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와 90mm 렌즈를 들고 올림픽공원으로 매크로 촬영을 다녀왔다. 접사는 망원렌즈로만 해 봤던 터라 촬영 자세며 화각이나 구도 설정 등등 모든 게 새로워서 쉽지 않았는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려면 의례 겪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촬영 습관이나 촬영 설정 등도 모두 바꿔야 했는데 제일 힘든 건 쪼그려 앉아서 촬영해야 하는 거... 망원렌즈를 이용한 접사는 서서 촬영할 수 있었는데 접사 렌즈를 사용하려면 대상에 바짝 다가가야 하니까 자세가 영 불편하다.
거기다 수동 초점 조절은 걱정대로 쉽지 않았는데 아직 감도 없고 초점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고... 하여간 난관의 연속이었지만 망원렌즈로 촬영한 접사와 비교도 안될 정도의 화질과 입체감을 얻을 수 있어서 아주 신기했다.
아직 몇 대상 촬영해 보지 않았지만 라오와 90mm 매크로렌즈의 뛰어난 화질과 따뜻한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고정되어 있는 대상은 그래도 초점 조절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캐논 RF 렌즈의 경우 수동 모드에서 초점 가이드가 표시되지만 써드파티 렌즈는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화면 확대 기능을 이용해서 초점을 조절해야 했다.
비가 올 듯 어둑어둑한 날씨였지만 F2.8의 밝은 렌즈라 어둡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그렇게 몽촌호를 한 바퀴 돌고 물레방앗간에 들렀는데 재밌는 걸 발견했다.
내가 신기해하자 경비 아저씨가 설명을 해주셨는데, 누군가 캣맘이 설치해 놓은 고양이집 4개를 몽촌호에 던져 버렸다고 한다. (용자가 나타났다) 그걸 찾아보겠다고 캣맘이 물로 들어가려는 걸 간신히 말렸다고... 그러고는 중성화 사업을 위해 설치한 것처럼 저렇게 안내문도 갔다 붙여놨다는데 불법으로 공원에 고양이집 설치하는 걸로도 부족해서 이젠 구라까지 치는구나... 그냥 자기들이 데려다 기르면 모든 문제가 해결인데 그건 또 절대 안 한다. 자기들도 사정이 있는 거겠지만 자신이 거둘 수 없다고 공원 곳곳에 멋대로 불법 설치물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건 문제가 있다.
야생 고양이도 중요하지만 다른 야생 동물도 중요하다. 배고프지 않아도 재미로 사냥을 하는 고양이의 습성 때문에 작은 야생 동물들에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데 그걸 사람이 부추기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걸 좀 알았으면 좋겠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백번 이해가 되지만 방식이 잘 못 됐다.
여기까지 라오와 90mm 매크로렌즈로 찍어 본 사진이다. 이제 RF 100-500mm 렌즈로 바꿔서 조류 촬영을 해 볼 생각.
첫 매크로 촬영 끝. 수동 초점은 쉽지 않았지만 은근 재밌었다. 그래도 움직이는 대상은 쉽지 않았는데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된다. 처음 사용해 본 라오와 90mm 매크로렌즈는 단렌즈답게 화질이 엄청났는데, 망원렌즈로 비슷한 화각으로 촬영을 할 수 있었지만 화질과 입체감은 비교가 안 됐다. 매크로렌즈 승!
확대율을 높이면 아직 초점 조절이 쉽지 않은 게 문제지만 몇 번 더 연습해 보면서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