 거 같다. 도요새들이 떠나기 전에 다른 갯벌에서 또 탐조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