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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3년 9월 27일] 올림픽공원 탐조로 소니 A1과 캐논 R5의 조류 촬영 비교해 보기 - 동박새, 쇠솔새, 때까치 등

by 두루별 2023. 9. 28.

오전에 짹이아빠님께 문자가 왔다. 오전에 길동생태공원 들렀다 오후에 올림픽공원에 가신다고. 당연히 콜!
하루에 두 탕 뛰는 용자를 만나러 그렇게 오후에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날이 많이 흐렸지만 축제로 북적이던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
오늘은 오랜만에 소니 A1과 SEL100400GM을 가져왔다.
크기가 작은 소니 A1이 캐논 R5 보다 그립감은 떨어진다. 무게도 살짝 더 무겁고...

오랜만에 소니 A1과 SEL100400GM 렌즈를 가져왔는데 한동안 캐논만 사용해서 그런가 영 불편하다. 자주 사용해 주지 않을 거면 차라리 방출하고 니콘을 한 번 사용해 볼까 싶다. 요즘 니콘의 밝은 500mm PF 단렌즈가 자꾸 아른거림... 

오늘은 새에 대한 설명보다 소니 A1을 사용하면서 캐논 EOS R5와의 차이점과 느낌을 적어 볼까 한다. 리뷰는 아님...
두 바디의 성능 차이는 가격 차이만큼 나기 때문에 성능에 대한 비교는 의미가 없고 조류 촬영에 사용하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느낌을 적어 보려는 것. 객관성 1도 없기 때문에 혹시 참고하실 분이 있다면 잘 걸러서 참고하시길...

촬영은 매뉴얼 모드에서 Auto ISO와 Auto WhiteBalance로 촬영했고 조리개는 고정, 셔터 속도만 변경하며 촬영했다.
(소니 A1과 캐논 R5는 모두 최신 펌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몽촌호의 붉은귀거북(거북목 / 늪거북과)
붉은귀거북 두 마리가 몸을 말리고 있었다.
거미줄에 달려있는 물방울들...
왜가리(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텃새)
소니 A1은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을 촬영할 때 진가가 나온다. 날아가는 새 촬영이 정말 너무 쉽다.
캐논 R5는 항상 살짝 핀이 나간 거 같은 느낌인데 소니는 칼로 찌른듯 날카롭게 촬영된다.
왜가리가 바로 옆에 내려앉아서 모른 척하고 지나쳤다.
갈대사이의 왜가리가 아주 선명하게 촬영됐지만 캐논 R5보다 촬영하기 불편했다.

초점 영역은 캐논 소니 모두 스팟을 사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위 사진의 왜가리를 캐논 R5는 단축키 버튼 하나로 Eye AF로 전환하면 즉시 조류로 인식해서 눈에 초점을 맞추고 자동 추적이 시작됐겠지만, 소니는 과정이 복잡하고 정작 조류 인식도 실패했다. 조류 인식은 확실히 캐논이 더 잘한다. 

소니 A1은 Eye AF 모드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모든 초점 모드에서 자동으로 동작하지만 인식률이 떨어지는 건지 동작하지 않거나 늦게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Eye AF를 개선했다는 1.32 최신 펌웨어인데도...

왜가리를 촬영하고 있는데 짹이아빠님이 도착하셨다. 함께 잔뜩 흐린 날의 올림픽공원 탐조를 시작했다.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텃새)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SEL100400GM 렌즈는 배경 흐림이 조밀하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나는 별로다.
캐논 RF100-500mm 렌즈의 배경 흐림을 나는 더 선호한다.
쇠솔새(참새목 / 휘파람새과, 나그네새)
나뭇잎 사이에 있는 작은 새는 소니 A1도 초점을 자동으로 맞추지 못한다. 캐논 R5와 AF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소니 SEL100400GM 렌즈의 최대 단점. 회절이 생기는 대상엔 푸른 색수차가 심하게 나타난다.
큰부리까마귀(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그래도 날아다니는 대상 촬영엔 소니 A1이 최고다.
뷰파인더에 대상을 넣기만 하면 즉시 초점이 맞춰진다. 캐논 R5는 워블링도 심하고 초점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파랑새가 좋아하던 조명탑에 까치와 큰부리까마귀가 함께 있었다.
되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여름철새)
날이 어두워서 나무 그늘 안에 있는 되지빠귀가 너무 어둡게 촬영됐다.
조도가 낮은 상황에서 암부의 묘사는 A1이 캐논보다 좋은 거 같다.
곤줄박이(참새목 / 박새과, 텃새)
하지만 A1은 곤줄박이를 조류로 인식하지 못했다. 확실히 조류 인식은 캐논에 한참 못 미친다.

