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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4월 24일] 첫 매크로 촬영

by 두루별 2024. 4. 29.

라오와 90mm 렌즈를 들고 올림픽공원으로 매크로 촬영을 다녀왔다. 접사는 망원렌즈로만 해 봤던 터라 촬영 자세며 화각이나 구도 설정 등등 모든 게 새로워서 쉽지 않았는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려면 의례 겪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촬영 습관이나 촬영 설정 등도 모두 바꿔야 했는데 제일 힘든 건 쪼그려 앉아서 촬영해야 하는 거... 망원렌즈를 이용한 접사는 서서 촬영할 수 있었는데 접사 렌즈를 사용하려면 대상에 바짝 다가가야 하니까 자세가 영 불편하다.

거기다 수동 초점 조절은 걱정대로 쉽지 않았는데 아직 감도 없고 초점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고... 하여간 난관의 연속이었지만 망원렌즈로 촬영한 접사와 비교도 안될 정도의 화질과 입체감을 얻을 수 있어서 아주 신기했다.

첫 접사 대상은 소나무(소나무목 / 소나무과)의 꽃
라오와의 렌즈는 색감이 따뜻하다.
단풍나무(무환자나무목 / 단풍나무과)의 열매
서양민들레(국화목 / 국화과)
칠엽수(무환자나무목 / 칠엽수과)
질감 표현도 아주 뛰어난 라오와의 90mm 매크로렌즈
쥐꼬리이끼(선강 / 쥐꼬리이끼과) (하얀 뭉치들은 은행나무의 꽃.)

아직 몇 대상 촬영해 보지 않았지만 라오와 90mm 매크로렌즈의 뛰어난 화질과 따뜻한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고정되어 있는 대상은 그래도 초점 조절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캐논 RF 렌즈의 경우 수동 모드에서 초점 가이드가 표시되지만 써드파티 렌즈는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화면 확대 기능을 이용해서 초점을 조절해야 했다. 

매크로 렌즈라 심도가 아주 얕다.
매크로렌즈개 생기면 제일 찍어 보고 싶었던 샷 중 하나.
처음에 좀 헤맸지만 잉어의 움직임에 맞춰 어느 정도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
90mm 화각은 처음인데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단렌즈다 보니 화질이 아주 끝내줌.
첫 조류인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등장
당연한 얘기지만 90mm로 찍는 조류사진은 특별할 게 없었다.
주목(주목목 / 주목과)
뽀리뱅이(국화목 / 국화과)

비가 올 듯 어둑어둑한 날씨였지만 F2.8의 밝은 렌즈라 어둡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그렇게 몽촌호를 한 바퀴 돌고 물레방앗간에 들렀는데 재밌는 걸 발견했다. 

내가 신기해하자 경비 아저씨가 설명을 해주셨는데, 누군가 캣맘이 설치해 놓은 고양이집 4개를 몽촌호에 던져 버렸다고 한다. (용자가 나타났다) 그걸 찾아보겠다고 캣맘이 물로 들어가려는 걸 간신히 말렸다고... 그러고는 중성화 사업을 위해 설치한 것처럼 저렇게 안내문도 갔다 붙여놨다는데 불법으로 공원에 고양이집 설치하는 걸로도 부족해서 이젠 구라까지 치는구나... 그냥 자기들이 데려다 기르면 모든 문제가 해결인데 그건 또 절대 안 한다. 자기들도 사정이 있는 거겠지만 자신이 거둘 수 없다고 공원 곳곳에 멋대로 불법 설치물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건 문제가 있다.

야생 고양이도 중요하지만 다른 야생 동물도 중요하다. 배고프지 않아도 재미로 사냥을 하는 고양이의 습성 때문에 작은 야생 동물들에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데 그걸 사람이 부추기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걸 좀 알았으면 좋겠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백번 이해가 되지만 방식이 잘 못 됐다. 

