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3대 연꽃성지라는 이천의 성호호수연꽃단지에 다녀왔다. 연꽃을 배경으로 개개비를 촬영하자고 지인이 살살 꼬시는 바람에 굳이 개개비를 촬영하러 이천까지... 개개비는 올림픽공원에도 있는데...
서울식물원에서 개개비가 육추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일단 이천을 가보기로 했다. 개개비 촬영하는데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어서 오후에 도착한 성호호수연꽃단지는 한창 정비 중이었는데 연꽃이 만발할 때 무슨 축제를 한다는 거 같았다. 그 바람에 주차장도 공사 중이라 논길 옆 공터에 차를 대고 지인과 합류했다.
연잎 사이에서 개개비 울음소리가 들리긴 했는데 그렇게 많은 거 같지 않았다. 개개비 말고 다른 새도 없어서 개개비가 연꽃을 밟고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 그 순간을 놓치면 끝이다... ㄷㄷㄷ
활짝 핀 연도 있었지만 아직 대부분의 연은 꽃망울만 있는 상황. 다 피면 장관이긴 하겠음...
어린 참새가 코앞에 와서는 두리번거렸다. 어려서 아직 세상물정을 모름.
한 30분은 기다린 듯. 개개비는 소리만 들릴뿐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슬슬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 개개비는 춘천 가면 수십 마리는 보는데 굳이 연꽃과 함께 촬영하겠다고 여길 오다니... 그때 좀 떨어진 곳에 개개비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노래하던 개개비도 조용해지고 바람만 휘몰아치던 연꽃밭... 민감한 녀석들인데 호수도 정비 중이라 연잎 밑에서만 노래를 했다. 그래서 소리가 울려 들림. 그렇게 뙤약볕에서 얼마나 기다렸을까... 다른 녀석 하나가 다시 암술대를 밟고 올라왔다.
한 시간 반 달려와서 두 시간 동안 개개비 두 마리 봤다. 가성비 제로다. 더 기다릴 것도 없었다. 마지막 개개비를 끝으로 서울로 돌아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