조류 인식 AI는 캐논이 편하고 좋다. 소니 A1의 조류 인식은 제멋대로. 안될 때가 더 많은 거 같다. (최신 A7R5도 그랬다.)

동고비(참새목 / 동고비과, 텃새)
저조도 상황에서 AF는 소니 A1이 캐논 R5보다 훨씬 잘 동작한다.
캐논 R5는 저조도에서 AF가 거의 무용지물...
오목눈이(참새목 / 오목눈이과, 텃새)
소니 A1은 이번에도 오목눈이를 조류로 인식하지 못했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작은 새에 스팟 영역을 계속 일치시키는 건 굉장히 피곤한 일이다.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푸른 색수차 때문에 소니 SEL100400GM 렌즈로는 하늘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게 부담스럽다.
아주 어두운 그늘에 있는 대상도 소니 A1은 잘 살려준다.
하지만 이런 대상을 자동 추적하며 촬영하는 데는 캐논 R5가 훨씬 편하다.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저조도 묘사는 확실히 소니 A1이 좋다.
88호수 가는 길에서 만난 냥이.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 일단 피했다... ㄷㄷㄷ
쇠물닭(두루미목 / 뜸부기과, 여름철새)
조금 먼 거리라 400mm로는 한계다. 이럴 땐 500mm가 아쉽다.
거리를 보니 500mm로도 어림없었겠다.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텃새)
잠자리를 사냥한 솔딱새(참새목 / 솔딱새과, 나그네새)
소니 A1으로 솔딱새에 초점을 맞추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앉아 있는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캐논 R5는 조류로 인식이 돼서 쉽게 초점을 맞출 수 있었을 거다. 소니의 AF는 아주 제한적인 부분에서만 뛰어나다.
대상 주변에도 푸른 색수차가 보인다. 아쉬운 부분...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중대백로(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수동으로 초점을 맞춰야 했던 때까치(참새목 / 때까치과, 텃새)
오랜만에 만난 머리털 다 있는 직박구리
어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나뭇잎 사이에 있는 어치도 AF 실패. 스팟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 아예 수동으로 초점을 맞춰야 했다.

캐논 R5는 스팟 영역에 잘 반응해서 초점을 잡아 준다. 위 어치의 경우 몸통에 스팟을 위치시키면 충분히 초점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소니 A1은 전혀 초점을 잡지 못했다.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철새. 이런 대상을 소니 A1은 아무렇지 않게 촬영함.
오늘 어치를 많이 본다.
몸통이 많이 노출되고 거리가 가까웠던 이번 어치는 스팟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
롯데타워가 구름에 가렸다. 날이 많이 흐리다.
작은검은꼬리박각시(나비목 / 박각시과)
캐논 R5로 촬영할때 굉장히 고생한 대상인데 소니 A1은 너무 쉽게 촬영할 수 있었다.
동체 추적은 소니 A1을 이길 수 없다. 너무 막강함.
옆에서 니콘 Z9을 사용하시는 분도 애를 먹던데 소니 A1은 아주 쉽게 해냄. 캐논으로 고생한 게 허무할 정도...
멧비둘기(비둘기목 / 비둘기과, 텃새)
동고비(참새목 / 동고비과, 텃새)
귀여운 동고비. 비오기 직전이라 많이 어둡다.
거의 초저녁 수준이었지만 소니 A1은 저조도에서도 초점을 잘 잡아 줬다. 캐논 R5는 저조도에서 버벅임.
이런 장면을 촬영할 때 소니 A1은 새에 초점이 맞지 않아 살짝 고생을 했다.
캐논 R5였으면 바로 새로 인식하고 눈 추적을 시작했을 텐데...
복잡한 환경에서의 AF는 소니 A1이나 캐논 R5나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맛있게 씨앗을 먹고 있다.
또 만난 어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역광이 아니면 색수차가 나타나지 않았다.
어치가 또 왔다. 오늘 어치 풍년이다.
나뭇가지 사이에 있지만 몸통에 초점을 맞춰서 해결.
Eye AF가 동작하지 않아도 이정도 대상이면 무난히 촬영할 수 있다.
이렇게 복잡한 환경에서는 의외로 소니 A1이 캐논 R5보다 초점 맞추기가 어려웠다.(익숙하지 않은 탓인 듯)
오늘 어치만 10마리는 본 듯...
물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5시도 안됐는데 이미 한밤중...

