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같이 일어나서 수원으로 「붉은부리찌르레기」를 보러 다녀왔다.
원래는 지난주에 올 계획이었는데 함께 오기로 했던 지인이 일이 생겨서 일정이 취소됨.
그러다 이소가 시작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서둘러 아내와 다녀오게 됐다.
육추 현장에 도착하니까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많은 분들이 와 계셨는데, 주차장 바로 옆이라 장비를 챙겨서 모여 계신 곳에 가서 인사를 좀 드리고는 육추 중인 나무를 살펴봤다.
아주 귀한 나그네새. 아주 드물게 국내에서 번식을 한다는데 내륙에서 귀한 새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붉은부리찌르레기는 암수가 모습이 다른 이형성(異形性) 조류라 쉽게 암수 구분을 할 수 있었다.
며칠 전 이소한 새끼가 주차장 북쪽의 나무에서 발견된 걸 보면 어미가 먹이를 물고 이소한 새끼들에게 간 거라고 추측해 볼 수 있었다. 최소 3마리 이상 이소한 거 같다고...
다들 이소하는 장면을 촬영하려고 기다리시는 거 같았는데, 나는 붉은부리찌르레기를 본 것만으로도 목표 달성!
도착 후 10분 만에 촬영 끝. 집에 가려는데 근처 나무에서 검은등뻐꾸기 소리가 크게 들렸다.
차에 있던 아내도 소리를 알아들을 정도. 새덕후 채널의 쿠키 영상 소리 때문에 아내도 검은등뻐꾸기 소리는 안다.
하지만 나무 높이 있어서 소리는 명료한데 얼굴은 보이질 않았다.
그때 부스럭거리면서 검은등뻐꾸기가 날아가는 게 보였다!! 촬영은 못했지만 눈으로 본 것만으로도 대만족!
전에는 소리만 들었고, 오늘은 눈으로 실제 모습도 봤으니까 다음엔 촬영도 할 수 있을 거 같다. 왠지 뿌듯...
30분 운전해서 10분 보고 돌아가는 이상한 탐조. 더 있어봐야 새들에게 방해만 될 뿐이다. 얼굴 봤으니 만족하고 차 막히기 전에 빠르게 돌아와서 쿨쿨 잤다. 끝.
촬영 장비 : 소니 A1 + FE 300mm F2.8 GM + 2x 텔레컨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