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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8월 29일] 소래습지생태공원 - 개개비사촌 등

by 두루별 2024. 9. 12.

작년에 한 번 방문하고 거의 일 년 만에 다시 방문한 '소래습지생태공원'.
막히는 도심을 운전하기 싫어서 인천 쪽은 외면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집 근처에서 버스 한 번이면 입구에 딱 내려준다는 사실을 발견! 바로 짐 싸서 '소래습지생태공원'을 다녀왔다.

저어새와 염전 그림이 눈에 띄는 공원 입구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는데 그늘 하나 없는 염전 터에 모자도 안 쓰고 오다니... 용자가 따로 없다... 
사실 이때만 해도 '별일 있겠어? 늘 모자 안 쓰고도 잘만 다녔는데.' 요런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거...

물이 빠진 갯벌엔 특별한 새가 없었는데 마지막에 둘러 보는 걸로...

해당화(장미목 / 장미과)
찔레나무(장미목 / 장미과)

꽤 넓은 부지에 조성된 공원이지만 산책로만 따라 걸으면 평지라 걷기도 쉽고 돌아보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오늘도 역시 별생각 없이 왔으니까 외곽 따라 한 바퀴 돌면서 생태연못들 좀 들여다볼 생각.

염전을 막 지나는데 귀여운 녀석이 휘릭 날아온다.

어깨에 하얀 콩나물 대가리...
깝작도요(도요목 / 도요과)다!

경계가 심해서 이렇게 가까이 잘 안 오는데 아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우스개로 하는 얘기지만 '깝작도요'와 '노랑발도요'를 구분하는 제일 쉬운 방법은 사람 근처로 알아서 날아오는 녀석이 '노랑발도요'라고... 데햇...

염전 저수지에 있던 중대백로(황새목 / 백로과)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황로(황새목 / 백로과)들
농게(십각목 / 달랑게과)
갈게(십각목 / 참게과)

새는 안 보이고 메뚜기가 지천이었다. 너무 많아서 일일이 보기도 귀찮...

두꺼비메뚜기(메뚜기목 / 메뚜기과)

갈대 사이의 탐방로는 사람이 안 다닌 지 한참 된 모양이었다. 길이 풀에 가려져서 내가 길을 만들면서 돌아다녔다.
생태호수 근처로 가니까 여기저기서 개개비사촌 울음소리 천지였는데 이리저리 마구 날아다녔다.

시끄럽게 울어대며 날아다니던 개개비사촌(참새목 / 개개비사촌과)
여러 마리가 이쪽저쪽으로 마구 날아 다녔다.
민물가마우지(사다새목 / 가마우지과)도 날아다님.
순간 콩중인줄 알았던 청분홍메뚜기(메뚜기목 / 메뚜기과)
풀숲을 뛰어다니는 녀석들은 거의 다 이 녀석이었다.
천정이 없어서 밖에서도 안에서도 서로를 잘 볼 수 있는 이상한 탐조대.

비싼 세금 들여서 만들어 놓은 탐조대는 유명무실...
탐조대가 왜 필요한지 이유를 모를 리 없을 텐데 아무런 고민 없이 그냥 구멍만 뚫어 놓으면 탐조대라고 생각하는 현실...
특별한 새는 없었지만 탐조대는 정말 교본이라고 생각될 만큼 잘 만들었던 일본 '도쿄항야조공원'이 생각남...

습지에는 새한마리 없었다. 아니 한 마리 있었...
기둥에 앉아 있던 민물가마우지
습지에서도 갈대 위를 소리 지르며 날아다니는 개개비사촌을 볼 수 있었다.
날개깃이 많이 상한 괭이갈매기(도요목 / 갈매기과)

습지를 빠져나와 풍차 있는 곳으로 향했는데 진짜 개개비사촌들 많이 왔나 보다... 시끄러울 정도로 울어 댔다.

왜 있는지 모를 풍차
풍차 주변을 돌아 염전으로 가려는데...
개개비사촌 하나가 갈대 두 개를 잡고 서 있었다.
요상한 자세로 울어대는 개개비사촌
염전을 지나 전시관이 있는 카페로 가는 중...

아내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 모자를 안 썼더니 그늘도 없는 곳이라 얼굴이 벌겋게 익어 버림... 
자판기도 없어서 가져온 물을 다 마셔 버렸더니 수분을 보충할 방법도 없어서 정신이 혼미해져 갈 즈음 전시관 카페 도착.

카페 다솜. 레몬에이드 맛집이었다.

친절한 미녀 사장님들이 반갑게 맞아 주셨는데 내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심. 얼굴이 다 익었다고...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레몬에이드는 처음 먹어 봤다. 순식간에 드링킹 해버림.

사장님들이 어찌나 친절하신지 음료수 안 마셔도 되니까 언제든 와서 시원하게 물 마시고 가라고 하심. 미녀 사장님들 덕에 빈 생수통에 시원한 냉수도 가득 얻어서 다시 갯벌로 향했다.

냉수도 가득 담아 주심. 너무 감사!

수분 보충 후 입구의 다리를 건너 주차장 쪽에 있는 전망대로 향했는데 전망대가 모두 폐쇄되었더라는...

전망대 세 곳 모두 폐쇄
데크 중간이 뜯겨져 나갔다.

이곳 전망대가 정말 꿀인데... 바로 앞에서 새들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폐쇄라니...
언제까지 보수를 하겠다는 얘기도 없이 그냥 폐쇄. 소래습지생태공원의 마지막 코스 같은 곳인데 망했다.

아쉬운 대로 그나마 가까이 있는 녀석들을 살펴봤다.

중부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갯지렁이를 잡은 개꿩(도요목 / 물떼새과)
청다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그나마 제일 가까이 와준 청다리도요. 고맙다...ㅠㅠ
저~멀리 저어새(황새목 / 저어새과)
쇠백로(황새목 / 백로과)

습지 주변에선 다양한 종을 볼 수는 없었다. 물때도 맞지 않았지만 새가 없기도 했다.
앞으로 도요물떼새는 그냥 화성이나 서산에서 보는 걸로... 끝.

총 26종 관찰(식물 9종, 곤충 3종, 거미 1종, 새 11종, 기타 2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