어르신께서는 한국동박새를 기다린다고 하셨는데 이제 동박새가 활동할 시간인데도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그렇게 포기하려는데 조그만 새 하나가 포로록 날아 들어왔다. 언뜻 보고는 곤줄박이라고 생각했지만 짹이아빠님이 곤줄박이가 아니고 동박새라고!! OMG!!

동박새(참새목 / 동박새과, 남부 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텃새)
정말 간신히 촬영에 성공. 수동 초점 조절로 힘들게 촬영을 했다.
소니 A1은 수동 초점 조절시 피킹이 표시 돼서 나름 편리하게 수동 초점을 할 수 있다.
캐논 R5는 수동 모드로 변경해야만 피킹이 표시된다. AF 모드에서는 초점 노브를 돌려도 피킹은 표시되지 않는다.
소니 A1이 자랑하는 AF는 이런 환경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오히려 캐논 R5가 조류 인식이 되면 더 편하게 촬영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가지 뒤에 있는 대상은 두 카메라 모두 힘든 대상. 수동 초점으로 간신히 촬영.

그렇게 잠깐 얼굴을 보여줬던 동박새는 금방 날아가 버렸다. 초점으로 유명한 소니 A1을 사용하면서 초점을 맞추지 못해서 덜덜 떨었던 순간... 캐논 R5를 주로 사용하다 보니 손에 익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지만 나뭇가지 사이나 뒤에 있는 대상에는 지금까지 사용했던 어떤 카메라도 자동으로 새를 인식하고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되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여름철새)

짹이아빠님은 동박새의 전신을 촬영하셔서 여유로운 반면 나는 일부만 촬영돼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동박새 하나가 또 날아 들어왔다.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전신이 다 나오게 촬영을 해야 한다. 

드디어 촬영한 동박새의 전신샷!
이 장면을 촬영하면서도 조류 인식이 되지 않아 초점이 맞지 않을까 봐 벌벌 떨어야 했다.

제주도에서는 떼로 날아다니던 동박새지만 서울에서는 아주 귀한 새. 어렵게 만난 동박새를 놓치지 않고 촬영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오늘 캐논 R5를 가지고 왔었다면 더 쉽게 촬영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소니 A1과 캐논 R5 모두 좋은 카메라다. 플래그십과 고급기를 단순 비교하는 건 의미 없기 때문에 조류 촬영에 두 기종이 어떤 느낌인지에 초점을 맞춰 느낌을 적어 봤다. 결론은 없다. 손에 익은 카메라가 제일 좋은 카메라니까...

그래도 빠르게 움직이는 매나 물수리의 사냥 장면을 촬영하고 싶다면 그냥 소니 A1이다. 고민할 필요도 없다. 날아가는 대상이나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은 소니 A1이 최고다. 하지만 숲에서 작은 새들을 주로 촬영한다면... 조금 고민이 필요한데 편리성만 놓고 보면 캐논 R5가 조금 더 좋다. 무엇보다 조류인식 AI가 소니보다 좋고 커스텀 버튼의 활용이 소니와 비교해서 캐논이 훨씬 편리하기 때문. 

그럼 두 기종 중에 조류 촬영용으로 어떤 기종이 더 좋을까? 나라면 캐논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