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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5년 2월 25일] 강원도 고성 선상탐조 - 귀뿔논병아리, 검둥오리사촌 등

by 두루별 2025. 3. 5.

이번 겨울 마지막 선상탐조를 다녀옴.
작년 초겨울부터 기회가 되는 대로 선상탐조를 다녀왔는데, 보고 싶던 검둥오리도 보고 알락쇠오리도 봤으니까 개인적으론 나름 의미 있는 탐조였지만 유독 <흰부리아비>하고는 인연이 없었다.

다른 팀들은 다들 보셨더만 왜 나만... 뭔가 저주에 걸린 거 같음...

그래서 오늘도 목표는 흰부리아비. (스포: 못 만났...) 그래도 다양한 바다새들을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흰꼬리수리(White-tailed Eagle)

전국적으로 흐린 날이었는데, 유독 고성은 더 흐려 보였다. 마음도 흐림...

머리위로 날아가는 흰꼬리수리가 시커멓게 보일 정도로 흐린 하늘...
도로 위에서 참새들 과일 뺏어 먹고 있던 녀석
검은이마직박구리(Light-vented Bulbul)
바다비오리(Red-breasted Merganser)

대진항으로 가는 도중 거진해변에 동동 떠 있던 뿔논병아리 무리를 보고 잠시 귀뿔논병아리를 찾아보기로 했다.

뿔논병아리(Great Crested Grebe)

대부분이 머리를 묻고 자고 있어서 귀뿔논병아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무리 뒤쪽에서 머리가 동그란 녀석 발견!

귀뿔논병아리(Horned Grebe)

무리에서 귀뿔논병아리 3마리를 찾을 수 있었는데 더 있었을 수도...

근데... 귀뿔논병아리를 보려고 해수욕장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데 모래가 무너지면서 벌러덩 넘어짐. 렌즈가 모래를 뒤집어쓰는 바람에 열심히 불어 냈는데... 이게 저주의 시작이었나 보다...

괭이갈매기(Black-tailed Gull)

항구에 도착해서 나 먼저 낚싯배에 올랐는데, 오늘따라 배가 항구에서 좀 떨어져 있었다. 그 바람에 어린 친구와 여성 참가자분들이 넘어오기 힘든 상황이 발생. 평소 같았으면 선장님을 불렀을 텐데 오늘은 뭐에 씌었는지 내가 고정 밧줄을 잡고 배를 당겨줬다. 근데 이게 요령이 없다 보니 힘 조절에 실패하면서 로프 잡고 또 벌러덩... 이번엔 쿵~ 하고 넘어짐...

이러다 머리라도 다치면 끝이구나 싶었다. 밧줄을 당기다 순간의 실수로 나락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움...

쇠가마우지(Pelagic Cormorant)
큰재갈매기(Slaty-backed Gull)

정말 저주 때문일까... 바다에 새가 없다...
한참을 돌아다녔지만 새라곤 갈매기와 쇠가마우지뿐...

한참만에 바다를 뛰어가는 녀석 발견
흰눈썹바다오리(Spectacled Guillemot)
날개도 털어주고
헤엄도 쳐줌

우중충한 날씨에 바람은 어찌나 불던지 파도도 슬슬 높아지는데 새는 없고... 망했구나 싶을 무렵 다행히 '흰눈썹바다오리'를 만났다. 이 녀석이라도 만나서 다행이다...

큰회색머리아비(Black-throated Loon)
검둥오리(Black Scoter)

최근엔 빠지지 않고 얼굴을 보여주는 검둥오리. 한때는 얘도 나와는 인연이 없었는데... 

정오가 다가오자 구름이 좀 걷히는 거 같았다.
사진만 보면 해가 지는 줄...
검둥오리들...

하도 새가 없으니까 괴롭힘을 당하는 검둥오리들... 못 찍은 사람들이 있었는지 검둥오리를 추격했다...

그래... 멀리 멀리 날아가라...
멀리 날아가는 걸 보면서 검둥오리와는 작별

오늘 함께 선상탐조에 참가한 분들은 새만 보이면 모두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맨 뒤에 있던 나는 정면은 포기해야 했다. 새가 너무 없어서 어쩌다 나타난 새가 반가운 건 이해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가 좀 아쉬웠던...

회색머리아비(Pacific Loon)
재갈매기(Vega Gull)
얘도...
얘도...
얘도 큰회색머리아비(Black-throated Loon)
오호 흰수염바다오리 발견!
흰수염바다오리(Rhinoceros Auklet)

바다에만 나가면 보이던 흰수염바다오리를 간신히 만났다. 오늘 못 보는 줄...

큰회색머리아비(Black-throated Loon)
큰회색머리아비는 그래도 심심찮게 보였음...
흰수염바다오리(Rhinoceros Auklet)
흰갈매기(Glaucous Gull)
큰재갈매기(Slaty-backed Gull)
큰재갈매기 2회 겨울깃
큰논병아리(Red-necked Grebe)
바다비오리(Red-breasted Merganser) 수컷

이번 선상탐조에서 그나마 가장 기억에 남는 녀석이 등장.

검둥오리사촌(Stejneger's Scoter)
검둥오리사촌 수컷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
암수 나란히...

가까이에서 검둥오리사촌을 만나다니... 이 정도면 꽤 훌륭한 선상탐조였다고 생각함...

또 만난 검둥오리(Black Scoter)
수리갈매기 닮은 녀석이 바위 위에...
흰줄박이오리(Harlequin Duck)
수리갈매긴가 싶어 잠깐 설랬던 큰재갈매기(Slaty-backed Gull)
시작과 마찬가지로 끝도 쇠가마우지로...
선상탐조 끝. 항구로 돌아 가는 중...

항구에 들어와서 배를 정박하고 있는데 뒤편에 귀뿔논병아리가 똭!!

귀뿔논병아리(Horned Grebe)

아쉽지만 이 정도 거리에서 만난 것도 행운이다. 멀리 바다에 떠 있는 것만 봤으니까...

항구에 있던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
흰뺨오리(Common Goldeneye) 수컷
흰뺨오리는 암컷이 완전 귀여움
재갈매기(Vega Gull) 2회 겨울깃
괭이갈매기(Black-tailed Gull) 유조
얘는 괭이갈매기 성조
청둥오리(Mallard)
홍머리오리(Eurasian Wigeon)
흑기러기(Brant)

청간정에서 흑기러기를 끝으로 탐조도 끝. 

이렇게 올해 겨울 마지막 선상탐조가 끝났다. 이번에도 흰부리아비는 보지 못했다. 나랑은 정말 인연이 아닌가 보다. 귀뿔논병아리랑 검둥오리사촌 수컷을 가까이에서 본 걸로 만족해야지...

이제 당분간 고성에 올일 없겠네... 갈매기 시즌도 끝나는 거 같아 살짝 서운함. 끝.