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오후에 새로운 식물이 있나 둘러보러 올림픽공원을 다녀왔다. 분명 어제 지난 곳인데도 새로운 녀석이 보이는 걸 보면 내가 못 찾은 것이거나 아니면 그새 자란 거... (진짜 자라는 속도가 장난 아님...)
어슬렁어슬렁 거리며 땅만 보고 돌아다니는데 박새 녀석 하나가 부산을 떨고 있었다.
고양이 사료 먹다가 고양이한테 된통 당할까 걱정. 한 번 맛 들이면 다른 거 못 먹을 텐데...
그렇게 몽촌호수를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면서 물가의 풀과 벌레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호수 중간에 섬처럼 띄워 놓은 갈대섬에 오리들과 섞여 있는 이곳과 안 어울리는 녀석이 보였다.
장다리물떼새를 보고 있는데 스와로 쌍안경을 멘 외국인 할아버지가 와서는 기웃거린다. 순간 스티븐 아저씨인 줄...
손가락으로 장다리물떼새를 가리키며 '롱 레그 유노우?' 하며 되도 않는 영어를 던졌는데 내가 가리키는 쪽을 쌍안경으로 쓰윽 보시더니 오오! 하며 감탄하시고는 '감사합니다.' 하심... 왠지 한국말도 잘하실 거 같아 빠르게 도주했다.
한참을 까치랑 놀았는데, 한 개 이상의 먹이를 주면 이곳저곳에다가 숨기기 바빴다. 그런데 보통 먹이를 발견하면 무리에게 먹이가 있다고 알리는 녀석들인데 얘는 10개를 줘도 숨기기 바쁘지 동료를 부를 생각을 안 했다.
날은 벌써 초여름 날씨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풀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새들도 번식 준비가 끝나가는 거 같다. 이제 몇 주 지나면 머리털도 듬성듬성한 직박구리들이 시끄럽게 울어 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