죽단화(장미목 / 장미과)
참나리(백합목 / 백합과)
냉이의 씨방
회양목 (대극목 / 회양목과)
나무의 이끼는 동정하기가 너무 어렵다...
돌단풍(장미목 / 범의귀과)
이 나무는 무늬가 특이해서 바로 알아볼 수 있다.
분홍꽃이 아주 예쁜 모과나무(장미목 / 장미과)다.
작은맛솔방울버섯(주름버섯목 / 뽕나무버섯과)
이런 느낌을 볼 수 있다는 게 접사의 매력
검정볼기쉬파리(파리목 / 쉬파리과)
중국단풍(무환자나무목 / 단풍나무과)
옥잠화(백합목 / 백합과)
담뱃잎이끼(선강 / 참꼬마이끼과)
예쁘게 울고 있던 밀화부리. 90mm로는 어림도 없다.
90mm로 찍어 보는 참새
흐린 날의 야생화학습장
스피아민트
애플민트
톱풀(국화목 / 국화과)
톱풀의 잎 확대
양지꽃(장미목 / 장미과)
매발톱(미나리아재비목 / 미나리아재미과)
흰 매발톱도 있었구나...
산사나무(장미목 / 장미과)
하얀 잎은 가화(假花)라고 불리는 가짜 꽃이고 중앙의 초록색이 진짜 꽃이라고 한다.
필랑 말락 아직도 안 피고 있는 쪽동백나무(감나무목 / 때죽나무과)
노랑선씀바귀(국화목 / 국화과)
엇! 노랑선씀바귀에 파리 닮은 녀석이 내려 앉았다!!
꼬마꽃등에(파리목 /꽃등에과)였다. 눈 뒤의 하얀 털이 보이다니!!
귀여운 은방울꽃(백합목 / 백합과)
노루오줌(장미목 / 범의귀과)
호제비꽃(제비꽃목 / 제비꽃과)
무늬가 특이해서 특별한 녀석인 줄 알았는데 걍 무당벌레(땅정벌레목 / 무당벌레과)란다.
캬~! 이 맛에 접사 촬영을 하는 거 같다.
라오와 90mm 접사 렌즈는 색감이 참 좋다.
애기똥풀(양귀비목 / 양귀비과)
개고사리(고사리목 / 개고사리과)

여기까지 라오와 90mm 매크로렌즈로 찍어 본 사진이다. 이제 RF 100-500mm 렌즈로 바꿔서 조류 촬영을 해 볼 생각.

RF 500mm로 촬영한 노랑어리연(가지목 / 조름나물과)
쇠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선씀바귀(국화목 / 국화과)
500mm로 촬영한 접사. 확실히 입체감이 떨어진다.
노랑선씀바귀를 봐도 입체감이 떨어짐...
바위취(장미목 / 범의귀과)
홀씨가 다 날아간 민들레
500mm로도 이정도는 찍을 수 있었구나...
어라... 애기똥풀은 느낌 괜찮음...
대륙검은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되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애벌레가 여기저기 지천이라 신난 오목눈이(참새목 / 오목눈이과)
이 녀석은 왕건이를 잡았음.
붉은머리오목눈이(참새목 / 붉은머리오목눈이)
대륙이들이 아직도 노래 부르느라 여념이 없다.
집에 가려는데 숲속 가득 흰눈썹황금새 노랫소리가 들렸다.
나뭇가지에 앉아서 열심히 노래하고 있는 흰눈썹황금새(참새목 / 솔딱새과) 수컷.
색의 대비가 언제 봐도 정말 예쁘다.
그에 비하면 암컷은 정말 수수함.
수컷이 노래하거나 말거나 무덤덤한 암컷.
머리가 간지러운 모양...
아까 촬영했던 곳의 풀이 싹 날아감...
특이한 모습의 반하(천남성목 / 천남성과)
집에 가려는데 몽촌호에서 물총새 소리가 요란해서 들러 보니 명당에 물총새가 똭!
여기는 얕은 물에 물고기가 지천이다. 포인트 제대로 잡음.
물총새(파랑새목 / 물총새과)
물로 다이빙!!
다이빙하면 한 마리씩 건져옴.
다이빙 후 물 털기...
옆에서 보거나 말거나 명당에서 사냥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몽촌호 물가에는 치어가 바글바글했다.

첫 매크로 촬영 끝. 수동 초점은 쉽지 않았지만 은근 재밌었다. 그래도 움직이는 대상은 쉽지 않았는데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된다. 처음 사용해 본 라오와 90mm 매크로렌즈는 단렌즈답게 화질이 엄청났는데, 망원렌즈로 비슷한 화각으로 촬영을 할 수 있었지만 화질과 입체감은 비교가 안 됐다. 매크로렌즈 승!

확대율을 높이면 아직 초점 조절이 쉽지 않은 게 문제지만 몇 번 더 연습해 보면서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