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이 제로다. 일요일인 어제는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그냥 쉬었는데도 몸이 영 아니다. 그냥 집에 있을까 고민만 하다가 점심시간이 다 되어 짐을 챙겨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지난주는 학생들로 시끌시끌하더니 갑자기 평온이 찾아온 공원. 일단 편의점에 들러 커피부터 한 잔 했다. 점장님에게 애들이 없으니까 너무 조용하다고 했더니 조용해서 너무 좋다고 하신다. 지난주에 보니 정말 고생하셨을 거 같음...
시작은 일단 EOS R5 + RF100mm F2.8 매크로렌즈로...
여기부터는 EOS R5 + RF100-500mm 렌즈 조합이다.
오디는 요즘 새들 사이에선 핫 아이템이다. 참새도 이 오디 먹느라 정신이 없는데, 요즘 새들이 오디를 얼마나 먹었는지 새똥이 전부 보라색이다. 플레인요거트에 블루베리 넣으면 나는 색이랑 똑같음.
파리는 정말 동정이 어렵다. 쉬파리, 집파리, 검정파리가 대표적인데 제대로 확인하려면 포획해서 겨드랑이까지 들춰봐야 한다고 함. 다 똥파린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요즘 숲은 맑은 날에도 어두 컴컴한데 오늘처럼 흐린 날에는 초저녁처럼 어둡다. 이런 날 F7.1로 개어두운 RF100-500mm 렌즈를 사용하는 건 정말 속 터지는데, 어두워서 콘트라스트가 떨어지니까 초점도 버벅거리고 어두워서 셔터 속도도 느리게 가져가야 하니까 흘러 버리기 일쑤. 역시 새 사진은 소니의 300mm F2.8 렌즈로 촬영하는 게 최고다...
원래는 매크로 촬영을 할 생각이었는데 풀을 죄다 베어 버려서 곤충이고 꽃이고 남은 게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탐조로 중간에 바꾸긴 했는데 요즘은 날이 어두우면 숲에서 촬영하기가 쉽지 않다. 안 그래도 초점에 문제가 많은 캐논인데 어두운 숲에서 어두운 RF100-500mm 렌즈를 사용하면 셔터를 누를 때마다 기도를 해야 한다. 제발 맞아라... 제발 맞아라...
조류 사진은 소니로... 극한 상황과 매크로는 캐논으로... 점점 장비 설정이 이렇게 되어 가는 듯... 니콘도 써보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